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500의 `무플'〈무댓글〉이 답답하다"
"조회수 500의 `무플'〈무댓글〉이 답답하다"
  • 편집부
  • 승인 2009.05.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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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주체와 객체 사라진 자게에 대한 이유있는 항변

 캠퍼스 논객 인터뷰-박순국(국제무역경제학부·4) 학생


▲ 누군가 관심을 가지면 문제는 조금씩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박순국 학생.


 `소통'을 주제로 기획을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리대학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각종 불만과 홍보 의견 등을 올리며 소통할 수 있는 자유게시판지만 하루 평균 게시 글이 10건을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 더구나 최근에는 광고 등 홍보성 글이 대부분을 차지해 구성원들의 소소한 의견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이런 현실에서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말하는 학생이 있다. 이른바 자유게시판 `논객'으로 통하는 박순국(국제무역경제학부·4) 학생이 그 주인공.
 그는 최근 자유게시판에 등록금 협상 결과와 관련 학생회에 여러 차례 소통의 답답함을 제기한 바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소통방식과 소통공간으로써 자유게시판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다.(엮은이 밝힘)


 ▲ 자유게시판 활동이 활발한 편인데, 평소 학교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게시글을 조회해보면 활발하다고 할 만큼 글을 많이 올리지 않았다. 다만 학생들이 내 이름을 익숙하게 느꼈다면 글의 횟수보다 다른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내용이어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정치적 목적도 없고, 속해 있는 단체도 없는 평범한 4학년 학생일 뿐 학교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다만 6년 가까이 학교를 다니면서 매년 똑같이 되풀이되는 학내문제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글을 올리면 조금씩은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 반면 우리대학 자유게시판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신입생(2001년) 당시만 해도 필명(ID) 작성이 가능했고, 현재의 자유게시판보다 배 이상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익명보장이 되기 때문인지 몰라도, 의사표현이 상당히 자유로웠다. 물론 그로인한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았다고 생각되지만, 그만큼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비판과 견제가 이뤄지고, 나름의 정화기능도 작동했다. 하지만 게시판 실명제와 로그인 제도로 시스템이 바뀌면서 자유게시판이 잠잠해진 것 같다. 자유게시판이 깨끗해졌다고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 꼴이라고 본다.
 나는 자유라는 것이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그것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좁은 캠퍼스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 자신의 실명을 밝혀가며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게시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 우리대학 학생들은 얼마나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또 소통공간으로써 우리대학 자유게시판의 역할과 기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솔직히 나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려거나 알리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게시판은 단지 그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비추고 있을 뿐이다.
 자유게시판이 소통 창구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불편이나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그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단 다른 사람과의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학생들의 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등록금 협상에 관한 총학생회의 비상식적인 태도 또한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문제인지조차 몰랐을 것이다. 우리대학 자유게시판에는 소통을 이끌어 나갈 주체도, 또 그 소통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객체도 존재하지 않으며, 제3자만 있을 뿐이다.
 당장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글이라 하여 앞 뒤 논리 없는 맹목적 비난을 하는 것이 분명 옳은 일은 아니지만, 그 또한 토론과정의 일부이며 문제에 반응하는 능동적 태도라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점은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넘어 불구경 하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닐까? 나는 논리가 빠진 `악플'보다, 조회수 500의 `무플'이 더 답답하다.


 ▲ 학생들의 소통문화,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첫 번째로 학생들이 `왜'라는 의문을 품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1년에 40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하며 교육 서비스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와 권리를 망각하는 것 같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친절, 불편함, 불합리한 점을 느낀다면 소비자로서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했으면 좋겠다.
 또, 자유게시판이 가지고 있는 힘을 너무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인터넷은 각계각층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와 토론으로 이제 현실정치도 쥐락펴락 할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대학의 자유게시판 또한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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