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공제, 시행부터 정착까지
생리공제, 시행부터 정착까지
  • 박수지 객원기자
  • 승인 2010.04.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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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의 생리공결제 도입과 진행
 1.`선거'라는 열린 공간을 통해 `생리공결'이라는 이름을 알림
 2. 학원 자주화 투쟁에서 총여학생회 요구안으로 `생리공결' 제시
 3. 상반기에는 `생리'와 `생리통' 등에 대한 정보를 학우들과 공유함
 4. 상반기 말에 `생리공결을 이렇게 시행 하겠다' 는 내용을 곳곳에 선전
 5. 곧 생리공결에 대한 전교 학우 설문조사 시행
 6. 학교 행정에 생리공결제를 건의하여 통과
 7. 2학기 개강과 동시에 `생리공결 신청하세요'라는 선전을 한달 내내 진행
 8. 후속사업으로 생리공결 평가 설문조사와 성(性)인식 설문조사를 진행

    지난 호에서는 `생리공결제'에 대한 해양대 구성원들의 다양한 여론을 살펴보았다. 다수의 여론이 `생리공결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큰 걸림돌은 악용 가능성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대학은 어떤 방식으로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을까? 국가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06년 중앙대를 시작으로 일부 대학에서 시행되기 시작한 `생리공결제'는 악용사례가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때문에 이를 시행중인 일부 대학에서는 제도를 강화하거나 폐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부산 지역에 소재해 있는 대학 중에서는 부산대와 동아대가 `생리공결제'를 시행중이다. 이중 횟수로 5년째, 이제는 안정적으로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는 동아대를 다녀왔다.

                     

▲ 동아대학교 생리공결제 신청 화면,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신청 할 수 있다

 동아대는 06학년도 총여학생회의 공약으로 생리공결제가 시행되었다. 처음엔 학생지원실에서 공결서를 받아 공결일 전후 3일 이내에 교수님께 직접 제출하는 식으로 시행되었다. 생리통으로 아픈 학생에게는 불편한 제도였다. 그 후로 2007년, 2008년, 2010년 세 번의 학칙 개정을 거듭해 인터넷을 통해 공결 신청을 하는 지금의 제도가 되었다.

 동아대 총여학생회 김하나 회장이 보여준 `생리공결제' 신청방법은 매우 간편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학생정보탭을 클릭한다. 그 중 수업정보 탭에서 공결신청을 클릭하고 공결사유로 `여학생의 생리로인한 공결'을 선택하면 해당 일의 모든 수업에 공결이 완료된다. 생리공결을 한 뒤 3주 이내에 여학생 과에서 확인서를 받아 교수님께 결석계를 제출하면 그간 질병이나 가족의 사망, 실험실습, 남학생의 예비군 훈련 등의 사유에만 인정됐던 `공결'에 포함돼 출석으로 인정된다. 동아대는 또한 다음의 학칙으로 이용 횟수에 제한을 두고있다.

*동아대 학칙의 공결규정 제10항 여학생의 생리로 인한 사유:월 1일 이내, 학기당 4일 이내

 악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하는 물음에 동아대 총여학생회 김하나 회장은 "악용이 하나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악용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여학생만 듣는 수업같은 경우 일주일에 한번 있는 수업에 다수의 여학생이 공결서를 제출하면 수업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가 양심적으로 공결제도를 이용한다. `생리공결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학칙의 개정과 함께 개인의 양심에 맡긴 결과 안정적인 제도 정착이 이루어진 예라고 볼 수 있다.

 김하나 회장은 "교수님에 따라 같이 어울리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생리공결서를 제출하는 등의 경우에는 공결서를 거부하시기도 한다"며 교수의 재량으로 융통성있는 제도 시행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제도에 악용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수의 권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것 또한 제도의 존재 이유"라며 해양대의 `생리공결제' 시행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느 학교나 `생리공결제' 시행에는 우려와 부담이 따른다. 적절한 보완책 마련과 학생들 스스로의 윤리의식이 따른다면 `생리공결제'의 시행은 그 목적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을 앞세워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어떨까. 해양대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 다음 호에서는 `생리공결제'에 관련한 전문가의 의견과 우리대학의 사례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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