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존중하는 성숙한 문화 태도
섹슈얼리티 존중하는 성숙한 문화 태도
  • 박수지 기자
  • 승인 2010.05.1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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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사회교육원은 전통적인 젠더의식을 극복하고 여성과 남성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다. 우리가 막연하게 인식하는 여성의 권리에 대해 김정화 원장의 말을 들어보았다.

 매달 수정란이 착상하지 않은 자궁벽이 헐려져 피를 흘리게 되는것이 생리다. 이 과정에서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고통이 따르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 그리고 불편의 정도는 다릅니다. 제 개인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사춘기 때 생리 기간 중에는 늘 구토와 심각한 복통을 앓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생리는 내 몸의 변화와 성장을 알려주는 즐거운 것, 또는 출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능성이자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은 해양특성화 대학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학생 수가 적다. 김정화 원장에게 생리공결제의 필요성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물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리할 때 느끼는 고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몸의 주기적인 변화인 생리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고통을 겪는다면 우리 문화 전체가 그에 대해 배려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실제로 생리공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여학생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하더라도,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존중하는 우리 사회의 성숙한 문화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왜 여성의 권리에 대한 담론이 나오는 것일까? 그만큼 그 권리가 존중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가지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생리나 출산, 수유 같은 것들은 남자들이 대신하거나 공유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성의 생애 주기별 변화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복지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복지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오랫동안 남성이었기 때문에 여성복지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니까요"
 

대학 내에는 총여학생회라는 자치기구가 있다. 총여학생회가 없을 경우에는 여성국이라는 이름으로 총학생회의 특별기구가 자리잡은 경우도 많다. 같은 취지의 활동을 하는 대학 내 총여학생회에 기대하거나 바라는 점을 물었다.
 "저는 총학생회가 젠더 의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면 총여학생회가 따로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총여학생회 활동이 필요하다면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복지의 확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남학생, 여학생 모두가 젠더 감수성을 예민하게 키울 수 있는 정치 프로그램이 필요할 겁니다"
 

소규모 사회인 대학 내의 젠더문화는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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