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장학생 선발기준 변화, 아무 공지 없이 이뤄져

다자녀 없애고 성적순 늘린 근로장학생 선발 수혜자는 누구?

2015-10-08     김태훈 기자

 

  지난 9월 3일 학교 홈페이지에 15학년도 2학기 국가근로장학생(이하 근장) 선발자가 발표됐다. 선발인원은 지난 학기보다 4명 줄어든 114명으로 교내 97명, 교외 17명이 배정됐다. 하지만 이번 선발기준에 대해 한 학생은 "학점이 4.2 이상이며 소득분위도 1순위지만 선발되지 않았다"며 "도대체 누가 선발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대나무 숲에 올려 큰 논란이 일었다.

 이번 선발기준에 대해 입학장학과 윤인지 팀원은 "지난 학기와는 다르게 선발기준에서 다자녀가구와 다문화가구 등을 배재한 채 선발했다"며 "전체 선발인원이 작기 때문에 우선 선발자 수를 줄여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비율을 늘리고자 시도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학기 근장 지원자 중에서 소득 1순위, 즉 소득 4분위 이하에 속한 학생은 800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매 학기 소득 1순위 학생들 중 우선 선발을 제외하면 지난 학기 성적순으로 선정되는 비율은 10% 남짓이다. 윤 팀원은 "같은 소득분위 내에서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해 기회를 주고자 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덧붙여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선발기준은 권유사항이며 학교 측에서 일정부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학기 다자녀가구로 근장에 선발됐던 송혁주 학생(국제통상학과·14)은 "선발기준 변화로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다수 선발된 것을 뒤늦게 들었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는 그런 특혜가 아니라 성적장학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덧붙여 "동생들이 많아 집에 용돈을 달라고 하기 힘들다"며 "학원까지 다니느라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근로장학금이란 한국장학재단에서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균등한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높은 시급과 쉬운 근로환경으로 매년 선발인원보다 몇 배수 이상이 지원하며 많은 학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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