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龜)
기관시스템공학부 이진욱
내가 눈을 떴을 때
이곳은 매우 어두웠다.
나와 동시에 눈을 뜬 이들이
밝은 곳을 찾아 올라갔다.
누구 하나가 빛을 찾아 우리를 이끌었다.
빛에 닿아 눈을 떴을 때
이곳은 매우 밝았다.
모든 곳이 하얗고 작은 알갱이들이 나를 감쌌다.
앞엔 푸르고 넓은 곳이 있었다.
만져보고 시고 들어가고 싶은
무언가가 나를 부른다.
그 무언가는 엄마였다.
푸르고 넓은 곳 앞에 섰을 때
나는 두려웠다.
여긴 안전할까 여긴 무엇이 있을까?
엄마는 여기가 우리 집이라 했다.
나는 눈을 감고 푸르고 넓은 곳 앞에 들어갔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나는 매우 설렜다.
나와 다르게 생긴 것들도 매우 많았다.
누군가는 나를 피하고 누군가는 나를 공격하려 했다.
나는 알았다. 여기는 알 수 없는 곳이다.
그 푸른 무언가는 우리 집인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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