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대학평가 이대로 좋은가?
언론사 대학평가 이대로 좋은가?
  • 임대원 기자
  • 승인 2010.11.03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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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 중구난방 지표로 대학 획일화 앞장서

 최근들어 교육 단체에서 언론사 대학평가 및 대학순위 발표에 대한 성명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7일 서울 8개 대학 교수협의회 연합회에서 "상업적 대학평가가 개별 대학의 특성과 전략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점수를 매겨 학교의 교육ㆍ운영의 질을 저해하고 있다"며 비판하였다. 또한 지난 15일 전국 40여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도 언론사 대학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발표하는 등 교육계 단체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사 대학평가를 비판이 일고 있다.
지표 선정의 타당성 및 전문성 부족

 언론사 대학평가에서 순위가 매겨지는 방식은 각종 지표의 총점수 합산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연구업적, 평판도, 국제화 등의 여러 지표에서 고루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또한 획일적인 지표를 사용해 대학의 특성화는 반영되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각 대학은 이 강점을 갖는 분야에 대한 평가는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대학의 규모가 고려되지 않으므로 거대 대학일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기획평가과 김진형 팀장은 "지표 선정에 대한 문제가 많다"며 "우리대학은 타 대학과 규모가 다르고, 여건 자체가 다른데, 이를 하나의 잣대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사가 발표한 순위가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대학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뢰성, 타당성이 제고 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지은(해사법학부·09)학생은 "우리대학은 해양에 강점이 있는 대학인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평가를 할 때 분야별로 좀 더 세분화된 평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간 불필요한 과도경쟁 촉발

 우리사회는 각종 순위에 굉장히 민감하며 학벌지상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런 사회적분위기에 비춰볼 때 대학평가 및 대학순위는 언론매체에서 단연 인기상품이다. 대학평가 결과가 나올 때면 각종 언론사에서는 대서특필하고 각종 미디어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된다. 또한, 이 대학평가는 연구비 지원과 시설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영향력은 심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큰 영향력 때문에 대학평가는 대학 간 과도경쟁의 원인이 된다.

 몇몇 대학은 외국인 학생을 검증 없이 입학시켜 국제화지수를 높이는데 주력하기도 하고. 연구 논문편수 늘리기 위해 질적으로 떨어지는 논문도 발표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소속대학에 유리한 지표를 적용하기 위해 로비도 한다고 한다.

 서상권(기관시스템공학부·08)학생은 "대학 순위가 발표되니 과도경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순위 발표대신 다른 대안이 필요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대학 획일화 조장에 `일등공신'

 언론사 대학평가의 지표대로면 우리대학은 해양특성화대학인 `해양'대학이 아니라 해양`대학'에 불과하게 된다. 이 지표들은 각 대학의 특성이나 강점이 고려되지 않으며 획일적으로 대학 줄 세우기에 급급한 지표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 대학에서는 대학평가의 파급력 때문에 지표에 맞추어 획일적 발전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 모 교수는 "우리대학은 세계 유수의 해양대학에서 벤치마킹하고, 우리의 시스템을 도입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양대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 대학평가에서는 저평가 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대학 순위만 보고 우리 대학을 평가 할까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정수지(해운경영학부·09)학생은 "대학평가의 취지가 대학교육의 질 향상일 것인데, 부작용이 더 큰 것 같다"면서 "공정한 기관에서 정확하고, 대학들 특성에 맞춰 평가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언론사에서 매년 발표하는 대학평가는 학부모·학생들에게 정확한 대학정보를 제공하고, 대학 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향상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대학평가가 교수들 연구업적, 시설투자, 교육환경 개선 등에 좋은 촉매제가 된 것은 사실이다.

 우리 대학의 모 교수는 "영국 같은 경우 매년 대학 심사를 하여, 평가기준에 미달인 학과는 가차 없이 없앤다"며 "이런 제도 때문에 영국의 대학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다."말했다. "대학평가가 대학발전에 원동력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긍정적면을 언급했다.

 하지만 대학을 위한 평가가 그 취지를 역행한다면 최대피해자는 단연 학생일 것이다. 언론사의 공정한 대학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대학의 고유 특성을 인정하는 공정한 지표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순위 발표로 인한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 대학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평가가 이루어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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