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그들이 말하는 봉사
팀장, 그들이 말하는 봉사
  • 조혜민 기자
  • 승인 2013.09.03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 팀의 대표자인 팀장은 팀원들을 단합시켜 원활한 봉사활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다른 학생들보다 어깨가 더 무거웠을 이들은 머나먼 몽골에서 어떻게 느끼고 활동했는지 알아보았다.

   

  [예능 교육] 김성태(해양체육학과․07) 팀장

   몽골 친구들을 가르친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어울리며 교류한다는 느낌으로 봉사에 임했다. 봉사 첫날은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 또, 몽골 친구들이 우리나라 문화를 잘 알고 있어 상당히 뿌듯했다. 우리가 한국의 얼굴인 만큼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봉사 때는 우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고 우리가 오히려 많이 배운 것 같다. 우리가 단지 순간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려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에게 미래에 어떤 발판을 삼을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뻤다. 그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고, 지금도 그들을 마음속으로 후원하고 있다.

   8박 9일 동안 봉사를 했다기보다 많이 배우고 간다는 느낌이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몽골 친구들에게 베푼다기보다 같은 또래이기 때문에 함께 즐기고 시간을 공유한다는 느낌으로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친구들에게 물질적․정신적으로 봉사하며 마음으로 느낀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처음에 갈 때는 몰랐던 여러 가지 따뜻한 감정을 많이 느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뿐 아니라 단장님, 부단장님, 동료들 사이에서도 우정, 의리, 서로에 대한 믿음 등을 많이 느껴서 정말 보람되고 아름다웠던 순간이었다. 답답한 한국을 떠나 몽골에 와서 많이 배우고 좋은 것 많이 얻어가는 것 같아 너무나 행복하다.

   

  [해양․과학 교육] 박재범(해양체육학과․06) 팀장

   봉사는 ‘봉사를 받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 봉사를 준비해서 와 보니, 실질적으로 그들은 우리의 교육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한국어학과 통역 학생들도 한국어 실습을 하기 위해 우리와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고, 교육을 받은 몽골 학생들도 원래 오기로 계획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오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교육 대상이 초․중학생이라는 말을 듣고 그 수준에 맞추어 교육을 준비했으나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만약 몽골 학생들이 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국 실습하는 학생 몇 명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재 몽골에 와서 봉사하는 단체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 우리 대학 봉사 프로그램 자체는 좋다고 생각하나, 정말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을 좀 더 알아보고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면 좋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어 즐겁게 봉사할 수 있었다. 민간 봉사단체는 봉사가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봉사 수혜자들에게 얼마나 이바지했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하나로 이곳에 왔다. 따라서 해외 문화 체험도 하고 다양한 곳을 돌아보며 국제적인 경험을 쌓는 등 교육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다음 기수에게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좋은 교육, 체험, 봉사활동 시간이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국어 교육] 정은성(전기전자공학부․09) 팀장

   원래 난 팀장이 아니었다. 갑자기 팀장을 맡게 되어 당황했고, 그 때문에 초반에 많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단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매우 엉성했고 교육도 체계적으로 준비돼있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도와주고, 계속해서 교육하다 보니 재미도 있어 열심히 했다. 밤마다 회의를 진행하고 토의하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준비할 때 몽골 학생들의 수준을 몰라 고생했다. 영상 자료를 준비했는데 한국어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웠다. 저번 기수에게 몽골 학생들이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들어 기초 단계 수준을 높게 잡았는데 방심한 것 같다. 당시에는 한국어 이름을 지어 주고 이름과 간단한 숫자를 익힐 수 있도록 게임을 진행해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태렐지에서 쓰레기를 줍고 울란바토르에서 제초작업을 했을 때는 몽골 공무원들의 관리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렐지의 경우 쓰레기 버리는 곳에 울타리를 두르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사람에게 벌금을 매기는 등 조처를 했다면 그렇게까지 엉망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제초작업은 공무원 몇 명이 제초기를 사용해 제거했더라면 손쉬운 작업이었을 것 같다. 이곳 사정은 잘 모르지만, 우리가 한 봉사는 공무원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빈곤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도움을 줄 가정이 어떤 상황인지 사전에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 곳인지 모르고 가정방문을 하니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다음 기수부터는 사전에 각 가정의 상황을 파악해 맞춤식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송범석(해사수송과학부․10) 학생단장

   봉사란 자신의 시간, 돈, 노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활동이다. 봉사하면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 주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봉사활동을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는 학교가 불교재단이었기 때문에 불교학생회를 하면서 2년간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다. 대학에 와서 2010년부터는 교회에서 하는 봉사활동에 많이 참여했다.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봉사였는데, 자원봉사 시간을 따로 받지 않고 활동했다. 그 때문에 이번 해외봉사활동에 지원할 때 봉사 시간을 인정받지 못해 조마조마했지만, 최종 합격하게 되어 기뻤다.

   나는 전혀 예능적인 인간이 아니다. ‘내가 언제 예능이라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이 분야에 뛰어들어보고 싶었다. 예능 분야에 지원한 친구들은 어떤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사는지 궁금했다. 내가 뭔가를 주도하기보다 같이 참여한 팀원들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몽골 해외봉사 지원과 예능팀 지원은 내게 하나의 도전이었다.

   해외 봉사활동은 국내에서보다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러 가지 선택권을 마련해 두고 상황이 바뀔 때마다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많이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4번의 사전 모임은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사전 모임 때마다 단장님의 조언을 듣고 계획을 고쳐나간 것이 실제 활동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예능팀은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100%다 발휘할 수 있었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고, 준비한 만큼 다 보여줄 수 있어서 후회가 남지 않는다. 방학이라 모이기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여러 번의 사전 모임과 단장님의 조언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학기 중에 모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노력봉사 준비는 교육봉사보다 미흡했다고 본다. 노력봉사 준비를 단장님께서 다 하셔서 우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을 많이 해 보고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속한 조는 할머니와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것밖에 할 일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다른 것을 준비했더라면 좀 더 의미 깊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우리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하나로 봉사활동을 갔고, 봉사만이 아닌 친선교류를 했다고 느낀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노력봉사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울란바토르 빈민촌이나 태렐지 등 도시 외곽과 시골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 보였다. 그런 곳에 일정 배부를 많이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교육봉사는 하루 정도가 적당하고, 대신 노력봉사를 더 많이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언제든 어디서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항상 있다. 봉사에 대한 진실 된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알아보고 찾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몽골에서 보낸 8박 9일은 최고의 순간이었다. 좋은 사람들, 좋은 동생들, 단장님까지. 비슷한 목표를 가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알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인 것 같다.

 

조혜민 기자

jhm7278@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