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회에 무관심한 학우들, 그 까닭은?
학생사회에 무관심한 학우들, 그 까닭은?
  • 서채연 기자
  • 승인 2023.04.05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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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지난 3월, 우리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가 2023학년도 학생자치기구 보궐선거 후보자를 공고했다. 중선관위에 따르면 ▲총학생회(이하 총학)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이하 해과기융대) 학생회는 후보자가 부재하며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이하 해인사대)의 경우 단독 후보가 출마한 상황이다.

▲ 2023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선거 후보자 공고 <출처=학교 홈페이지>

_이에 우리대학은 2021년 제36대 총학 ‘Seasoning’ 이후 2년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원회란?

_ 우리대학 총학생회칙에 따르면, 비대위는 차기 학생회가 회계연도에 구성되지 않았을 경우 차기 학생회 궐위 동안 임시로 학생회의 업무를 담당하는 집행기구를 말한다. 추현우 비상대책위원장(항해학부ㆍ20)(이하 추 위원장)은 비대위의 업무에 대해 “각 단과대학을 총괄하고 있으며, 외부 업체와 제휴를 맺고 이벤트를 실시하는 제휴사업 등 각종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최근엔 학사 학위복 신규 제작과 통근 버스 이용과 관련된 학내 의견을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_비대위 또한 총학을 대체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학생회장단에 준하는 업무 및 권한을 가지며 ▲학생총회 ▲확대운영위원 등 운영기구의 의결 사항을 집행해야 할 의무를 진다. 학생복지과 배영미 팀장은 “우리대학의 경우 비대위로 운영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그렇기에 대학 본부와 소통할 때 비대위라고 해서 존재하는 불이익은 없다“고 밝혔다.

_선출직인 학생회는 공약 이행 목적이 주이지만 비대위의 경우 선출직이 아니기 때문에 지켜야 할 공약이 없다. 비대위는 비상 상황에서 학생회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기 때문에 학생 자치 기구로서 필수 업무인 ▲학생 회비 감사 ▲선거 관리 등의 업무를 제외하면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별도의 행사를 기획할 의무 또한 없다. 그렇기에 학생회 구성에 실패하면 학우들이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비대위체제의 어려움

_본지가 비대위로 활동 중이거나,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학우 4명과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비대위 활동의 어려움으로 ▲대표의 부담감 ▲학우들의 낮은 관심을 꼽았다. 학내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지금은 맡은 역할을 잘해도 인정받기 어렵다는 인식과 오히려 비난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학생자치단체의 대표자는 부담감을 가지기 쉽다. 추 비대위원장은 “주변에서 비대위원장을 하게 됐다고 했을 때 응원보다 걱정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선출된 정식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느끼는 부담감 또한 있다. 작년 해과기융대 비대위의 비대위원장이자 현 총학 비대위 ‘HYPHEN’의 부비대위원장 김건우 학우(전파공학과ㆍ18)는 “정식으로 출마해 선거를 통해 학생회가 된 것이 아닌 만큼 학생 측에 요구할 수 있는 목소리가 작은 것 같다”고 밝혔다.

_또한 비대위는 비대위원장이 결정되고 임의로 구성되지만, 대부분이 학생회 활동을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국원으로 다른 학생자치단체직을 겸임하는 국원들이 많다. 국원들은 본래 단위 업무에 더해 비대위의 업무까지 처리해야 한다. 추 비대위원장은 “현재 비대위원장과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어 처리할 업무가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_학우들의 낮은 관심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추 위원장은 “요즘 학생회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이 없다”며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을 하고 싶어 하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학우들이 학생회에 무관심한 이유?

_후보라도 있었던 올해와 달리 작년은 ▲총학 ▲해과기융대 ▲해인사대 모두 후보자가 공석이었고, 해과기융대의 경우, 2020년부터 4년째 학생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이처럼 학우들이 학생회에 무관심한 이유는, 우선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이 있다. 2022년 총학 비대위 ‘Bridge’ 부 비대위원장이자 현 총학 비대위 'HYPHEN' 학생복지국장 정해운 학우(영어영문학과ㆍ18)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오는 횟수가 줄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_일각에서는 학생회 활동은 봉사 비교과 영역임에도 인센티브 제도가 없고, 이러한 활동이 졸업 후 취업과 관련해 큰 장점이 된다는 인식이 부족해 학우들의 학생회 활동이 저조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A 학우는 “학생회 활동을 하면 취업을 준비할 시간도 없을 것 같고, 딱히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해양공간건축학부 소속 B 학우는 “사실상 학생회의 업무, 그중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일,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학우들이 학생회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_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우리대학은 학생자치기구 활동을 리더십역량프로그램으로 비교과 영역에 포함하고, 활동 이력을 Ocean-CTS 시스템으로 관리해 취업 시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할 예정이다.

_제도적 변화뿐만 아니라 ‘자치 활동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여기는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유환준 학우(국제무역경제학부ㆍ21)는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치활동은 얻을 게 더 많은 것을 인정하고 ‘자치활동 참여는 손해, 시간 낭비’라는 인식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학우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거나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행사를 개최하면서 학생회에 대한 인식과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회가 하는 일, 학생회의 역할과 존재의 인식, 학생들이 학생회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_많은 학우가 학생회 활동에 관심을 가져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회 역할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져 대학이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건 학우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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