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돌지 않는다.
지구는 돌지 않는다.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3.09.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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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돌지 않는다고 말하면 “당신 교수 맞아?”, “돈 것 아냐?”하는 말이 바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들 가운데 지구가 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구가 돈다” 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나는 아직 그 증거를 제대로 댄 학생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자전을 설명하려면 ‘푸코진자의 진동’이나 ‘전향력’ 등으로 설명해야 하고, 공전을 설명하려면 ‘연주 광행차’나 ‘연주 시차’를 가지고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물리나 천체의 운동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이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또 설령 말로 설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실제 관찰로 확인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내가 태양이 지구를 돌아도 전혀 문제없다고 우기면 반박을 하지 못한다.

우리가 알고 있고, 확신하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이와 같이 자기가 이해하고 안 것이 아니고 남들이 사실이라고 말하니까 그냥 그렇게 믿고, 나아가서 신봉하게 된 것들이다. 그래도 남들이 아니라고 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든다. 나는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차라리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이야기하라고 하고 싶다.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을 믿고 그대로 이야기했으면 한다. 지구가 돈다고 하려면 확실히 이해하고 지구가 돈다고 했으면 한다. 우리가 사는 목적은 무엇인가? ‘행복’하기 위하여 이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행복은 내가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구가 돈다는 사실에 확신이 없으면서 지구가 돈다고 하는 데서부터 불행은 시작된다. 여기에서부터 마녀사냥은 시작된다. 지금도 도처에서 끊임없이 마녀사냥은 계속되고 있다. 나 자신을 그대로 아는 사람은 절대로 마녀사냥에 동원되는 일이 없지만, 나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마녀사냥에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체 남들보다 더 열심히 마녀를 찾아내고 돌을 던지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보고(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접촉하여) 알고, 생각하고, 행하는 놈이다. 여기에서 ‘행하다’의 의미는 실제로 행동하다의 의미는 물론이고, 생각만으로 라도 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내가 주인이 되어 알고, 생각하고, 행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 말이 의심스러우면 아주 간단한 실험으로 내가 나의 주인이 아니고, 망상이 나의 주인이라는 것을 쉽게 증명해 보일 수 있다. 내가 나의 주인이라면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반대로 내 의지에 의하여 생각을 멈출 수도 있어야 한다. 먼저 1분만이라도 생각을 멈출 수 있는지 확인하여 보자. 눈을 감아도 좋고, 뜨고서 한 물건을 주시하면서 라도 좋다. 만약 1분간 생각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매우 훌륭한 명상가가 될 소질이 있다. 다음으로 1분간 한 생각에 머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도 좋은 명상가가 될 소질이 있다. 아주 짧은 1분 동안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내가 내 주인이 아니라 잡생각이 나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이여,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보아라. 생각을 멈추고, 고요함에 침잠하면 서서히 맑고 밝은 자신이 드러날 것이다. 가장 작은 소리를 들으려면 가장 고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가장 잘 보려면 내 눈 주위를 될 수 있는 대로 어둡게 하고 대상은 밝게 하여야 한다. 아무리 고요한 상태에서도 마음이 산란하면 상당히큰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요, 아무리 눈이 좋은 사람도 마음이 산란하면 큰 물건도 보지 못할 것이다. 주인인 내가 대상을 볼 때, 대상이 왜곡되지 않고 바로 보이고, 주인인 내가 들을 때 제대로 들리는 법이다. 젊은이들이여,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 되어라.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라. 행복은 절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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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규 2020-07-04 10:08:20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