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가야…”
[기자가 만난 선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가야…”
  • 김진영 수습기자
  • 승인 2012.07.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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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에서는 YMCA 시민사업국에서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정 동문을 만나보았다. 이제 막 여름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유난히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던 날, 동구 초량 3동에 위치한 부산 YMCA 안 카페에는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는 김현정 동문이 있었다.

▲ 김현정 동문 (동아시아학과·97)

책임이란 울타리 속에서 자유를 누리다

동아시아학과 1기 입학생인 김현정 동문, 그녀에게 대학은 ‘자유’ 그리고 ‘낭만’, 이 두 단어로 함축된다. 고등학교의 획일화된 생활과는 달리 대학에서의 생활은 스스로 하루를 계획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 그 자체로 낭만이 가득한 곳이다. “자유는 자칫하면 방종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유를 잘 이용한다면 대학 생활의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현정 동문, 선택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그러나 그 자유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저마다 개인차가 존재한다. 자유에는 분명 책임이 수반된다. 자신이 선택한 것, 행동한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처럼 김현정 동문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책임이라고 한다. 동기들과 여행을 가는 것,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 등 모두가 그녀의 선택이었다고.

세상을 향해 소리쳐 당당히 권리를 찾다

김현정 동문이 대학 2학년에 들어설 무렵, 그녀는 학내 역사 동아리인 ‘열린 서당’의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고 한다. 김현정 동문의 밝고 쾌활한 성격 탓인지, 여자로는 처음으로 ‘열린 서당’의 회장이었다고. 지금은 사라진 동아리지만 그때를 떠올리며 그녀는 잠시 회상에 잠겼다. 이곳에서 김현정 동문은 ‘아닌 것을 보고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웠다고 한다. 김현정 동문은 “그 때 당시에는 동아리 선배들이 자신의 역사관 때문에 정부의 규제를 받는 일이 빈번했다”며 자신의 권리를 억압받는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김현정 동문은 이러한 사회에 주눅들기는 커녕 오히려 당당히 세상의 부조리와 마주했다. 그저 ‘이건, 아니지’라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몸소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이러한 경험들이 밑거름이 된 탓인지 김현정 동문은 현재 사람들의 권리를 알리고 되찾는 일을 하고 있다.

▲ YMCA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현정 동문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꿋꿋이 가다

김현정 동문은 현재 YMCA 시민사업국에서 간사로 사회의 부조리한 측면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행정기관에 제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실, 기자에게 시민사업국의 간사는 많이 생소한 직업이었다. 그래서 김현정 동문에게 그 일에 대해 물어봤더니, 그녀 역시 시민사업이라는 일 자체가 사회에서 많이 주목받는 직업은 아니고, 박봉에 사회적 대우도 시원찮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다고 했다. 평소에 그녀는 지인들에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꿋꿋이 가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유난히 기분이 좋아진다는 김현정 동문. 그런 그녀는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그 길을 뒤따라올 누군가에게 등불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감동을 얻다

김현정 동문이 말하는 시민사업은 고립되어있거나 정체되어 있는 사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일이다. 주변의 인식이 어떻든 간에,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며 웃음 짓는 김현정 동문, 그 웃음 속에서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한 자부심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시민사업의 매력은 변화하는 사업 대상자들에게 있다고 한다. 그녀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며 만나는 다양한 사업 대상자들로 인해 때론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인간적 교류를 나누고, 소통을 함으로써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녀는 주로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위해 일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노인분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분들은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사업초기에는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시간이지나면서 그분들은 자신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시작했고, 현재 김현정 동문은 누구보다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젊은 아가씨가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애쓰는데, 나도 도와줄게”라는 말 한마디가 오늘도 그녀를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통학로 시민 토론회 개최

느껴지는 삶의 무게, 독서를 통해 덜다

누구든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면 사람들은 동료, 친구와 가족을 통해서 힘든 일을 해결해 나간다. 김현정 동문 역시 사람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지만, 그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한다. 힘든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녀는 독서를 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지친 일상에서도피하고 싶을 때 책을 통해 다시 일에 열중할 수 있는 활력을 얻는 김현정 동문. “나 혼자 아등바등 잘하려고 하다보면 어느새 ‘일’이라는 진흙탕에 빠져 혼자 질척거리기 쉽다”며 “그럴 때마다 책을 통해 생각을 비운다”고 말하는 김현정 동문에게 책은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큰 힘이다. 그래서인지 김현정 동문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말투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뜬 구름 잡는 것 마냥 쉽게 공감하긴 어렵겠지만, 빡빡한 삶을 사는 후배들에게 책을 권해주고 싶다”고 했다.

▲ 시민들과 함께 참여한 반핵시민 대책위

자신의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말하다

김현정 동문은 4년의 대학생활을 통해 얻은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인간관계라고 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서로 간에 약간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라며 ”너와 나라는 개념이 확실한 상태에서야 비로소 우리라는 개념이 확립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김현정 동문은 “후배들이 주어진 시간 동안 무엇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했으면 한다”고 했다. 요즘과 같이 토익 등의 자격증과 ‘A+학점’만이 주목받는 사회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에 사회에 먼저 나간 선배로서 김현정 동문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스펙이 될 수 있다”며 “후배들이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정 동문은 “사회의 굴레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20대들이 가진 열정을 마음껏 표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녀 역시 자신의 일을 통해 청년들이 가진 열정을 지역이나 사회가 가로막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YMCA 전국대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직원들

김진영 수습기자

rlaeksql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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