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가 만난 선배]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11.17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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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방송총국 주조 및 부조 감독 김동수 동문 (전자통신공학과·95)

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 코너에서는 kbs 부산방송총국에서 주조 및 부조 감독으로서 23년간 일을 하며 누구보다 자기 일을 좋아하는 김동수(전자통신공학과·95) 동문을 만났다.

200 : 1의 경쟁률을 뚫고 방송국에 취직해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감독이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공부가 좋았던 학창시절’

당시에는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고등학교를 전기 실업계 분야로 진학했다. 하지만 공부에 뜻을 접은 것은 아니었고 같은 분야인 전자통신공학과를 선택해 우리대학에 진학하였다. 항상 존경하던 고등학교 선배처럼 카이스트 대학원 입학을 목표로 삼고 새내기부터 공부하기를 좋아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김 동문은 “영어 공부와 학과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다”며 “30년 전 학교에서 토익을 많이 강조해 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열심히 해서 3등까지 수상한 기억이 있다”고 추억했다.

3학년이 되면서 진로에 대해 가장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10년 가까이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은 김 동문에게 갈등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끝내 취직을 결심한 김 동문은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했던 목표를 접고 취직에 매진하게 되었다. 지금도 학업에 큰 뜻이 있냐는 기자에 질문에 “지금은 큰 뜻이 없지만 젊어서 나의 목표를 위해 많이 노력했고 그 결과로 지금에 자리에 있는 것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우연히 들어갔던 CCC에서...”

김 동문에 대학생활의 중심은 영어공부와 CCC 동아리 활동이었다. 대학 입학 전까지만 해도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던 김 동문이 CCC에 들어갔다는 것은 뜬금없는 일이었다. 김 동문은 “신입생 정보기입란에 우연히 종교를 기독교라고 잘못 적었다”며 “황소연(선박공학과·87) 선배가 찾아와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CCC 동아리에 들어간 김 동문은 정말 열심히 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전한다. 신앙심보다도 더 큰 무언가가 CCC동아리에 있었다며 황소연 선배는 ‘정신적인 영향력을 준 형’이라고 정의했다. 김 동문은 “황소연 선배를 따라다니며 정말 많은 것을 얻고 배웠다”고 말한다. 황 동문이 아시아나 항공 부기장으로 있을 때에도 연락이 닿았었다며 깊은 인연을 이야기하는 김 동문은 “다시 연락이 닿고 싶다”며 마음을 전했다. 또한 김 동문은 “옆 교회의 부회장이었던 부인과 만난 것도 신앙심을 가지게 되면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진짜 취미는 영상물 감상’

취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동문은 “요즘은 골프를 주로 치러 다닌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김 동문의 진정한 관심거리를 알 수가 있었다. 김 동문은 어려서부터 TV시청을 좋아했고 지금에 와서는 수많은 영상물을 즐겨본다고 한다. 김 동문은 영화보기를 몹시 좋아해 한 달에도 수십 편의 영화를 본다고 한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매번 영화관에서 VIP회원으로 선정될 정도하고 한다. 김 동문은 “주로 혼자서 영화를 본다”며 “생각해보니 진짜 취미는 영상물을 보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런 취미가 방송국을 취직하고 싶어 하는데 연관이 있었다.

 

 

‘방송국에 입사하기 까지‘

졸업 후 처음에는 영광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을 시작했었다. 예전에는 KBS 공채가 매년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한전에서 1년 정도 일을 했었다. KBS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뜨자마자 망설임 없이 바로 지원했다. 김 동문은 “대학 생활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영어가 취직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빠른 이직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영상물을 좋아하고 부산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도 크게 작용했다. 주저 없이 지원서를 썼고 200 : 1의 경쟁률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가능하면 자식에게도 권하고 싶다”

김 동문이 방송국에서 하는 일은 생방송 주조 및 녹화방송 부조 감독이다. 한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보기 위해서는 주조를 통한 송출이 필요하다. 김 동문은 “주조는 방송을 보내는 것이고 부조는 방송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김 동문은 주로 주조 감독으로서 뉴스를 송출하는 일을 한다. 김 동문은 “적성에 맞고 비록 경쟁률이 높지만 자녀에게도 방송국을 직장으로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주일 동안 방송이 안 돼”

방송국에서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는 일은 방송사고이다. 사고의 경중에 따라 징계에서 경의서 작성까지의 책임이 따라온다. 김 동문도 방송국에 오래 일하면서 많은 사고들을 가졌고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 김 동문은 막 KBS에 입사해서 영도송신소에서 일을 했었다. EBS방송은 녹화만 따로 하고 주조를 KBS에서 같이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당시 송출하는 기계가 여분까지 모두 고장이 나서 1주일간 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사고가 있었다. 김 동문은“당시에는 아무도 상황을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경중이 너무 무거워 아무도 책임을 묻지는 않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패배의식에 빠지지 말고 노력으로 승부를”

최근에 김 동문은 우리대학을 찾아왔었다. 학과 후배들에게서 방송국 일에 대한 강연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김 동문은 “KBS가 공사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후배들이 언론고시로는 합격이 힘들고 전부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단정 짓는 모습을 보았다. 김 동문은 “후배들이 벌써부터 패배의식에 빠져 있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며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KBS에 취직한 전자통신공학과 후배들도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

 

 

김태훈 기자

wanx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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