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답게, 후배답게 서로의 역할에서 관심을
선배답게, 후배답게 서로의 역할에서 관심을
  • 권순재 기자
  • 승인 2010.04.05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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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온기'와 `정'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 왼쪽 송승엽 조교, 오른쪽 박성민 팀장
 이번 생리공생에서는 우리대학 65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의 전반을 보살펴 주고 있는 기숙사 운영위원회를 찾아갔다. "저희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 기숙사생들이 저희에게 바라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라며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운영위원회 박성민 팀장은 "02년부터 근무를 시작해 어느덧 8∼9년이라는 꽤 긴 시간을 우리대학 학생들과 보냈다. 집에서 가족과 있는 시간보다도 출근해서 학생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숙사생들에게 형과 오빠로서 다가가진다"고 말했다. "98학번의 재학생을 처음 받아 기숙사를 운영했었던 그때와 지금의 학생들을 운영하는 부분엔 다른 점이 많다. 그땐 아무래도 공동체 의식이 강했다. 내가 조금 힘들고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선배는 선배로서, 후배는 후배다운 역할이 있었다. 그러나 개인주의 의식이 팽배해진 지금의 사회풍토 때문인지 학생들도 그러하다. 자신의 개성과 주장, 감정을 중요시 여기는 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따뜻한 온기를 찾을 수 없는 지금의 기숙사 문화가 아쉽다. 다들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어서 주변을 챙기기보단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며 근래 기숙사의 분위기에 대해서 말했다.


 이에 송승엽 조교도 "워낙 힘들고 각박한 사회 속에서 앞가림하기 바쁘다보니 남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꺼린다. 최근 재학생들도 타 학부·과 학생과 기숙사생활을 하길 바라는 학생들이 더러 있는데 서로 벽을 쌓고 지내는 모습들이 아쉽다"며 선·후배 간의 교류가 얕아지고 있는 대학문화에 대해서 지적했다.


 또한 "기숙사생들의 요구에 의해 한 학기동안 재학생은 재학생끼리, 신입생은 신입생끼리 방을 배정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같은 학부·과 학생끼리 인사조차 안하고 지내는 모습을 종종 봤다. 그 이후로는 꼭 재학생과 신입생을 섞어서 배정하고 있다"며 덧붙였고, 박성민 팀장도 "심지어 자기 선·후배를 고발하는 학생들도 있다. 자기는 연루되기 싫어서 고발하는 학생이나, 적발 된 후에도 반성의 모습을 보이기보단 벌점을 받거나 퇴사하면 그만이라는 태도의 학생들이 종종 있다. 그에 반해 후배가 잘못을 하더라도 선배가 찾아와 용서를 구하며 자기가 책임지고 교육하겠다며 선처를 부탁하는 등 멋있는 학생들도 있는데 참으로 대조적인 모습이다"며 학생들에게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과 선·후배 간의 공동체의식에 대한 사례들을 말했다.


 송승엽 조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상호 간 불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룸메이트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해 수면에 방해를 주는 경우도 있었고, 샤워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 다른 학생들에게 폐를 끼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기숙사도 대학생활의 연장선이라 보는데 이러한 행동들은 옳지 못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후배가 잘못하고 있으면 따끔하게 혼도 내줄 수 있어야 하고, 선배도 선배답기 위해 행동에 조심을 해야 다고 본다. 서로 지켜야할 기본의 예의일 뿐만 아니라, 서로 싫은 소리 못하는 모습은 부끄러운 일이다. 가족처럼 따뜻한 온기를 품고 정을 느낄 수 있는 집과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삭막하고 냉랭한 잠만 와서 자는 공간으로 여겨지는 현 실태가 아쉽다"며 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지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흔히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한다. 대학에 들어와 선·후배로서의 관계를 맺게 된다. 선배는 후배의 길잡이를 하는 멘토로서 후배는 선배·동기들과 어울리며 공동체로서의 삶을 영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양대 학생들 간에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는 기숙사, 더 넓게는 우리대학이 되면 좋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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