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요즘 대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법한 어플 중 하나는 ‘에브리타임’이다. 해당 어플이 활성화 되기 전 학생들은 주로 ‘대나무숲’이나 각 대학의 커뮤니티에서 소통이 이루어졌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이 길어지면서 ‘에브리타임’ 어플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에브리타임이란?
_‘에브리타임’이란 전국 400여개 대학 약 255만명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앱으로, 주요 서비스로는 ▲시간표 제공 ▲동아리 홍보 ▲교과목 교수에 대한 강의평가 작성 및 열람 ▲학점계산 ▲학사일정 제공 등이 있다. 또한 에브리타임에 가입 시 학교 메일과 학생증을 통한 재학생 인증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어플 이용자들 간에 소속감도 느낄 수 있다.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 등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게시판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이루기도 한다.
익명 커뮤니티,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_이 어플의 핵심은 바로 익명성이다. 가입절차를 통해 본교 출신임을 밝힌 어플 이용자라면 누구든지 익명성을 지니고 글을 쓸 수 있다. 이 어플 상에서는 익명성으로 인해 부담없이 재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어플 내에서 각종 갈등은 물론 폭언, 욕설 및 비방 등 익명성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_익명을 요구한 A 학우는 “에타에 올라온 저격글(통상 한 인물의 행동을 비난하며 특정할 수 있도록 상황을 세세히 묘사해둔 글을 일컫는다)로 인해 한동안 정신적 고통을 심하게 겪은 적이 있다. 며칠동안 우울했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 정도였다”며 해당 어플로 인해 겪은 피해를 토로했다.
_이렇듯 익명성 뒤에 숨어 남을 비난하는 글은 관련 없는 제3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학내 정보습득을 위해 해당 어플을 자주 이용하는 B 학우는 “자유게시판에 계속해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내용이 올라오는 글을 볼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진다. 그래서 이젠 자유게시판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 시간표를 확인하거나 교수님의 강의 평가를 보는 용도로만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서 처벌이 가능할까
_A 학우의 사례와 같이 에브리타임에서 익명으로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한다면, 이 상황이 범죄로 성립될까? 형법 제 307조(명예훼손)와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 70조(벌칙)에 따르면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_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공연성’과 ‘특정성’을 충족해야한다. 이때,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특정성’은 당사자가 누군지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내에서 일어난 사안이라면 공연성을 충족 가능한 환경이며, 기재한 글 또는 댓글 내용 중에 상대방의 신상을 비롯하여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특정성 역시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로 인한 처벌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때 법원은 제반사정과 공연성 및 특정성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허위정보도 많아
_이 뿐만 아니라 확실한 출처가 없는 정보가 유언비어로 떠도는 경우도 있다. B 학우는 “수업 때 공지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에타에 글을 올려 물어봤는데, 잘못된 정보가 달려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며 어플을 사용하면서 피해를 경험한 사례를 언급했다.
에브리타임 이용 시
_위 사례를 종합하면, 우리는 에브리타임의 주요 기능(시간표, 강의평가)에 집중하며, 마구 솟아나는 정보들에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익명성을 악용하여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은 범죄로 성립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에브리타임을 이용하는 자세 역시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