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항해사의 꽃, 도선사를 만나다
[기자가 만난 선배] 항해사의 꽃, 도선사를 만나다
  • 서채연 기자
  • 승인 2023.04.05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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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최선을 다면 ‘기회’가 온다
신동숙 동문(항해학과ㆍ87)

_항만은 안전하게 선박이 출입하고, 정박할 수 있는 곳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그러한 항만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신동숙 동문(항해학과ㆍ87)을 만났다.

 

‘항해사의 꽃’ 도선사

_1987년도에 우리대학을 입학한 신동숙 동문은 현재 부산항에서 5년째 도선사로 근무 중이다. ‘항해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도선사는 해사대학에 재학 중인 학우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직종 중 하나지만 그 외 학과에 재학 중인 학우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직업이다. 도선사란 항만에 들어오고 나가는 선박에 승선해 그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일을 하는 직업으로, 항구마다 ▲수심 ▲암초 ▲조류 등 항만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선박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현지 상황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신 동문은 “현장에서 선박과 항만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관리한다”며 도선사를 ‘선박과 항만 안전관리의 최고 사령관’이라고 소개했다.

_현 직무의 장점에 대해 그는 “매일 아침 집에서 출근해 저녁에 퇴근할 수 있고 연봉이 높은 편”이라고 밝히며 “특히 세계적인 항만인 부산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게 자부심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_이어 “도선사는 오랜 과거부터 존재하던 직업”이라며 “현재도 항만과 선박, 선원, 그리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향후에도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직업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의 대학 시절은?

_그는 대학 시절을 회상하며 “성실한 학교 생활을 했으며 제복을 입고 타이트하게 생활했던 게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 생활 중 힘들었던 점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몸이 약한 편이어서 훈련받는 게 조금 힘들었었다”고 답하며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나중에 선상 생활할 때는 하나의 밑거름이자 다음으로 넘어가는 디딤돌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멀고도 먼 도선사의 길

_ 신 동문은 1등 항해사때까지 승선 생활을 하다 해운회사에 입사해 선원 인사 업무와 안전 품질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그는 외국계 메이저 선박 검사관으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가정을 꾸리기 위해 육상근무를 했지만, 도선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 선장으로 근무했다.

_도선사가 되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에서 실시하는 도선사 시험을 응시해야 한다. 이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총톤수 6,000톤 이상 선박에서 3년 이상 선장으로의 승선 경력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선장이 되려면 ▲해양대 ▲해사고 등 해기사 양성 기관을 졸업해 항해사 면허 취득 후 ▲3등 ▲2등 ▲1등 항해사를 거쳐야 하므로 대략 1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후 도선 수습생 전형 시험과 면접에 합격하면 배정받은 도선구에서 6개월간 200여 척의 도선 실습을 해야 한다. 실습을 마치고 실기 및 면접시험을 거쳐 도선사 시험에 합격하면 면허가 주어진다.

_신 동문은 “승선 생활을 마치고 나서 도선사 시험을 위해 50살이 넘어서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도선사가 되기까지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주변 사람의 많은 도움이 있었지만, 특히 아내의 큰 지지가 있었다”며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내가 적극적으로 뒷바라지 해줬다“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도선사, 그 꿈을 이루다

_도선사 시험을 위해 대략 1년간 도서관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했던 신 동문은 2019년 마침내 ‘도선사’라는 꿈을 이뤘다. 대학 시절 꿈을 이룬 소감에 대해 그는 “도선사가 되기까지 그 과정이 쉽지 않아 꿈을 가졌으나 이룰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인사대천명

_ 신 동문은 평소에 매 순간 열심히 사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평소에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당장은 뛰어나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다 보면 언젠가 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믿고, 때문에 나날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_신 동문은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평생 헌혈을 총 406번 했다”고 밝히며 “일반인이 직접적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헌혈을 통해서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새 생명을 구하는 건 정말 소중한 일이기 때문에 20대 초반으로 되돌아가 더 많은 헌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이가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_더불어 그는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하며 어니스트 섀클턴의 저서 ‘위대한 항해’를 소개했다. 이 책은 작가의 남극 탐험에 대한 내용이다. 그는 책을 추천하며 “리더 혼자만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더 혼자만의 영광이자 승리가 아니라 팀원들까지 포함해 모두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고 전하며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독서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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