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 대학생협
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 대학생협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12.11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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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학생 조합원 가입자 수 제로, 교직원보다 학생 수 적어

 

  생활협동조합을 알고 있는가? 간단히 사전적 정의로 말하면 ‘소비자가 스스로 생활 안정과 생활문화의 향상을 기할 목적으로 출자하여 생활물자 구매 등의 사업을 벌이는 협동조합 조직’을 뜻한다. 대학생활협동조합(이하 대학생협)은 조합원 모두가 사장이 되어 함께 조합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되고 조합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이용자’가 되며 조합에 투자하는 ‘출자자’가 됨을 의미한다. 자본주위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생협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대학 생협의 간판

 

아무도 믿지 마라, 대학생협을 설립한 이유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생협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는 서로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익사업을 운영할 경우 학생들은 그 수익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의심한다. 반대로 학생자치기구가 수익사업을 할 경우 학교 측에서도 의심을 하게 된다. 이후 1998년 12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제정됨에 따라 생협이 법적인 공신력을 갖게 되며 많은 대학들이 합법적인 수익사업을 하기 위해 생협을 설립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학생협이란 무엇일까? 대부분 학생들은 생협을 단순히 식당과 매점을 운영하는 업체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협은 학교의 3주체 학생·교수·직원에 참가와 협의하에 이루어지는 조합으로서 자본 논리로 해결되지 않는 복지와 생활 지원을 담당하는 공동체이다. 대학생협은 대학 내에서 합리적인 소비생활과 면학환경, 일상생활뿐만 아닌 문화생활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결성된 자발적 단체이다.

  대학생협의 특별한 운영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협의 가입한 조합원이 운영 정책을 결정 ▲둘째 생협이 운영하는 수익사업에서 남는 잉여는 다시 수익사업의 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등 다시 재투자 ▲ 셋째 가격이 싸다. 이윤을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기에 원가를 고려한 적정 가격으로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위태위태한 대학생협?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대학생협이 설립되고서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대학생협을 운영하는 대학은 총 33개다. 2010년 이후 국립대 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특별법 개정으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이 가능해지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협의 수는 늘었지만 조합원 수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대학생협의 조합원 가입 비율은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2004년 학생 조합원 가입률은 33.81%를 기록했으나 9년만인 2013년 16.6%로 ‘반 토막’ 났다. 또한 전체 조합원 가입률은 같은 기간 29.4%에서 17.3%로 떨어졌다. 따라서 학생들의 무관심과 홍보부족으로 대학생협들은 점점 생사기로에 놓인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대학의 경우 2012년 1월 1일 대학생협이 설립돼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3월 기준 392명의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고 학생의 수는 114명, 직원의 수는 181명, 교수의 수는 78명으로 집계되었다. 생협을 구성하기 위한 조건을 채우기 위해 초반에는 조합원 홍보 활동을 벌였지만 지금은 홍보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어 올해 6명의 학생 조합원이 탈퇴해 출자금을 받아갔지만 한명도 학생 가입자는 없었다.

  다른 대학생협의 경우 신입생들에게 모두 생협 조합원 가입서를 나눠주어 가입을 유도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생복지과 박선 팀장은 “내년에는 단대별 신입생 행사에 자료를 보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대학 홈페이지에 생협 조합원 가입 판업 창을 띄어 알리는 방법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에게 생협의 구성과 목표를 충분히 홍보하고 조합원 수를 늘린다면 더 발전된 사업과 더 향상된 복지시설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를 위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대학생협이 주로 하는 활동은 후생복지시설운영 및 관리에 치중되어 있다. 주로 매점과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규모가 큰 부경대의 대학생협은 레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활발하게 운영되는 일본과 비교해 상당 부분 축약된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 대학생의 배움을 지원하는 면학지원사업 ▲ 조합원의 건강을 지원하는 식생활 지원 사업 ▲자기발전을 촉진하는 여행사업 ▲ 학생들끼리 서로 돕는 공제사업 등을 생협의 주된 활동으로 뽑는다.

  일본은 면학사업으로 ‘책’을 대학생협이 창립된 이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교과서 판매는 물론이고, 각 대학에 전문서 보급에 힘을 기울인다. 이어 신학생들에게 개인 교재컴퓨터를 제공한다. 단순히 대학생협에서 컴퓨터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컴퓨터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에 건강을 지키는 ‘식’ 사업을 많이 다룬다. 많은 학생들이 식사를 거르거나 빵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아 식당 등을 운영해 큰 성과를 이루었다.

  한편 우리대학 생협은 학생식당과 카페 그라지에, 편의점, 멀티샵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박 팀장은 “어울림관 1층 빈자리를 사용하기 위해 다른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사업 확대에 대한 의견을 비쳤다. 덧붙여 “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수요를 파악하여 용도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만약 우리가 조합원이 된다면?

  대학생협의 특징 중 하나는 조합원들에게는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학생들이 1만원에 출자금을 내고 대학생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가 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로서 출자금에 대한 배당은 지급되지 않고 연말의 기념품을 지급하고 있다. 그 외 조합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으로 ▲ 매점 및 식당을 이용할 시 조합원증을 제시하면 할인혜택 ▲ 조합에서 운영중인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선발 우선권 등을 받는다.

 

  대학생협은 직접 참여라는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아직 생협이 조직되지 않은 대학의 학생들은 생협의 존재조차 모르고 비싼 프렌차이즈 커피만을 마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대학은 생협이 들어오고서 3년이 지났다. 대학생협의 가입한 학 한생 조합원은 “아직도 생협이 뭔지 모르는 학생들에게 생협을 알려 ‘우리의 복지를 우리 손으로’ 이뤄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학생활협동조합의 로고

김태훈 기자

wanx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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