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갈등, 아래로부터 `뻥' 뚫자
학내갈등, 아래로부터 `뻥' 뚫자
  • 편집부
  • 승인 2009.05.12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내갈등, 아래로부터 `뻥' 뚫자

  우리들의 `소통' 현주소  -대학


 대학 전반의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행정부서의 소통능력은 대학 발전과 구성원들의 화합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열쇠말이다. 최근 `소통의 리더쉽'을 실천하는 기관장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다양해진 구성원들의 생각을 보듬어 안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꽉 막힌 소통의 징후는 정부뿐 아니라 대학사회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등록금 투쟁'은 `불통'의 대학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로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대학 당국과 학비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요구는 평행선을 달릴 뿐 그 곳에 대화와 배려는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우리대학은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되지 않는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났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작년 외부 컨설팅업체의 경영진단 평가 내용에 대해 "미흡한 결과"라는 문제제기가 많았으며, 중장기 발전계획의 핵심 내용인 `학사구조 개편'의 경우 본부의 방향과 달리 구성원들은 그 필요성이나 내용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조성철 국제대학장은 "공식적인 채널은 있지만 실제적인 의견수렴이 되어야 한다"며 "개혁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발전계획에 대한 4개 단과대 학장들의 의견은 본부가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전략 원칙을 제시하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실화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종합됐다. 이로 인해 대학 당국은 `학사구조 개편'은 당장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마찰과 앙금은 쉽게 치유되기 힘들어 보였다.
 최근 교수충원 문제와 관련 벌어진 해사대학 교수들의 집단 사표 제출 사태 또한 소통이 부재한 우리대학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본부는 결원 교수가 있는 학과에 신규 교수 정원을 배치하지 않고 미뤄오면서 오래전부터 관련 학과 교수들의 불만을 사고 있었고, 그 갈등이 `교수 전원 사퇴'라는 극단적인 사태로 표출된 것이다.
 당시 해사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김명환(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교무회의에서 교원 정원에 대해 결정하는 것은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처사"라며 교무처의 무리한 행정 진행에 불만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또 "의견수렴과 소통의 과정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과정을 밟았을 때 결국은 구성원이 따를 수 있는 것"이라며 "교무처는 학교에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만과 갈등을 조정하는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교수충원을 둘러싼 갈등은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교수정원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타 대학 사례 조사 및 우리대학의 특성과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아래로부터 정책을 입안하는 소통과 섬김의 리더쉽을 실천하는 대학이 그러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일이다.
 

이성미 전임기자
 skgrim@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