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minSea와 개인 송출 톺아보기
VitaminSea와 개인 송출 톺아보기
  • 한재신 기자
  • 승인 2022.11.16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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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유튜브 채널 Vitaminsea(비타민씨) 제공=Vitaminsea(비타민씨)]
[사진1. ▲유튜브 채널 Vitaminsea(비타민씨) <제공=Vitaminsea(비타민씨)>]

 

_지난 15일, 승선생활관 식당에서 개인 송출(이하 송출)을 주제로 영국 Seapeak LNG 일등항해사 이동현(Vitaminsea) 씨, NAKILAT 이등항해사 김재현 씨와 함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_개인 송출이란 해기사가 국내 선원인력관리회사(매닝)을 끼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해외 선사에 취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_세미나는 ▲개인 송출을 나가는 방법 ▲해외 선사의 근무 환경 ▲해외 선사의 진급 방식 등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_이에 본지에서는 해당 세미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해외 선사의 근무 환경

 

_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으며, 자신이 맡은 일만 잘한다면 서로 간섭하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대체로 오버타임(초과 근무)도 없는 편이다. 하지만 진급 심사를 앞두고 상급 사관의 업무를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면, 누구도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서 배워야 한다는 한국 선사와의 차이는 있다.

_현재 ▲시니어 사관(선기장 및 일등항기사)(이하 시니어) 대상으로는 3개월 승선에 3개월 유급 휴가 ▲주니어 사관(이항기사 및 삼항기사)(이하 주니어) 대상으로는 4개월 승선에 3개월 유급 휴가가 부여되고 있다.

_한국 선사들 같은 경우 계약상의 승선 기간은 6개월이지만,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약이 갱신되어 7~8개월 정도 승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 선사의 경우 장기 승선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잘 되어있다. 계약 기간보다 오래 승선하게 되면 ▲1개월 초과 시 월급의 35% 가산 ▲2개월 초과 시 월급의 75%가 가산된다.

_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배의 선장과 육상 직원이 선원을 스케줄에 맞춰 집에 보내는 것을 자신들의 의무로 생각한다. 그리고 스케줄을 잘 맞추지 못할 시 자신의 책임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원하지 않는 장기 승선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_이외에도 ‘마이쉽제도(한 배에 두 명의 일항기사가 배정되는 제도)’를 통해 교대 후에도 계속 같은 배를 탈 수 있다. 짧은 승선 기간으로 인해 배에 적응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한 일항기사 둘이 서로 마음만 맞으면 경조사 일정에 맞춰 승선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선사의 진급 방식

 

_주니어 사관 내에서의 진급은 추천서를 받아서 진급하는 방식으로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해외 선사는 주니어 사관과 시니어 사관이 ▲급여 ▲책임 ▲업무 강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니어 사관에서 시니어 사관으로 진급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다.

 

_일등항해사가 되기 위해서는, 선기장에서 3번 연속으로 추천서를 받은 후 일등항해사 감독 하에 하역작업실시, 발라스팅실시 등 그 직급에 해당되는 여러 실습과제를 완료해야한다.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한 후 한 시간 반 정도 면접을 봐서 통과하면 진급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다. 이후 해당 직급에 자리가 나면 진급하게 된다.

 

개인송출을 위한 준비

 

_현재 대다수의 선사는 승선 경력을 일 년 이상 요구한다. 최소한의 승선 경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_현재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 ▲벌크선으로 송출을 나간 사례는 없거나 매우 적다. 현재 Seapeak LNG와 NAKILAT을 비롯한 해외 LNG 선사들은 타선종에서 이직한 해기사들을 위한 Cross-Training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향후에도 운영할지는 미지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탱커선 또는 가스선 승선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_송출을 가려면 실무 능력뿐만 아니라 영어가 중요하다. 그러나 영어에 대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송출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한 후 삼등항해서 첫 배부터 하루에 3~4시간씩 4년 동안 영어공부를 했지만, 송출 나가서 처음 일 년 동안 승선했을 때 영어가 더 많이 늘었다.

