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독도가는 한 배를 탔다
우리는 독도가는 한 배를 탔다
  • 최지수 기자
  • 승인 2010.09.0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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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해양과학체험교육 독도탐방행사를 마치고

 대한민국에는 3153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그 많은 섬들 중에서 독도만큼 애틋한 이름을 가진 섬이 또 있을까.

 `2010 해양과학체험교육 독도탐방행사' 첫날 오전 열한시, 대한민국의 섬 독도로 가기 위해 우리대학 시청각동에 부산광역시 고등학생과 미국교포학생, 그리고 학생들의 인솔교사가 모였다. 오직 독도에 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모인 이들은 출신학교, 심지어 출신 나라까지 제각각이다. 입항 전 12조로 나뉜 학생들의 표정에는 독도에 대한 기대감과 처음 만난 조원들 사이의 어색함이 반반씩 묻어나 있었다.

 "우리는 한 배를 탔다∼" 라는 구호를 외친 후 한바다호에 탑승하고 독도에 관한 특강을 들은 뒤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이름과 구호를 정하고 깃발을 만드는 팀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만난지 채 몇 시간도 되지 않은 학생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해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지만, 하나의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의 유대감은 어디서든 통하는 법. 독도로 하나 된 학생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멋진 구호화 깃발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만든 구호와 발로 재치있게 발표까지 한 학생들에게서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패기가 느껴졌다.

 첫날 마지막 일정은 독도 퍼포먼스를 위한 핸드 프린팅. 자신들의 이름이 새겨진 현수막 위에 다들 제각각 독도에 대한 마음을 쓰고 물감 묻힌 손바닥을 찍으며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독도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커져만 갔다.

 그렇게 한바다호 에서의 첫 날을 보내고 이튿날 새벽, 독도는 바다가 허락한 사람만이 갈 수 있다고 했던가. `독도는 우리땅' 노래와 함께 잠에서 깬 학생들은 파도 때문에 독도에 접안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해야 했다. 카메라에 습기가 차서 작동이 안 될 만큼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갑판에서 저 멀리 독도를 보는 그 순간, 모두는 애국자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하염없이 독도를 지켜본 후 선실로 들어왔을때의 아쉬움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아마 아쉬움이 남았던 학생들의 마음에는 독도를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렇게 독도 일정은 무산되었지만 울릉도는 학생들의 아쉬운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화창한 날씨와 수려한 경치로 학생들을 맞이했다.

 도동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관광을 했는데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거북이바위, 곰바위 등 각양각색의 바위들과 형형색색의 바다가 독도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잊게 했다. 관광을 마치고나서는 울릉도 해안길 도보를 했는데 덥고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힘듦을 내색하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 덕분에 학생들은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발걸음이 닫는대로 가다가 널찍한 곳이 보이면 단체줄넘기와 OX퀴즈를 하며 학생들 사이에는 그간 남아있던 어색함의 벽이 눈 녹듯이 사라져갔다. 울릉도 일정을 마치고 도동항에서 손짓하는 괭이갈매기들을 뒤로한 채 승선한 후 실시한 둘째날 마지막 일정은 독도페스티벌 장기자랑이었다. 단 한 시간의 여유가 주어졌을 뿐인데 장기자랑을 펼치는 학생들의 수준은 가히 놀랄만했고, 춤과 노래를 하며 심사위원이 되신 선생님들의 눈에 들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마지막 날, 각 조원들이 독도에 대해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세 가지씩을 발표 했다. 독도에 가지 못했음에도 사흘간 학생들이 독도에 관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발표였다. 그렇게 배가 우리대학에 도착하고 하선할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의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비록 몸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지만 마음만은 독도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학생들은 헤어질 때도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한 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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