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특별기획-생리공결제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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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지 기자
  • 승인 2010.03.08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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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공결제 어떻게 생각 하세요?

 생리공결제란 생리통을 심하게 앓는 여학생의 경우, 수업을 결석하더라도 출석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초·중·고의 경우는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인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치로 2006년 3월부터 생리공결제가 시행되고 있다. 주요 대학들에서 총여학생회의 주된 공약으로 내세워 지는 생리공결제는 찬반 논란이 여전한 뜨거운 감자다.

 해양대의 경우 생리통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거나 보건실 내의 안정실을 이용하거나 여학생 휴게실을 이용해 쉬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보건실의 통계에 따르면 두통, 생리통 등으로 진통제를 찾는 학생이 매달 100여명 안팎에서 많게는 220여명 정도에 이른다. 보건실 관계자는 "이들 중 생리통으로 진통제는 찾는 경우는 대략 30%정도"라고 한다.


 지난 2009년 10월달의 본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중 남자의 75%, 여자의 85%가 생리 공결제도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리본 총여학생회 안나현(영어영문학과· 07)회장은 "학교 자체에 여학우가 많지 않다. 교수진도 대부분이 남자여서 생리공결제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설문조사 결과는 찬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왔지만,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악용가능성이 클 것 같아 반대 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공약에는 없는 사항이지만 공약을 떠나서 학우들이 원한다면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행에 앞선 다양한 우려

 생리공결제를 반대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우려하는 부분은 공결제도에 대한 남용이다. 생리통이 없는데도 공결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건실 관계자는 "생리통으로 인해 진통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필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수업을 듣는 정도의 일상생활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생리공결제 시행에 따르는 남용으로 도덕적 해이가 외려 앞으로의 여성 권익신장에 어려움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생리공결제를 도입할 경우 이를 이용하는 학생은 수업을 빠지지만 출석은 인정받는다. 생리통으로 인해 수업을 빠지는 것은 여학생에게 일종의 손해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홍종완(물류시스템공학·06)학생은 "수업을 빠지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며, 학생 복지 차원 및 학교 이미지 재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똑같이 아파서 결석했는데 여학생은 생리공결인정을 받아서 출석점수로 인한 학점 차이가 발생할 경우 생리공결제에 대한 반발이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생리공결제 오남용 방지할 수 있어현재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은 부산지역에만 부산대, 동아대, 부산가톨릭대가 있으며 서울지역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생리공결을 한 달에 한두번으로 제한하거나 제주대와 같이 한 학기에 3회 이내로 사용하도록 규칙을 정해 놓는등의 보완책을 마련해 두었다. 공결로 시험을 치르지 못할 경우 전 학기 성적의 100%가 인정되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는 인정하지 않는 등의 방안도 시행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사용주기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체크해 악용을 방지하고 있다. 엉뚱한 주기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불만도 상대적으로 적다.

 

차별 아닌 서로에 대한 배려 `생리공결제'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는 것은 약물에 대한 내성을 길러 좋지 않은 해결책이 될 수있다.

 후생복지관 4층 성평등 상담실을 운영하는 안미수 교수는 "생리는 여성의 생리적인 현상이지 병이 아니다. 생리로 인해 병결을 받는다는 것은 생리를 질병화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리한다는 것을 남자에게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을 지적하면서, "무엇보다도 남학생들의 이해와 여학생들 스스로 남용을 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되도록 모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있어 불편함이 없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생리공결제는 "생리통처럼 남자들이 모르는 부분의 고통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군 복무 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된다고 했다가 뭇 남성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어떤 여성의 경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정세웅(국제통상학과·02)학생의 말처럼 남녀 서로간의 배려가 필요한 사안이다.

모든 제도에는 악용 또는 오남용의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라는 말이 있듯, 제도를 만드는 취지에 적합한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제도의 존재 이유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 다음 호에서는 생리공결제를 실제로 시행하고 있는 학교를 찾아보고 제도 시행의 효과와 함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노력에는 어떠한 방안이 시행 되고 있는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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