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자북] 대학 신문사의 국장으로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
[진북자북] 대학 신문사의 국장으로서 가지고 있던 생각들
  • 장영경
  • 승인 2022.11.28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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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끝마치며

_2022 한국해양대신문사가 막을 내린다.

_작년 여름의 거대하지만 먼지만 쌓여 있던 사무실은 어느덧 웃음소리와 온기로 채워졌고, 공허하던 다솜관 1층은 밤마다 우리 사무실이 가장 오래 빛나게 되었다.

_여전히 가진 건 열정밖에 없지만, 가진 자리에서 열심이라도 다하는 게 대학 신문사에 몸담은 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_코로나가 휩쓴 이후 신문사의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세워 나가는 일은 단연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문사에 머물러 있고, 또 거쳐 간 모든 학생이 귀인이었기에 가능했다.

_맡은 바를 열심히 해야 했던 이유도 명확했다. 학교 예산으로 내는 신문이니까. 나와 내 친구들의 등록금과 나랏돈으로 만드는 신문을 허투루 발행할 수는 없었다. 다만 올해 구성원들의 욕구를 잘 채웠는지, 소외된 곳을 잘 조명했는지 스스로 판단을 내리자면 조금 아쉽다. 더 적극적으로 행보하지 못한 순간들이 가슴 속에 남아있다.

_10.29. 이태원 참사 이후, 한 교수는 “사고가 났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쉽고 비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사고가 나지 않도록 더욱 노력을 기해서 맡은 바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정된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지자체가 참사 이후 대부분의 축제와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한 탓에 근방 상인들이 모두 장사에 큰 타격을 받아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_이때 지자체는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맡은 바를 잘 진행하기 위해 더더욱 신경 쓰고 노력을 들여 ‘안전하게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_우리는 이제 맡은 바를 하나씩 이루기 시작했다. 내년, 후년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맡은 일에 대한 소임을 하나씩 이뤄 내갈 것이다. 어떠한 풍파를 만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하지 않기’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_학우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보았다. 그 순간을 기록하는 일은 역사를 쓰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학우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가 그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좋은 일들만 기록하는 것보단, 문제점을 짚는 게 우리대학의 발전에 더 도움되는 역사라고 보았다.

_늘 학우들의 편에 서고 싶었고, 여전히 한국해양대신문은 학생들의 창구가 되기를 꿈꾼다. 후대의 기자들은 더욱 그 소임을 잘 해내 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 329호

편집국장 장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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