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생활관 식수 조사, 실효성은 어디에
승선생활관 식수 조사, 실효성은 어디에
  • 김채빈 기자
  • 승인 2022.11.21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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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식수 조사, 도대체 왜 하는 건가요?”

 

_ 지난 9월 20일, 승선생활관에 거주하는 관생들 중 일부가 식사 준비량이 부족해 조식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승선생활관은 상대적으로 학생들의 수요가 적은 ▲평일 조식 ▲금요일 석식 ▲주말 식사 수요 조사를 실시해 식사 인원을 예측한다. 이에 지난 1학기부터, 다수의 학생이 “식사 준비량이 부족해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본지의 제보방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표출했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식수 조사’ 관련 불만 사항이 표출되고 있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식수 조사’ 관련 불만 사항이 표출되고 있다.

 

_ 이에 본지는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10일간 『승선생활관 식수 조사 현황 및 불편 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인은 식수 조사를 성실히 참여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응답한 189명 가운데, 49.2%는 “매우 그렇다”, 42.3%는 “가끔 까먹거나 놓치는 경우가 있다”, 5.3%는 “자주 하지 않는다”, 3.2%는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귀찮다” ▲”공지가 많은 날은 식수 조사를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잊어버리기 쉽다” 등을 수요 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설명했다.

 

                                                           <본인은 ‘식수 조사’를 성실히 참여하나요?>

『승선생활관 식수 조사 현황 및 불편 사항』 설문조사 결과
『승선생활관 식수 조사 현황 및 불편 사항』 설문조사 결과

 

“실용적이지 않다”는 의견 주를 이뤄

_ 더하여 “식수 조사를 실행했음에도 대체 식사를 제공받거나, 식사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거나, 식사를 하지 못한 학우를 본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79.4%는 “있다”고 답했으며, “현재 실행 중인 식수 조사 방법이 실용적이라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63.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대다수의 학생이 식수 조사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또한 식수 조사 관련 불편 사항으로 ▲”식수 조사를 실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주변에 식수 조사를 하지 않고 식사하는 학우가 너무 많다” ▲“3일 전에 식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승선생활관 식사는 국가에서 지원받는 부분인데 왜 밥을 못 먹는 학생이 발생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실행 중인 식수 조사 방법이 실용적이라 생각하나요?>

대다수의 학생이 식수 조사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이 식수 조사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왜 식수 조사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겠다”

_ 항해학부 4학년 A씨는 “이전에는 식수 조사를 하지 않아도 원활히 식사를 진행했는데, 현재는 식수 조사를 하고도 밥을 못 먹는 학우가 발생한다”며 “식수 조사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강인영 보급사관은 “식수 조사 실행은 제가 보급사관으로 임명되기 이전부터 시행된 제도이다”며 “당시 전달 사항에 따르면, 작년 학생들이 국가 신문고에 ‘밥이 부족해서 돌려보내고 영양사가 돈을 가로챈다’, ‘식당은 그냥 남는 거 다 버리더라’ 등의 민원을 제기해 위 문제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실시하게 된 것으로, 전 승선생활관장 이상일 교수가 도입한 제도이다”고 식수 조사 도입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_ 이어 “1학기 동안 진행됐던 식수 조사 및 카드키 제도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아 담당자로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방학 중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조식, 금 석식, 주말 식사 수요 조사 형식으로 개선했다”고 변경된 식수 조사 방식에 대해 밝혔다.

지난 1학기 진행했던 식수 조사 카드키 제도
지난 1학기 진행했던 식수 조사 카드키 제도

 

“식수 조사를 하지 않고 밥을 먹는 학우들이 너무 많고, 정량 배식을 하지 않는다.”

