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학엔 어쩐 일이야?
학생?! 대학엔 어쩐 일이야?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4.02.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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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교육기본통계 조사발표에 따르면 189개 일반대학과 142개 전문대학으로 총 432개의 고등교육기관이 존재한다. 증가한 교육기관의 수에 힘입어 1980년 30%밖에 미치지 못했던 대학 진학률은 현재 80%를 웃도는 모습을 보인다. 열명 중 여덜명은 대학을 진학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핸드폰에 저장된 친구들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통계상 대학진학을 포기한 2명의 친구는 없었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대학에 왔다.

어릴적 생각했던 대학의 모습들

 .중.고 유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학교생활의 12년을 지나 우리는 대학에 왔다. 자유에 대한 열망과 함께 우리는 청춘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캠퍼스의 로망을 품었다. 하지만 교수님이라는 단어는 어렵고 딱딱하게만 생각되었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그래도 대학입학을 압둔 당시 얼마나 설레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대학 김은지(항해학부·13)학생은 “대학에 가면 뭔가 더 진리를 탐구할 것 같았고 교수님과 여러 가지 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삶에 대한 조언을 얻을 것 같았다”며 학창시절 생각했던 대학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오동균(환경공학과·13)학생은 “대학을 진학하면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한 안찬솔(국제통상학과·13)학생은 “고등학생 땐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운 생활이 대학에 있을 것 같았다”며 대학생활을 꿈꾸었다.

▲ 출처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기대했던 대학생활과 다르다’

고등(대)학교

 문적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대학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자유에 대한 열망 등 대학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했던 모습들이 있었다.

 대학을 다니고 있는 현재. 어릴 적 생각했던 대학에 대한 로망과 이상은 여전히 남아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섭섭하게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에 대한 교류가 있을 것 같던 대학은 단지 고등학교의 내용을 심화해서 배우는 수준인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대학진학률이 80%를 웃돌지만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는 25위에 그쳤다. 반면 대학진학률이 29%에 불가한 스위스는 5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문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본연의 역할을 잊은 채 연구비 확보에 목매는 교수, 배움을 잊은 채 취업에만 열중하는 학생의 모습은 주인의식 없는 대학의 현 상황이다" 또한 "'성균관대-삼성, 중앙대-두산'과 같은 기업재단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대학경영은 자본의 논리를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왜?

 터뷰를 위해 던진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라는 물음에 순간 당황한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내 다수는 대답한다.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학졸업은 기본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등 각각의 이유도 다양하다. 한국대학신문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진학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4.8%는 '취업의 유리한 조건 획득', 18.8%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습'이라 답했다. 대학에 다니고 있는 우리가 생각해봐야할 가장 기본적인 의문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결론. 우리는 자신에게 물어야한다.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 출처 : 한국대학신문

2.4, 4.6, 10.5, 105 취업만이 살길?

 2.4, 4.6, 10.5, 105 각각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취업을 위해 1인 평균 2.4개의 대외활동, 4.6회의 어학시험응시, 10.5편의 자소서 제출, 105만원의 비용지출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얼마 전 '삼성총장추천제'에 대한 이슈로 사회가 떠들썩했다. 추천서를 받은 지원자에 대해 서류전형을 면제해 주겠다는 의도로 발표된 인사제도이다. 결과적으로 시행은 유보되었지만 "삼성은 다시한번 존재감을 떨쳤다"는 지적이다. 삼성 채용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 연간 20만 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며 '삼성고시'라는 말까지 나온다. 취업을 준비하는 우리는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대외활동 등 대학이란 4년 동안 해야 할 것도 많다. 스펙 쌓기를 위한 휴학뿐 아니라 졸업유보까지 대학생활 우리들의 모습은 서로를 너무나도 닮아있다. 이 같은 모습에 지식의 상아탑이 되어야할 대학은 제2의 취업양성소가 되어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성(유럽학과 외래교수)교수는 “대학시절 다양한 책과 경험을 통해 많은 지식을 확보하여 자신의 삶에 대한 폭과 깊이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대한민국에서 취준생으로 산다는 것’

꿈을 찾기 위한 과정

 크루트에서 시행한 대학진학에 대한 씁쓸한 설문조사가 있다. “4년제 대학교 입학을 후회한적 있으신가요?”라는 물음에 무려 74.8%가 “있다”는 응답을 했다. 그중 46.7%가 “4년 동안 공부를 했지만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서”라는 이유로 대학진학을 후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분명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 출처 : 인크루트(www.incrut.com)

  박미성(데이터정보학과·11)학생은 “‘그저 4학년 때 취업만 잘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1학년에 비해 학년이 높아질수록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대학에 진학한 이유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에 대하여 더욱 깊이 알아보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뷰에 응한 우리대학 해사산업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목표 없이 시작한 대학생활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진학은 연구원이 되겠다는 꿈을 찾아주는 기회가 되었다”며 대학진학의 의미를 되새겼다.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삶의 성찰과 생각이 대학시절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며 “사회가 요구하는 부분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신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한다”고 조언하였다.

 어느덧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로움이라는 설렘도 잠시 여느때와 다름없는 학교생활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갈 것이다. 무료한 일상 속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신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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