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코너 - ‘만약 우리대학에 OOO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라는 엉뚱한 상상속에 벌어질 일들과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 재미있게 구성해 보는 코너입니다.
이번 IF코너에서는 ‘우리대학 기숙사에 자판기가 생긴다면?’이란 상상을 해보았다. 지난 284호에 실린 ‘똑똑똑, 매점 문 열려있나요?’ 보도에 따르면 외부업체였던 기숙사 매점이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인건비에 따른 수익성 문제로 매점 운영시간이 단축되어 기숙사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인건비가 들지 않는 복합자판기를 설치한다면 어떨까?
자판기는 1940년대,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인건비 절약을 위해 만든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음료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는 무인매점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자판기의 나라’인 일본의 경우 지하철이나 학교, 회사 등의 공공장소에 다양한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색자판기라고 해서 커피, 음료 뿐만 아니라 컵라면, 우산, 플랫슈즈, 양말까지 판매하고 있다.
출출한 기숙사 학생들, 선택의 폭은 좁다
아치사 기숙사 매점은 작년과 달리 평일에는 오후 11시까지 열었던 시간을 올해부터 오후 9시까지로 축소하였다. 더욱이 토요일은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며 일요일에는 개방조차 하지 않는다. 또한 식당 내에 매점이 함께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매점이 문을 닫으면 식당의 출입도 어려워진다. 캠퍼스 내에 문을 연 매점도 없고, 음식을 시켜 먹을 공간도 없는 기숙사생들은 출출한 배를 움켜쥐고 오늘도 늦은 시간에 방파제를 걸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성없는 복합자판기?
우리대학에서는 이미 도서관에 복합자판기가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복합자판기의 기계가격은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1,100만원 수준이다. 자판기 담당자인 부성벤더 신기식씨에 따르면 우리대학 도서관에 비치된 복합자판기의 한 달 매출은 약 4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매출 중 실제 수익은 20%로 대략 8만원 정도 된다. 신씨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복합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요구가 있어 설치하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우리대학 생활협동조합의 정현식씨는 “도서관 복합자판기 같은 경우, 바로 옆 후생복지관에 매점이 있어서 평소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며 “시험기간이나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업자에게 비치를 부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의 경우 학생들이 불편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 당장은 해결해 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기숙사 복합자판기의 실현가능성은?
수익성으로 볼 때, 현재로써는 기숙사에 복합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기계가격이 비싼 복합자판기 대신 컵라면만을 판매하는 자판기는 어떨까? 컵라면 자판기의 기계가격은 450만원 정도이다. 컵라면 한 개를 팔았을 때 150원~200원의 수익이 생긴다. 학생들이 야식으로 즐겨 먹는 컵라면이라면 수익성 측면에서 설치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내년 3월 초에 완공예정인 신축기숙사의 수용인원은 550명으로 기존의 아치사와 누리사생들과 합하면 1,100여명이 캠퍼스 내에 거주하게 된다. 우리대학 생활협동조합의 정현식씨는 “내년 초면 신축기숙사가 완공 된다”며 “현재보다 캠퍼스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 수가 늘어나면 복합자판기의 설치를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자판기 판매업체의 신기식씨는 “학교 측의 지원이 있다면 기숙사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도서관 복합자판기의 경우 시험기간 일주일정도를 제외하면 수익률이 크지 않지만 기숙사에 설치하는 경우 꾸준한 수익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자판기를 놓는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기숙사 매점의 운영시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단비 수습기자
dblee42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