_ 기관시스템공학부 4학년 B씨는 “주위에 식수 조사를 하지 않고 밥을 먹는 학우들이 너무 많다”며 “하는 사람만 하고, 안 하는 사람은 계속 안 하는데 수요 조사가 의미가 있나 싶다”고 지적했다. 또한 항해학부 4학년 A씨는 “빵 같은 경우는 2개, 3개 혹은 그 이상을 가져가는 파렴치한 사람들도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강인영 보급사관은 “지난 9월 20일, 식사를 못 한 학생이 발생한 것은 갑자기 진행된 아침 운동으로 조식 수요가 늘어났다”며 “식당 측과 보급사관의 대처가 느렸던 것은 사실이다”고 답했다. 이어 “식당 선생님께서 많은 양을 들고 가는 학생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과다한 배식에 관해 설명했다. 김나윤 영양사는 “음식 배식량에 대해 제재하는 것은 학생들이 너무 기분 상해해서 할 수가 없다”며 “못 먹는 학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 식사 중반쯤부터 대면 배식을 통해 분배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아침 운동으로 인해 부족한 식사 준비량
갑작스러운 아침 운동으로 인해 부족한 식사 준비량

 

“식수 조사 인원을 체크하지 않을 거면 왜 식수 조사를 하는 것이냐”

_ 일각에서는 “식수 조사 여부를 체크하지 않는데, 식수 조사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식수 조사를 할 거면 한 명 한 명 체크해야 하지 않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보급사관은 “현재 진행하는 식수 조사는 그저 수요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며 “잔반이 너무 많으면 잔반 처리비가 많이 들기에 식수 조사를 바탕으로 식당 측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식수 조사에 대해 부연했다. 김나윤 영양사는 “학생 총인원이 약 1,500명이지만, 실제로 오는 학생들은 많으면 900명~1,000명 사이이다.”며 “남은 500인분을 그냥 폐기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구청 위생과에 보고하고 환경적인 금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처리 비용에 대해 밝혔다.

승선생활관 관생들이 식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승선생활관 관생들이 식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식사인데, 왜 모자라는지 모르겠다”

_ 항해융합학부 2학년 C씨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식사인데, 식사가 부족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예산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고 싶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김나윤 영양사는 “한 학기 예산은 7억 4천만 원 정도이다”며 “월별로 나눠 사용하고 있다”고 예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100% 믿어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저희가 다른 곳으로 예산을 쓰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물가가 너무 많이 상승해서, 양념류, 쌀, 김치 등 모든 부분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시장 조사를 진행해 저희 쪽과 거래할 업체별로 공고를 띄웠는데 물가가 많이 올라 거의 다 유찰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학생들이 조금 감안해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어려움을 밝혔다.

승선생활관 관생들이 식사하고 있다.  
승선생활관 관생들이 식사하고 있다.  

 

“우리도 식수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_ 설문에 응한 일부 학생들은 “식수 조사는 여러 조건이 붙었을 때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며 “같은 예산으로 더 질 높은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는 좋은 제도이지만, 학생들의 참여도가 저조하고, 아무런 제재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밝혔다. 항해융합학부 2학년 D씨는 “우리가 성실히 식수 조사에 임하면, 식당과 학생 모두에게 윈윈이다”며 참여를 북돋웠다.

_ 김나윤 영양사는 “식수 조사 결과를 보고 식사량을 가늠하려고 하는데, 사실 너무 맞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밥버거같이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는 1,000명분, 선호도가 낮은 메뉴는 700~800명분을 자체적으로 예측해 준비한다”고 식사 준비량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대체품에 대해 “식수 조사가 300명이라 보고되어도, 어떨 때는 800명이 올 때도 있다”며 “조식으로 나가는 빵의 경우, 보통 하루 만에 소진해야 하는 빵들로 준비하고, 유통기한이 조금 긴 빵들을 대체품으로 200인분 정도 준비한다”고 부연했다.

_ 더하여, “저도 학생들이 식사를 못 하고 가면, 너무 마음이 안 좋다”며 “학생들에게 골고루 선호도 있는 메뉴를 제공해주고 싶은 마음에 노력하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식수 조사 참여율이 조금 더 있어 주면 어려움이 훨씬 덜할 것 같다”고 식수 조사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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