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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키오스크 사용법, 65세 이상 대부분 사용에 어려움 겪어" "노년층은 모바일 뱅킹 등의 이용에 도움 필요해" "모두가 평등하게 기술의 발전을 누릴 수 있어야"
소외된 기술 발전
2021. 04. 16 by 주현지 기자

 다들 한 번쯤은 무인 주문·계산 기계를 사용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음식점, 카페, 마트에 이르기까지 키오스크는 우리 일상 곳곳에 들어와 있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다.

▲ 키오스크(Kiosk)

 그렇다면 키오스크(Kiosk)란 무엇일까? 키오스크란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단말기를 말한다. 공공시설, 대형서점, 백화점이나 전시장, 또는 공항이나 철도역 같은 곳에 설치되어 각종 행정절차나 상품정보, 시설물의 이용 방법, 인근 지역에 대한 관광 정보 등을 제공한다.

 

 이처럼 사전에는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무인단말기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정말 대중들은 쉽게 이용하고 있을까? 당장 주위의 말만 들어보아도 기계사용에 익숙한 10, 20대들조차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 역시도 그렇다. 며칠 전 버스터미널에 갔는데 항상 매표소에서 표를 발급받다가 그날따라 사람이 많아 키오스크를 이용하게 되었다. 익숙하게 사용하던 카페와 음식점 키오스크와 달리, 버스터미널 키오스크는 기능이 많다 보니 복잡하고 헷갈려 헤맸다.

 

▲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그렇다면 중·장년층, 어린아이들, 장애인의 경우에는 어떨까?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장년층의 경우에는 큰 화면에 비해 작은 글씨, 테이크 아웃 등 영어로 표기된 단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아직 키가 작은 아이들이나 휠체어를 타는 분의 경우에는 키오스크의 높이가 성인에게 맞춰져 있어 손이 닿지 않거나 빛 반사로 인해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음성안내나 점자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계사용의 어려움에 기다리는 뒷사람의 눈치가 보이고, 빠른 회전율을 위해 시간제한이 걸려 있다는 점까지 더해져 아예 주문을 포기하는 사례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65세 이상 고령자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9월 한국소비자원에서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키오스크 이용 경험자는 이용 난이도를 평균 75.5점으로 평가했다. (100점은 '매우 쉬움', 0점은 '매우 어려움'을 뜻한다)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는 응답자의 51.5%'복잡한 단계'를 꼽았고, 이와 함께 '뒷사람 눈치가 보임'(49%),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44.1%) 등의 이유도 있었다. 위 조사와는 별도로 소비자원은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65~69세 소비자 5명과 70세 이상 소비자 5명을 대상으로 실제 각 매장의 키오스크 사용 모습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대부분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실패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업장별로 차이가 있긴 했지만, 키오스크 사용을 돕기 위한 시스템은 대체로 미흡했다고 한다. 교통시설과 대형마트, 극장, 식당 등 총 30개 점포 중 대형마트는 모두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상주하고 키오스크에 '직원 호출' 버튼을 설치한 반면, 나머지 점포 중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있는 곳과 직원 호출 벨을 설치한 곳은 패스트푸드점 1곳과 교통시설 1곳뿐이었다. 30개 점포 중 고령자용 키오스크 화면을 운영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키오스크 사용법을 게시한 곳은 9, 관련 음성 안내를 제공하는 곳은 16곳이었다.

 

 필자 역시 종종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사용법에 대한 안내가 게시되어 있지 않고, 물어보고 싶어도 직원이 바쁘거나 카운터에 없는 경우가 많아 눈치껏 사용해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장년층이 익숙하지 않은 기계를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 모바일 뱅킹

 뿐만 아니라 모바일 뱅킹, 스마트 폰 사용 등에서도 중·장년·노년층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한국은행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는 89.3%, 40대는 76.9%, 60대 이상은 13.1%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이용 난이도는 평균 65.3점이었고, 이용 단계별로는 '회원 가입 및 로그인'58.5점을 기록해 가장 어려운 단계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일부 은행에서는 글자 크기를 키우고 화면 구성을 단순화했지만 정작 회원가입, 본인인증 등 복잡한 절차는 기존 앱과 별 차이가 없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하는 한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모 바일 뱅킹을 배우고 싶어도 어디서 누구한테 배워야 할지 모르고, 하다가 잘 안 되면 물어볼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한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60대 이상 어르신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용법이 아니기에 알려주거나 도와주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각 지역의 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키오스크, 모바일 뱅킹 이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공공기관과 기업체에서도 무인판매대 이용 도우미 봉사를 시행하는 등 디지털 소외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디지털 소외 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편리함을 위해 개발된 기술들이 소외된 사람을 만든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인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기계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것은 어떨까? 모두가 평등하게 기술의 발전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본다.

 

 

 

 

 

 

 

 

 

 

<출처>

키오스크 [Kiosk]” 시사경제용어사전기획재정부 2017. 11.

고령소비자에 대한 전자상거래·키오스크 등의 비대면 거래 교육 필요”, <한국소비자원>, 2020.09.09.,https://www.kca.go.kr/home/sub.do?menukey=4002&mode=view&no=1002988750&page=5

곽안나, “65세 이상 고령자 키오스크어려움 겪어”,<인천일보>, 2020.09.09.,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7256

키오스크 문제점 총정리 - 모두에게 평등할 순 없을까?, https://blog.naver.com/sun32ys/221684449507

김봉아, "어르신들 모바일뱅킹 하고 싶은데어디서 배우나요?”",<농민신문>, 2019.12.02, https://www.nongmin.com/plan/PLN/SRS/317565/view

모바일뱅킹 시대

사각지대 소외 고객 '울상',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8377750&memberNo=1330376

디지털 사회가 무서워요_디지털 소외현상, https://blog.naver.com/gitacademy01/221678566993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everycvs/222140754342

https://m.nocutnews.co.kr/news/5455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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