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호의 맛있는 대학가 뉴스<4>
김삼호의 맛있는 대학가 뉴스<4>
  • 편집부
  • 승인 2009.06.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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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호의 맛있는 대학가 뉴스<4>


중앙·조선일보 싸움에 대학 등 터져
 
자칭 `1등 신문'까지 나섰다. 조선일보가 아시아 대학을 평가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준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란다. 일부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 총장이 대학 구성원에게 사과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대학 평가를 `아시아 대학을 잘 아는 전 세계 학자 2417명'으로부터 `탁월한 대학을 꼽아 달라'고 해서 30% 배점을 주고, `아시아 대학 졸업생을 채용한 적 있는 세계 기업 인사 담당자 734명에게 유능한 사원들의 출신대학을 꼽아 달라'고 해 10% 배점을 줬다. 평가 배점 절반 가까이를 `설문조사'를 통해 한 것이다. 이런 조사 누구는 못할까.
 조선일보 대학 평가는 1994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경쟁관계인 중앙일보를 따라한 것이다. 그런데 두 언론사가 평가하는 대학 순위는 천차만별이다. 다른 외국 기관의 평가 결과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평가 기관마다 지표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경쟁력을 무엇으로 판단할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언론사가 평가 결과를 앞다퉈 공개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다. 거대 언론에 찍히면 `국물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대학 관계자들만 죽어날 뿐이다. 만약 비슷한 기준으로 이들 언론을 평가한다면 누가 이길까?


교육개방, 날개 달다
 
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교육 분야는 `외국교육기관과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유치'와 관련한 내용들이다. 정부는 "연간 5조원이 해외유학에 사용되고, 기러기아빠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 문제가 비화"되고 있다며, 관련 정책을 내놓았다.
 우선 외국대학의 설립기준을 완화하고, 이들 대학 회계는 우리나라 규정이 아닌 본국 회계규정을 적용 받도록 했으며, 대학을 운영하다 남은 돈은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영리법인' 설립만 빼고 다른 나라 정부가 요구한 사항은 모두 들어 준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 대학은 소규모 투자로 대학을 설립하고, 마음대로 예산을 운영해 이익금을 본국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얼마나 많은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오고, 국내 학생들이 얼마나 입학할지는 모르지만 교육개방이 날개를 달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이익금 본국 송금 문제는 국내 대학들이 눈독을 들일만 하다. 외국 교육기관과 차별을 이유로 국내 대학도 이익금 개념을 도입해 달라고 하면, 정부가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영리법인까지 도입된다면 국내 대학은 글자 그대로 `돈 벌이' 대학을 운영할 수 있기에 금상첨화다.


사학청산 본격 추진
 
교과부가 사학청산에 나섰다. 교과부는 "학생 수 감소로 대학 경영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부실대학은 합병이나 폐교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현지 실사를 거쳐 오는 11월께 부실대학 명단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실대학 청산 작업이 추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국립대학 통·폐합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특히 국립대학 법인화가 추진되어 대학들이 독자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면 군소 규모 국립대학들은 현실적으로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학생 등록금을 아무리 인상해 봐야 예산이 턱없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사학청산 작업이 국립대학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정부가 한편에서는 교육개방을 확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실 대학을 퇴출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외국대학이 퇴출된 국내 대학을 `헐 값'에 인수하게 도와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게 한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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