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서재] 앤디 워홀을 거울삼아 취업문을 열어보자
[향기나는 서재] 앤디 워홀을 거울삼아 취업문을 열어보자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3.10.1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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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교수 (IT 공학부)

 지난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으나, 언제 그랬나 했듯이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다. 며칠 전, 학보사 기자가 나를 찾아와서 “향기나는 서재”라는 칼럼을 소개하면서 원고를 부탁했다. 유행 중에 읽은 책 한 권(“21세기 창조적 인재의 롤모델 앤디 워홀 이야기)이 생각나서 덜컥 승낙했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추석 명절을 걱정 근심으로 보냈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아니다. 여행 가방을 싸는 중에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을 보아 알 수 있듯이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일대기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간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은 서언에서 소개했듯이 앤디 워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앤디 워홀은 정말 훌륭한 롤모델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을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은 동유럽 슬로바키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노동자 가정에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서 학교에 자주 결석한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때 심한 병으로 오랫동안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늘 그의 곁에는 연필과 화첩이 있었다. 앤디는 미술뿐 아니라 영화와 만화도 무척 좋아했다. 앤디의 꿈은 미술교사였으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가 암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의 꿈을 광고 디자이너로 변한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다.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섰지만 몸이 너무 약해서 이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장점인 상업 디자인이나 그림 그리기를 통해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기로 결심한다. 백화점에 가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면서 소심했던 그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한다. 드디어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한다. 백화점 진열장에 채색하는 일을 하면서 상업미술에 대한 꿈을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의 로망인 뉴욕으로 향한다. 그러나 뉴욕은 그렇게 쉽게 열리지 않았다. 포트폴리오(portfolio)를 들고 동분서주 하면서 자신을 존재를 알린다. 드디어 패션잡지인 ≪글래머≫에서 일하게 된다. 프리랜서(free-lancer)로 일하면서 잡지의 삽화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게 된다. 잡지 삽화 이외에도 앨범이나 책 표지, 크리스마스 카드 등 상업 디자인 활동으로 뉴욕에서 그의 명성을 넓힌다. 그 후 상업미술을 접고, 구두, 음료수 병, 깡통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을 대상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개척한다.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결국 영화도 촬영한다. 그의 첫 번째 영화 ≪잠≫은 절친인 친구가 알몸으로 자는 모습을 그대로 촬영한 6시간짜리 영화다. 이 영화로 많은 영화 평론가을 놀라게 했으며 그 후에도 키스하는 장면을 모은 ≪키스≫ 등 영화계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 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을 기사로 하는 잡지인 ≪인터뷰≫를 발간하고 케이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한다. 앤디 워홀은 한마디로 말하면 일상과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없애고 예술가도 돈을 벌 수 있고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예술 세계의 문을 열어준 사람이다.

앤디 워홀을 거울 삼아서 평소에 생각해 오던 몇 가지를 대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첫째, 자신을 홍보하라. 요즘 대학생들에게 최대의 관심사는 취업이다. 문명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전할수록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즉 앞으로도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그다지 녹녹하지 않다는 것이다. 앤디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수 없자 자신의 장점을 스스로 홍보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직장으로 직접 찾아갔다. 대학생들이여! 그저 취업사이트, 취업게시판, 신문광고 등만 쳐다보지 말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로 직접 찾아보십시오. 그곳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자신만의 장점을 꾸준히 갈고 닦아라. 비단 대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것 같다. 이렇게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비생산적인 시간인 것 같다. 앤디는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영화를 감상했다. 심지어 형을 따라 노점상을 하면서도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로 빠른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 이것이 ≪글래머≫에서 직장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예술을 상업에 접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학생들이여! 스마트폰보다 여러분의 끼를 마음껏 누려보십시오. 여러분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셋째, 사색을 즐겨라. 공부를 좀 한다고 하는 대학생들의 희망 직장은 하나같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다. 이것이 사회적인 풍조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어서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답을 자연에서 찾아보지 않겠습니까? 앤디가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많은 작품 소재를 찾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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