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씨는 7년 째 <실미도>, <가족의 탄생>, <형사> 등 100여 편의 영화 폴리 작업을 했다. 서초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그의 폴리 작업실 내부는 소품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찢어진 구두, 부서진 벽돌, 버려진 자전거 등이 그에겐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소중한 도구들이다. 이것들을 이용해서 소리를 만들기에 폴리 작업실 내부에는 먼지가 많이 생긴다. 그가 방독면을 끼고 작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 씨는 그의 작업실 ‘Mong&Works’에서 음향 엔지니어 김용국 씨와 폴리 작업을 해 왔다. 4년째 작업을 같이 해온 사이라 작업 호흡도 잘 맞는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9월 개봉 예정인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 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 씨가 비프음을 ‘뚜, 뚜, 뚜’ 세 번 보내고 네 번째 ‘뚜’를 보낸 순간 문 씨는 영화 주인공인 이정재 씨가 모래 위를 걷는 소리를 재현해 냈다.
문 씨는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다가 폴리 아티스트를 알게 됐다. “대개 영화를 전공하면 연출로 많이 갔어요. 저도 처음에는 연출을 공부했지만 하다 보니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촬영이나 다른 파트도 해 봤지만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분야를 찾다보니 오디오 쪽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는 그때 그 일이 자신의 업이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인턴십을 하던 중 어깨너머 배운 폴리를 직접 해보고 싶은 생각에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시행착오가 굉장히 많았다. “폴리작업 초에는 선배들이 소리를 만들었던 방법을 수첩에 적어가면서 배웠어요. 발소리를 내는 장면이 있을 때 영화 속 배우와 비슷한 신발을 신고 같은 바닥의 재질 위에서 배우와 같은 템포로 걷는 것을 연습했어요. 그렇게 해서 비슷한 소리를 재현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깐 선배들이 했던 것과 다른 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분들은 영화에서 배우가 가졌던 감정에 따라 자신이 그 배우인 것처럼 폴리를 하더라고요. 템포가 같다고 신발이 같다고 결코 같은 소리가 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2~3년이 지나고 나서 깨우쳤죠.”
그는 폴리 작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가 내는 소리를 관객들이 똑같이 느끼도록 하는 것’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렵다. 영화 촬영은 개방된 공간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폴리 작업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소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쫄바지를 입고 작업을 하는 것도 옷에서 나는 소음을 없애기 위해서다.
문재홍 씨가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주인공 이정재 씨의 발소리를 만들고 있다. (사진=박지선 기자) |
그에겐 직업병이 있다. 영화를 보면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기 보다는 폴리 소리에만 집중을 하게 된단다. “영화를 보면서 저 소리는 이런 도구를 사용해서 이렇게 만들었겠구나라고 계속 생각해요. 폴리 소리를 들으면 폴리 아티스트가 대충해서 만든 소리인지 고민을 해서 만든 소리인지 구분이 가요” 그는 또 평상시에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