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항해융합학부 김도현
영도, 누군가에겐 그저 작은 섬마을일지도 모르지만
한 소년에게 영도는 집이자, 고향이자, 벗이자, 가족이었습니다.
소년은 영도에서 태어났고
스무살이 되던 해까지도 계속 영도에서만 살았거든요.
소년이 스무살이 되었고 대학교를 가게 되었지만
여전히 영도를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영도 안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게 됐거든요.
소년은 내심 안심했습니다.
그에게 영도를 떠나는 일이란
마치 몸안의 무언가와 단절되는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년은 대학교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깜짝 놀랐지요.
대학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동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대화하다보면 그들의 식견과 독립성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소년은 자신이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는 새로 태어나기 위해 알을 깨고 나온다고 했던가요.
이는 원래 자신이 있던 세계를 깨부셔야
새로운 세계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솔직히 소년은 두려웠어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길에
폭풍우를 만나면 어쩌지, 암초에 좌초하면 어떡하지
처음 시도하는 만큼 모르는 것 투성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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