또다시 학과 개편, 학생들의 불만은
또다시 학과 개편, 학생들의 불만은
  • 김채빈 기자
  • 승인 2022.10.18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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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또 학과 개편이 이루어진다고?”

 

_ 지난 2018년, 교육부에서 전국 32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우리대학이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2021학년도부터 학과 통폐합이 진행됐다. 국제대학은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으로, 공과대학과 해양과학기술대학은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세부 학부와 학과들이 통폐합됐다.

 

_ 2019년 발행된 본지의 『학과개편, 바른길로 가고 있는가』에 따르면, 우리대학은 2주기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선정에 탈락해 교육부 방침에 따라 입학정원을 10% 내외로 감축했으며, 인원 감축과 더불어 학부제, 학과제 등 학사 개편이 이루어졌다. 그 중 핵심인 학과 통폐합의 목적은 ▲재학생충원율, 취업률 등 정략적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학과를 다른 학과와 통합해 3주기 평가에서 좋은 결과 획득 ▲ 인원 감축으로 작아지는 학부의 덩치를 전공제로 변화해 과의 명맥유지 ▲ 학과 운영경비를 줄여 재정 절감이다.

 

당시 대학역량진단평가 설명회 모습
당시 대학역량진단평가 설명회 모습

 

내년부터 다시 돌아간다던데?”

_ 지난 31일, 입학본부에서 발표한 [2023학년도 신입생 정시 모집 요강]에 따르면, 또다시 학과 개편이 이루어진다. 이에 학과개편이 이루어지는 학과 소속 학생들을 중심으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해양인문사회대학 소속 2학년 A씨는 “학과 개편이 이루어진 21학번 학생의 입장에서 23학번부터 또다시 학과 이름이 바뀐다던데, 졸업 후 취업시장에서 학과 이미지가 어떨지 걱정된다”며 학과 개편 소식에 대해 우려했다. 국제대학 소속 3학년 B씨는 “복학한 후에 학부에 많은 학과들이 소속되어 혼란스러웠다”며 “23학번 신입생들 역시 학과 이름이 다르다니 더욱 복잡해질 것 같고, 학과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데 학과 개편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_ 학과 개편에 대해 교무과 이진이 교무팀장은 “이전 학과로 돌아가는 학과에서 자료를 받고 절차를 거쳐서 교육부에서 승인을 받았다”며 “23학년도 모집 단위와 학과명은 확정되어 학칙 사항에도 반영이 된 상태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다시 학과 개편이 이루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학과에서 사유서를 제출하여 기획위원회라든지 평의원회까지 심의 절차를 거쳐 학부, 학과 명칭 변경이 결정됐다”며 “학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학과에서 학생의 졸업이라든지, 현재 학문 분야 트렌드에 따라 학부과를 발전시키기 위해 변경했다”고 전했다. 또한 학과 개편으로 인한 학생들의 걱정에 대해 “학과 개편을 신청할 때, 해당 학부과 소속 재학생들에게 동의를 얻도록 진행했다”며 “심의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평의원회에 학생 위원들이 참석했기에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다 같이 결정한 사항이다”고 답했다.

_ 본교 학칙 중 2022년 6월 28일 제정된 부칙 제957호에 따르면, 교육조직 개편으로 변경되기 전의 학부(과)와 전공은 2025학년도(2026년도 2월 말)까지 존속되며, 2022학년도 이전 입학한 재적생은 2025학년도까지 기존 학부(과) 재적생으로 보며, 2023년도 이후 복학, 재입학 시 기존 학부(과)의 동일 학년으로 우선 배정하고, 기존 학부(과)가 존속되지 않을 경우 변경되는 학부(과), 전공으로 배정된다. 다만, 2022학년도 이전 입학한 재적생이 2025학년도까지 학적 변동 없이 졸업하지 못할 경우, 변경되는 학부(과) 전공으로 배정된다. 특정 학부(과), 전공의 정확한 상황은 명시된 부칙 세부 문항을 확인하거나, 해당 학부(과)에 문의하여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우리대학이 학부·학과·전공 개편을 결정했다.
최근 우리대학이 학부·학과·전공 개편을 결정했다.

 

“학과 개편으로 수강 신청 너무 힘들어요”

_ 현재 학과 개편으로 인해 수강 신청이 불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해양인문사회대학 해양경영경제학부 소속 2학년 C씨는 “전공에 관심이 많아, 3학년 전공을 수강했는데 현재 3학년이 국제대학 국제무역경제학부로 되어 있어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고 일반선택으로 되었다”며 “대학 학문에도 학년 구분이 있는 거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해양과학기술대학 해양환경학과 소속 4학년 D씨는 “복학 후에 2학년 전공선택을 수강하였는데, 2학년이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해양과학융합학부로 되어 있어 일반선택으로 인정됐다”며 “조교님께 문의하여 고쳤지만,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_ 또한 해양인문사회대학 2학년 E씨는 “전공을 듣고 싶어 3학년 전공을 수강했는데 조교가 굉장히 화를 냈다”며 “학사과에 물어보니 교육과정에 맞게 수강하면 변경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는데 매우 기분이 나쁘다”고 문제 삼았다. 본지의 제보에 따르면, 각 학과 조교에 따라 타 학년 전공 수강 인정 여부에 대해 상이한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사과 백현정 씨는 “교육 과정상에서 본인의 교육 과정에 해당하는 경우는 성적이 확정되고 난 후나 졸업할 때 변경된다”고 답했다. 이어 조교에 따라 다른 답변을 얻는 경우에 대해서는 “같은 이름이라 할지라도 타과 과목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교 선생님들한테 수강 지도를 먼저 받고 나서 수강 신청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본지 제보를 바탕으로 각색한 대화
본지 제보를 바탕으로 각색한 대화

 

_ 수강 신청 날짜에 대해 공과대학 소속 4학년 F씨는 “저학년 전공의 경우, 수강 신청 셋째 날에 진행해야 해서 인기 교양은 아예 듣지도 못한다”고 현 수강신청 체제를 비판했다. 현재 우리대학은 ▲ 소속 학부(과) 개설과목 학년 및 전공별 ▲ 소속 학부(과) 개설과목 전체 ▲ 타 학부(과) 개설과목 차례대로 3일 동안 수강 신청을 진행한다. 이에 학사과는 “학과가 개편된 상황이라 수강 신청 날짜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답했다.

 

피할 수 없는 학과 개편

_ 지난해부터 대입 정원이 입학자원보다 많아지는 ‘대입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대학 입학 정원은 43만 2,000여 명으로 입학정원 대비 약 4만 명이 부족했다. 지난 1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대학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0년 51만 명에서 2024년 43만 명, 2040년에는 현재의 절반인 28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_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학과 개편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제대는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학 위기 타개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부터 학과 개편 논의를 시작해왔으며, 계명대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정원 조정을 결정했다. 수도권 대학 역시 예외 없이 학과 구조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덕여대가 최근 학사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외대는 외국어계열 유사학과(부) 구조조정에 나서며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한국외대 총학생회. UNN제공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한국외대 총학생회. UNN제공

 

_ 해사대학 4학년 G씨는 “현재 학령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기에 우리대학도 학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고, 학과 개편으로 재학생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본부가 주의 깊게 살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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