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NGO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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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지 기자
  • 승인 2010.06.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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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세상의 작은 변화 〈청년유니온〉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냉소주의가 만연해 있는 20대는 그 소시민적 태도에 `20대 보수화론'등 욕을 먹고 있다. 이런 때에 `청년노동의 질 향상을 통해 청년층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을 도모'한다고 자신들을 소개하는 〈청년유니온〉에 눈길이 간다. 동의대학교 철학윤리문화학과에 다니면서 〈청년유니온〉 활동을 하고 있는 한준엽씨를 만나보았다.
 

많은 청년들이 최저임금 안팎의 돈을 받으며 `알바'를 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은 실상 청년비정규직의 권리 구제를 위한 노동조합이다.
"얼마전에 부산지역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들 5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해봤습니다. 대부분이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시급을 받으면서도 큰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간식을 챙겨주니까' 등의 명목으로 합리화하고, 스스로를 의식화 시켜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의 생활은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의 의미있는 실천'의 연속이었다.
"저는 이를테면 옷사는것에 대해 무심한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입으로 `진보도 멋있을 수 있다' `간지나는 진보'를 말하고 다니면서 실천하지 않는것이 마음에 걸려 일부러 옷도 한 벌 두 벌 사보고 있습니다"

<청년유니온>활동가 한준엽씨

10학번인 그는 배우고 싶은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군대 가기 전에 집회·시위문화 라던가 노동문화, 진보문화에대해 공부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메이데이를 보면 `노동자를 위한 축제'라고 할뿐 전혀 축제의 모습을 띠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들 빨간띠를 두르고 조끼를 입은채 축제라기보단 투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악영향을 끼치는것이 문제입니다"

그가 처음 집회에 참여한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촛불시위가 일어났을때 처음 참여해봤습니다. 전교조활동을 하시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 후로 고등학교때 〈작은책〉이라는 잡지에 10대의 목소리를 낸 칼럼을 몇 번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생각하고 말하고 무엇보다 실천하기 위해 애썼다. 대학원을 성공회대에 있는 NGO학과에 갈까 생각중이라는 한준엽씨에게 `NGO활동이 유망직종이라더라'라고 말하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관념론자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믿는 그에게 〈청년유니온〉은 무엇일까?
"더 썩어빠질 세상에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청년유니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비정규직(알바)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그저 동정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회의감에 빠질때도 있습니다"

현재 청년유니온의 온라인 회원은 1500여명 정도 이다. 양적팽창과 지역별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부산지역 모임에서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온라인상으로 정팅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유니온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끝으로 같은 20대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다. "관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가끔 온라인상에서 토론을 하다보면 날선 대립이 오고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혁명처럼 큰 것을 기대하지 않지만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그는 줏대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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