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편견, 과감히 무너뜨렸다
시드니의 편견, 과감히 무너뜨렸다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0.06.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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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지 못한 자 일도 못한다

▲ 해질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오페라 하우스, 달링하버, 써큘러 키 시드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시드니를 호주의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나 또한 시드니가 호주의 수도인지 알았다. 그만큼 시드니는 관광 문화 상업의 중심지로 많은 이민자들이 공존하는 다문화 도시이다. 이 말인 즉 시드니에는 한국인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호주가기 전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다. 시드니는 "한국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영어공부하기엔 안좋다더라", "한국 사람끼리 모여서 소주만 마신다더라" 맞다. 정말 시드니는 가끔 한국인가 할 정도로 길을 걸으면 한국말을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호주의 대부분을 시드니에서 지낸 나로서는 이 말에 공감은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선 호주는 한국인이 많은 만큼 다른 외국 사람들도 많다. 이것은 그만큼 한국인 이외의 여러 인종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한국어도 가르치고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여러 인맥을 쌓을 수 있었다. 이집트사람이지만 영어 외 3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던 의사친구, 일본인이지만 한국여자친구를 둔 대학생 친구, 한국의 음식과 연예인을 좋아하던 홍콩친구, 오래전 이민을 와 한국말을 잘 못하던 한국인, 그리고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살고 있던 회계사 언니들 정말 멋진 시간이었다.

 그리고 호주의 어느 지역보다 교육기관도 가장 많아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의 선택의 폭이 넓다. 이민자들이 많은만큼 영어학원시설이 발달되어 있으며 그 프로그램 또한 체계적이었다. 보통학원에 다니면서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영어공부를 하려면 한국말을 안쓰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시드니는 이미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상점과 레스토랑이 현저하게 많기 때문에 일을 하기위해서는 한국 사람끼리의 정보력과 인맥은 생각보다 아주 중요하다. 이를 통해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고, 영어 교육기관에 무료로 가입 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고향 오빠를 통해서 한 외국인 친구를 소개받아 영어도 배웠고 집에 초대도 받았다. 생각보다 만나기조차 어려운 사람이 호주 원어민인것에 비하면 나는 정말 행운아였던 것이다. 이렇듯 나는 여러 도움으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세상은 혼자서 살 수 없는 곳이 아닌가? 한국사람끼리만 다니면 곤란하겠지만 한국 사람을 잘 알아두면 생각보다 좋은 일이 많은 곳이 시드니다.

▲ 달링하버에서 바라본 시드니시티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가장 시드니에서 좋았던 점은 여러 가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다. 이민 사회이니 만큼 여러 나라에서서 온 사람들이 음식점을 경영하는데 일본음식점에 가면 토종 일본인이 음식을 만들고 터키 음식점에 가면 터키사람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서빙까지 한다. 한번은 아프리카 음식점도 보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않고 맛보지 않았던 음식들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또한 매년 세계적 규모의 게이 축제, 차이나 타운에서의 사자 춤, 이탈리아 거리에서의 이탈리아 문화 세계여행을 가지 않고서도 느낄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아침이면 커피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던 시드니의 비즈니스인들. 정장차림에 배낭가방과 운동화를 즐겨 신던 그들은 가끔 무단횡단도 일삼치 않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금요일만 오면 펍(PUB)에 가서 맥주한잔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었다. 클럽에서는 누가보든 자기 흥에 겨워 춤을 추고, 화창한 날이면 태닝과 수영, 서핑을 즐겼던 사람들은 시드니가 낳은 시드니를 있게 한 사람들임에 분명했다. 시드니의 도심 속에는 하이드 파크라는 큰 공원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볼 수 없던 도심 속의 작은 휴양지 같았다. 아마 시드니도 이 공원처럼 분주하고 시끄럽지만 여유로움이 베어 있는 곳이었던 것 같다. 시드니 한 중심에서 나는 그들과 함께 그 여유로움에 빠지곤 했는데 한국인은 뭘 위해 그렇게 바쁘고 치열하게 사냐고 물어보던 내 외국친구들에게서 내가 배운 것은 즐기지 못하는자 일도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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