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을 聲하다
性을 聲하다
  • 이동건
  • 승인 2011.04.1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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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소리내어 말할수 있는곳

‘우리대학의 유일한 고민상담처’
‘성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 주는 곳’

우리대학의 성평등 상담실에 대한 수식어다.

성평등 상담실은 현재 우리대학 학생들이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특히 성에 관련한 고민이 생겼을 때 찾아 갈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후생복지관 4층 보건실 옆의 문을 열자 5평 남짓되는 아담한 규모의 성평등 상담실이 한눈에 들어 왔다.
성평등 상담실은 성문제 관련 개별 상담과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적, 법적, 의료적 문제해결 그리고 성문제 관련 행사, 실태조사, 연구수행을 목적으로 2003년 부터 안미수 교수와 보건실 약사 박
미정씨가 맡아 운영해 오고 있으며 매주 화,목요일에 상담이 가능하다.

또한 성평등 상담실에서는 성문제 관련 상담외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격유형검사(MBTI), 적성검사(HOLLAND) 등을 무료로 제공 하고 있다.

 

성평등 상담실을 맡고 있는 안미수 교수를 만나 보았다.


여학생회 활동을 통해 여성학 관심가져
성평등 상담실의 푹신한 소파에 마주 앉아 어떻게 여성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물었다. 안미수 교수는“대학에 입학 할 때만 해도 여성학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던 학생이었다”는 말과 함께 이야기를 꺼냈다.

안 교수는“대학교 1학년 이었을 때 나는 여학생회가 굳이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었다”며“그때 당시 나는 여자든 남자든 그저 자신이 잘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여성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냐고 묻자“2학년에 접어들었을 때 같은 과 여선배들에게 이끌려 여학생회에 들어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며 처음 여성학과 만나게 된 배경을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희롱에 노출 될 수도
안 교수는“여학생회에 들어가 선배들로부터 여성 차별 문제에 대한 교육을 받다보니 ‘여자는결혼하면내조를잘해야돼’,‘ 여자가빨래도못하니’,‘ 여자가요리도못해’같이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말들이 성차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요즘에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성희롱 또는 성차별을 하거나 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인지 하지 못해 큰 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덧붙여 안 교수는“성희롱, 성폭력이 여성에 국한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95%이상의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의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중심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학생들의 성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꼬집었다.

보이지 않는 피해자 더 많아
학내에서 성관련 사건이 발생할시 사건 해결을 위해 성윤리위원회가 개최되고 조사위원회가 설치되어 법적 절차와 징계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학교에 성관련 사건이 일어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 할 수 있지만 아무리 익명이 보장된다고 해도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해결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성희롱이나 성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의 경우 두려움에 더욱 움츠러들고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며“찾아오는 학생들 보다 훨씬 많은 피해 학생이 있을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사회의 잘못된 일반적 통념 고쳐야

피해자 유발론에 대해 안 교수는“보통 사람들은‘당한 이유가 있겠지’같은 피해자가 사건을 유발했다고 보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힘들 때가 많다”며“성희롱, 폭력에 의해 받는 상처보다도 주변 사람들이 쉽게 던지는 위로 아닌 위로에 더 많은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덧붙여 안 교수는 상처를 속에 품고 오는 학생들의 말을 편견 없이 들어주는 것이 다른 어느 것보다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며“학생들의 얘기를 들어주다 보면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의 고민 마음껏 들어 주고 싶어
안 교수는“성평등 상담실을 맡고 8~9년이 지나는 동안 여학생회가 적극적인 활동을 할때를 빼고는 충분한 재원이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많은 행사를 진행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이번에는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와 연계해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애쓰고 있다며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이 사회적 통념에 갇혀 살아
안 교수는“최근 학생들은 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 외에도 학업, 취업 등 많은 부분에 대한 사회적 통념에 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바쁜 것 같아 안타깝다”며“학생들도 꿈을 잊지 않고 한발 한발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성?

Sex(성)
􀓋 생물학적 의미에서의 성
􀓋 임신, 출산, 수유와 같이 여성의 신체, 생리적 특성을 이유로 차별
Gender(성별)
􀓋 사회문화적으로 남녀에게 다르게 요구하는 역할, 능력, 기질 등을 뜻하는 남성다움, 여성다움
􀓋 남성은 사회생활, 여성은 가정생활을 위주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한 차별
Sexuality(성애)
􀓋 성적욕망의 표출에 있어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고 인식하는 성적 정체성
􀓋 남성은 성적 표현에 있어 어느 정도 용인, 여성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한 차별

성희롱과 성차별

■ 성희롱
􀓋 성적 언동 등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는 것
􀓋 성차별 중 직접 차별에 해당

■ 성차별
􀓋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성(Sex)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행위

성희롱과 성폭력

■ 공통점
􀓋 원인
- 주로 지위를 이용한 남녀 불균형 권력관계
-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
􀓋 수단
-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인 언동에 의해 발생
􀓋 결과
- 상대방에게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 고통과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함
- 인권 침해

■ 차이점
􀓋 성폭력
- 성추행, 성폭행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
- 형사 처분의 대상
􀓋 성희롱
- 성폭력 보다 경미한 성적 언동
- 형벌 부과의 대상이 되지 않음

 

이동건 기자
leedk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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