_송출을 나가는 시점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었다. 그 시점은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다. 일항기사로 이직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주니어로 이직해서 적응하지 못하면 시니어때도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니어 때 미리 이직해서 일을 배운 후 시니어로 진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진급에 대한 두려움 또는 진급 기간 때문에 일항기사로 이직하려 한다면, 궁극적 목표인 선기장진급은 더 어렵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남학생의 경우 승선근무예비역 복무 후 이항기사로, 여학생의 경우 경력 조건 충족 후 삼항기사로 송출 나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_우리나라 LNG 선사들 같은 경우 학점과 토익이 높은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해외 선사의 경우 토익이나 학점 등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경력 및 인터뷰로 해기사를 선발한다. 사내 교육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대한 모든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여기에 더해, 한국 해기사들이 확실히 일을 잘한다. 한국 선사에서 보이는 열정의 절반만큼만 해도 여기서는 상위권이다. 그렇기에 완벽함에 너무 집착하기보단, 망설이지 않고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_해외 선사는 우리나라 취업박람회처럼 한 번에 많이 뽑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뽑는 시스템이다. 적어도 하선 1-2개월 전부터 Linkedin에 올라오는 구인 공고를 볼 필요가 있다.

_현재 MOU를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을 seapeak LNG의 cadet(실항기사)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자고 회사에 제안한 상황이다. 현재 승선근무예비역 TO가 걸림돌인 상황이지만, 군필자나 여학생 등 군 문제와 무관한 실습생을 선발하는 방향으로 고려 중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해외 선사

 

_▲성별 인종 출신 등과 상관없이 능력만 좋으면 된다. 능력이 좋은 사람이 인정받고 빨리 진급한다. 한국 선사들은 때 되면 진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 선사는 그렇지 않다. 40~50세에도 주니어 사관인 선원들도 주위에 다수 존재한다. 반대로 나이가 어린 선기장도 존재한다. 최근엔 ▲31세 영국 선장 ▲33세 크로아티아 선장도 나왔다.

_일례로, 나이지리아 삼등기관사가 승선했는데 능력이 너무 떨어져서 다음 항차 때 바로 하선시킨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능력이 매우 중요한 곳이 해외 선사이다.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전하는 말

 

_한국 선사에 불만이 많아서 개인 송출을 나갔고, 한국해양대 학생도 한국 선사에 불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현재의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1, 2학년부터 바뀌어야 한다. 현재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을 3 ,4학년이 되어서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내가 고생했으니까 너도 해”라는 식의 사고방식이 사라져야 한다. 불합리함을 대물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먼저 모범을 보이고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_타인과 경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은 나의 경쟁 대상이 아니다. 경쟁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길게 보면 성공하게 된다.

_해기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특히 한국 해기사의 직무 수행 능력은 확실히 우수하다. 우리의 가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뱃놈’이라고 깎아내리는 문화가 있는데, 지양할 필요가 있다.

_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니더라도, 조금 돌아갈 수 있더라도,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_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목표를 위해선 때로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눠야할 때도 있다. 1920년 캐나다의 벤팅박사에 의해 개발된 인슐린주사기의 특허권이 천문학적인 금액에 팔리지 않고 단돈 50센트에 토론토 대학에 기증되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_지금 내가 가진 정보들과 직접 부딪쳐 뚫은 길들이 내 자산이기에 이를 통해 금전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한국해기사들의 장기 승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Abort point를 지날것이라는 생각에, 내가 가진 정보를 모두 공개했다. 이는 현재 유튜브를 운영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진행하는 이유다. 언제든지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으니 개인 송출과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연락 주시길 바란다.

 

이동현 일등항해사

유투브 채널: Vitaminsea(비타민씨)

인스타그램: @vitaminsea.youtube

김재현 이등항해사

인스타그램: @versatile_jae_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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