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이 내게 던지는 물음
영화 ‘변호인’이 내게 던지는 물음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4.02.26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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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안 페이스북을 포함한 여러 SNS를 통해 영화 ‘변호인’에 대한 평가가 넘쳐났었다. 한 편에서는 故노무현 대통령을 영웅화하기 위한 영화라는 평이 있었고, 다른 한 편에서는 특정 인물과 상관없이 좋은 영화라는 평이 있었다. 다양한 평론 속에 직접 상영관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였다.

 간략히 말하면 부산에 살며 ‘정의’에는 관심이 없던 세무변호사 송우석이 자주 가던 국밥집 아들이 부림사건에 연루된다. 사건 해결을 위해 국밥집 아들을 변호하며 변호사 송우석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온다. 그 사건 이후 정의를 위해 공권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된다는 내용을 그렸다.

 ‘부림사건’이란 1981년 제5공화국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으킨 부산 지역의 학림 사건이라는 데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영화에서 국밥집 아들 진우가 이 사건에 연루되게 된다. 학생들이 그저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좋은 책을 읽고 야학을 열어 지식을 가르치는 모임이었지만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그들을 빨갱이로 몰아간다. 감금시키며 고문을 통해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났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관심도 없고 그저 국가가 지시 하는 대로 움직이며 그것을 애국이라고 생각하는 경찰들의 모습에서는 분노를 넘어 두려움까지 느껴졌다. 게다가 사실을 밝히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검사와 적당히 타협하여 형량을 줄이려는 것에만 신경 쓰는 다른 변호사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했다. 그러나 송우석은 달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학생들의 편에 서서 당당하게 옳고 그름을 밝히는 송우석 변호사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불의에 맞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송우석 변호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 사건 이후 변호사 송우석은 ‘세무변호사’라는 이름대신 ‘인권변호사’라는 명칭을 갖게 된다. 의도치 않게 맡게 된 재판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또한 동시에 나에게도 내 인생에 저렇게 영향을 끼칠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았다. 그러나 아직은 내 인생에 이렇다 할만한 터닝포인트는 없어 보였다. 만약에 나에게도 저런 상황이 닥친다면 “부조리함 뒤에 숨지 않고 당당하게 발언하며 약자의 편에 설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화 속 권력을 이용하여 죄 없는 학생들을 탄압하는 국가와 그런 국가의 명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힘없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모습 속에서도 그들의 편에 서며 자신의 편리 대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변호사 송우석이 있듯이 우리 사회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에도 공권력을 남용하여 행사하는 일들로 인해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을 보면서 이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소수라도 부조리함에 저항하며 빛을 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꼈다. 나 역시도 그렇게 다른 사람과 이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정치색을 띄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우려했었다. 그렇지만 직접 관람해보니 그저 돈만 벌면 그만이라 생각했던 세무변호사 송우석이 인권변호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였다. 그 속에서 가슴 따뜻한 국밥집 아주머니 순애와 송우석 변호사가 어떠한 선택을 하던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무관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더불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혜련(환경공학과·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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