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NGO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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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지 기자
  • 승인 2010.03.0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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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과 생명의 녹색사회 녹색연합

 

지난 2월 21일 다대포 해수욕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바다정화사업이 한창이었다.
 "누가 알아줘서 하나요. 우리 녹색연합 사람들이 오기 전엔 쓰레기장이던 모래사장이 우리 갈 때 쯤 되면 깨끗한 모습이 좋아서하죠" 일반 회원으로 참여하다 지금은 바다정화사업 총책임을 맡고 있는 남기성(49)씨는 여러 해 째 흐뭇함을 만끽하고 있다.


 `나 하나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환경 보존 사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짝수 달은 다대포, 홀수 달은 송정을 청소한다. "가끔 구청에서 나온 청소부인줄 알고 지나가던 사람이 `이것도 좀 치워주세요'하고 가기도 합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바다정화 사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명지대교 건설 등 5개의 법으로 중복 지정되고 있는 낙동강 하구를 지키기 위한 낙동강 하구 보존 운동은 물론 습지 보호 운동, 반핵 및 에너지 절감 운동, 환경교육이 그들의 주요 사업이다.


 녹색연합에서 만든 부산 교대 앞의 〈공간초록〉은 몇 해 전 도롱뇽스님으로 유명해진 지율스님의 제안으로 설립된 도심 속의 생태공간이다. 그곳에선 `녹색살이'라는 이름으로 천연 샴푸와 세제를 만들고 면 생리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도 집에서 샴푸를 만들어 씁니다"라고 말하는 남기성씨의 머리칼이 풀잎 같아 보였다.


 가끔 개인의 이권을 위해 환경단체에 고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기적인 의도가 보이지만 남은 녹지라도 지키기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지금 고3이어서 자녀와 함께 다대포에 올 수 없었던 장순철(53)씨는 자꾸만 `우리의 후손'을 이야기 했다. "쓰레기를 내버려두면 쌓이고 쌓일 텐데, 이렇게라도 치워야 후손들이 살 수 있겠죠"


 장갑도 안 낀 손으로 포대 가득 쓰레기를 담고 있는 남기성씨. "4월쯤 되면 부산대 학생들이 와서 녹색연합 일을 함께하기도 합니다. 환경사업에 연계된 과목이 있나봅니다" 사실상 개인이 환경에 관심을 갖고 단체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봉사활동 점수든, 학점이든 도와주러 오는 대학생이 있는 것에 그들은 고마워했다. "대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의미 없는 소비를 줄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여기 이 다대포 모래사장에 있는 쓰레기들도 원래는 소비로부터 나온 것들이니까요" 그는 크고 거창한 것을 부탁하지 않았다.


 환경은 사람과 가까이 있다. 하지만 환경을 위해서만 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직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는 부산 녹색연합에서 급여가 있는 사람은 간사라는 직책의 2명뿐이다. 회원 대부분은 사비를 털고, 시간을 쪼개서 사업에 참여한다. 그들은 녹색연합의 인력이 부족하고 재정이 열악하다고 했다. 그래도 그들은 공존과 생명의 녹색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녹색조끼를 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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