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 -국토대장정편
기자가 간다! -국토대장정편
  • hjmoon5274
  • 승인 2008.09.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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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간다! -국토대장정편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국토대장정을 꿈꾸곤 한다. 2학년 1학기가 끝나고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낀 기자는 국토대장정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올해 여름은 여느 해보다 덥고, 모 회사에서 주최한 국토대장정에서 사고까지 발생해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의 우려와 반대 속에 땅 끝 해남에서부터 남한의 끝 임진각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7박 18일간 472.8km를 건강하게 완주하고 돌아왔다.
기본코스 : 해남→강진→영암→나주→광주→담양→순창→임실→전주→완주→논산→공주→조치원→천안→안성→임진각(파주)→서울
#준비
가방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은 법. 개인준비물은 옷 몇 벌, 옷핀, 선크림, 긴 양말, 세면도구, 베이비파우더, 반창고, 바늘, 실, 수저 등이 필요하다. 핸드폰과 MP3는 일상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지만 대장정 중에는 불필요한 것들이다.
0일차(7월28일)해남도착
13%의 걱정과 87%의 설렘으로 해남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7시간이 걸려 도착한 해남 땅 끝 송호초등학교. 저녁을 먹고 코스와 국토대장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나니 시계는 벌써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장거리 여행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맥주 한 캔에 우리의 다짐을 안주삼아 마시고 잠이 들었다.
#걷는 건 씻고 자는 일보다 쉬운 일
1일차(7월29일) 송호초교→면사무소 23km
5시 반에 일어나 발대식을 갖고 8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대열의 속도가 점점 빨라질수록 기자는 점점 뒤처졌다. 다들 노래도 부르고 재미있는 얘기도 해주는 등 격려가 오고 가는 가운데 어느새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폭염주의보로 입이 바싹바싹 말라 밥알이 입안에서 맴돌고 삼킬 수가 없어서 점심을 거의 먹지 못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식사 및 오침시간이다. 오전에 걷는 동안 얻은 피로는 꿀맛 같은 낮잠 1시간이면 회복이 가능하다. 낮잠은 보통 돗자리를 깔고 그늘이 있는 나무 밑이나 길바닥에서 잔다. 
힘들게 오늘의 최종 목적지 면사무소에 도착했다. 땀에 절어 있는 몸을 빨리 씻고 싶은데 씻을 곳이 안 보인다. 어디서 씻어야 하냐고 물으니 주최 측에서 씻는 곳은 ‘저기’ 라며 천막 두 개를 가리킨다. 들어가보니 커다란 통이 있고 호스 하나와 물을 퍼 담을 바가지 몇 개가 둥둥 떠 있다. 10분 만에 여자 15명이 샤워하고 빨래를 하고 나와야 했다.
텐트를 열심히 쳤는데 비가 온다. 첫날 신고식 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걷는 게 씻고 자는 것 보다 쉬운 것 같다.
#아프면 짐
2일차(7월 30일)면사무소→강진군 도암중학교 20km
대장정 중에는 아프면 자신만 손해다. 특히나 아픈 대원은 조원들에겐 짐이 될 수도 있다. 체구는 작지만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기자는 걷기 시작한 둘째 날에 병원을 가게 되었다. 첫날 해남에서 모기에 물렸었는데 그 자리에 물집이 생기더니 점점 부어올라서 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걷다보면 다리에 물이 흐르는 느낌이 들어서 다리를 보면 진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리를 잘라내고 싶은 고통에 어쩔 수 없이 대열에서 벗어나 이번에 국토대장정을 4번째 참여하게 된 언니와 함께 근처 보건소를 찾았다. 휴가철이라 보건소에는 사람들이 남아있지 않았고 의료원에 가서 진료를 받게 됐다.
의사는 ‘원인불명’ ‘정체불명’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주사2방, 연고, 약을 처방해줬다. 근처 약국에 약을 지으러 가니 약사 할아버지가 수고한다고 시원한 비타민음료를 한 병씩을 건네주셨다. 그야말로 ‘삶의 비타민’이라고 할 정도로 반가웠다.
걷지 못해서 점심을 먹기로 한 곳 까지 차를 탔다. 걷기 시작한 이틀째 차를 타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는데… 아프면 아프다고 제때 말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대원들에겐 짐!
#희망고문
4일차(8월1일) 강진군 작천중학교→영암군 세지중학교 28.8km
사실 며칠 안 걸었지만 여태까지 가장 힘든 날이었다. 기상시간 전부터 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지독한 무더위는 해가 뜬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고통이었다. 우리 조는 해양대학교학생 10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은 생활스태프로 2명이 빠지고 2명이 아파서 총 6명만 행군을 하게 되었다. 힘겹게 도착한 점심식사 장소는 그늘이 없어서 산 비탈길에서 돗자리를 펴고 데굴데굴 구르면서 낮잠을 자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아이스크림과 얼음물은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소중한 청량제였다.
걷는 양이 평소보다 많아서 걷는 중에 해가 어둑어둑해 졌다. ‘저 언덕만 넘으면 된다’는 희망고문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다. 그래도 도착해서 중앙에서 주는 수박을 먹고 다들 기분이 좋아져서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쏟아질 듯한 별과 별똥별을 헤아리며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잠든 지 2시간이 지났을까? 새벽에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깨어나서 어찌할 바를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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