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시작만이 중요치 않기에
[취재수첩] 시작만이 중요치 않기에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3.12.02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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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기 전 우선 ‘취재 수첩’의 취지를 밝히고자 한다. ‘기자가 사건의 취재를 통해 느꼈던 부분들에 대한 후기’로써 독후감이 ‘책을 읽고 쓰는 감상문’ 이라면 취재 수첩은 ‘사건을 취재하고 쓰는 감상문’이라고 정의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만큼 취재 후 기자가 느낀 주관적 견해가 보여 질 수밖에 없음을 먼저 말하지만, 그 주관성은 모두 사실에 있음을 전하고 싶다.

 기말고사만을 남기고 슬슬 학기가 마무리 되어간다. 항상 이맘때쯤 모든 대학신문에는 1년 동안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위해 힘써온 학생회에 대한 평가가 기사로 실린다. 냉철한 평가만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에 우리 대학도 물론 예외 없이 ‘학생회 평가’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취재를 위해 총학생회를 비롯한 4개의 각 단대 학생회가 내세운 공약을 꼼꼼히 읽었다. 그 후 2학기에 들어 공약의 진전된 변화 정도나 지속여부 등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했다. 인터뷰 내용을 한마디로 결론 짓자면 모든 학생회가 공약의 대부분을 실천했고 그만큼의 노력을 보였으며 학생들은 만족했다. 각자의 바쁜 학교생활 속에서도 공약 이행을 이끈 학생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당차게 내걸었던 그들의 출사표에 비해 공약 수행과 책임성 있는 마무리는 아쉬움이 남아 보인다. 학기 초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던 그들의 외침이 학기 말 침묵으로 다가 온다. 각과의 부회장에게 임무대행이 이루어진 상태이지만, 아직은 남은 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치 못할? 개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회장직이 비어진 학생회가 눈에 보이고 또한 2학기가 끝나가지만 아직도 추진 중이라는 말뿐인 공약들이 몇 있다. 정권 말 흔히들 거론되는 지도자의 권력누수 현상을 가리키는 ‘레임덕(lame duck)’은 학기말이 된 그들의 지도력에는 이상하게 만큼 해당 되지 않았다. 그들이 완벽했기 때문일까? 그들에게 이 단어는 그냥 외딴곳의 용어일 뿐이었다. ‘레임덕’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지도자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반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을 져야할 그들은 현재 그 자리에서 볼 수 없었다.

 특별함과 설렘으로 시작한 처음은 평범함과 당연함으로 마무리되기 일상이다. 특히 초심을 지키기가 어려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스레 나온 것도 아닐 것 이다. 그들의 초심은 어디로 갔을까? 그들의 초심은 뒷심으로 발휘되지 못한 것이 아닐까?

 벌써부터 내년 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회장단의 행보가 시작되었다. 그들은 더 매력적이고 출중한 공약으로 시작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시작만큼이나 마무리의 중요성 또한 선거를 준비하는 학생회 후보자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이번 13학년도 학생회의 아쉬움을 14학년도 학생회는 기억해 주길 바란다.

 지난 8개월간의 기자 생활을 통해 그 누구보다도 ‘펜이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고 보아왔다. 그렇기에 기사를 쓰기 전 항상 사실에 바탕을 둔 글을 써야겠다며 다짐해온 나로서 ‘취재수첩’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지도 누군가를 비난하지도 않는 글을 쓰려했다. 다만 비판(옳고 그름을 가려 평가하고 판정함)을 통해 2013학년도 학생회의 공약을 되새겨 보았다. 또한 우리대학 학생들의 알권리를 전달하는 기자이기 전에 한국해양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으로서 올해 학생회의 아쉬운 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김수영 기자

yo15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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