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항해한다
항해융합학부 조민수
내 눈앞의 저 바다는
차디찬 바다
캄캄한 바다
해무가 가득한 바다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에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 인가
깊은 생각에 잠기면서
오늘도 나는 항해한다.
파도가 덮쳐도
천둥번개가 쳐도
폭풍우가 몰아쳐도
나는 항해한다.
주위엔 아무도 없고 오직 파도의 울부짖음, 끝없는 수평선만이 펼쳐져 시간이 멈춘 듯한 태평양과 그 한가운데 내가 있다
저기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을 벗 삼아 나의 벗들에게 작은 소망을 빌며 무료함을 달래 본다
나는 항해한다.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며 하늘을 빨갛게 물들인 노을을 바라보는 그 순간
괴로움, 막막함, 답답함, 서러움, 가족을 향한 그리움들이
극치에 달아 붉은 노을빛과 함께 나의 몸과 마음을 관통한다.
나는 항해한다.
거칠게 포효하는 파도에 맞서 싸워야 하는 길
나의 몸과 영혼을 갈아
마지막까지 버텨도 결국엔 쓰디쓴 피까지 토해야 하는 그 길
이 순간이면 내가 지나온 길엔 후회가 휘몰아친다
나는 항해한다.
어느새 항구에 다다라 육지에 발을 내디딜 때 나를 반기듯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실려오는
흙 내음를 맡으며 그동안 가슴속 깊숙이 쌓아 왔던 것들을 바람과 함께 날려보낸다.
내게 언제 이런 시련과 고난이 있었냐는 듯 다시 마음을 추스른다.
나는 오늘도 배에 오른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항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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