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시장이 열린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거대시장이 열린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5.03.02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박평형수를 채우고 방류하는 과정
_선박평형수(Ballast Water)는 배의 균형을 잡아 운항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배의 안전성을 높이는 선박평형수는 출항 시 선박평형수탱크에 유입한 후 입항할 때 방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해양오염과 외부생물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의 우려가 커 IMO(국제해사기구)는 지난 2004년 선박평형수에 포함되는 생물·세균 수를 규제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채택했다. 보류된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의무화 조항이 이행되면 몇 백조에 달하는 거대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IMO 국제협약의 체결

__IMO에 따르면 매년 100억 톤 가량의 바닷물이 선박평형수로 이동되며 7000여 종의 해양생물이 운반되고 있다. 운반된 외래유입생물종의 대부분은 새로운 환경에서 죽지만 살아남은 종들은 강한 생존력과 번식력으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이를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처리설비 의무화에 대한 법 제정이 이뤄지고 있다. 선박평형수에 포함되어 있는 외래생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생물과 병원균을 사멸시킨 뒤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협약 발효에 있어 생물 제거 기술의 어려움으로 연기되어 왔다. IMO 회원국이 30개국 이상이어야 하며 전세계 선복량(선박 적재능력)의 35% 이상이 될 때 의무화 조항이 이행된다. 요건이 충족 되어 의무화 조항이 시행될 경우 1년 내에 모든 선박이 처리설비를 갖춰야 한다. 현재 선복량은 33%를 넘어 올해 말 시행이 전망된다.
  의무화의 내용은 모든 선박에 평형수 살균처리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일체 없애는 조항이다. 미생물의 경우 크기가 50㎛이상인 경우 1톤당 10개체 미만, 10㎛이상 50㎛미만인 경우 1㎖ 당 10개체 미만이어야 한다. 여기서 개체란 종의 수가 아닌 개체의 수를 말한다. 올해 말부터 의무화가 진행 될 경우, 해당 항구에 입항하는 모든 선박이 평형수를 방류하기 전 처리기준에 따라야만 방류가 가능하다. 새 선박뿐 아니라 기존 선박까지 처리설비를 갖추어야 하므로 몇 백조의 거대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배출기준

IMO 협약

50

<10 per 1ton

10, <50

<10 per 1ml

<10

-

비브리오균

1cfu/100ml 또는

1cfu/1wet weight gram

대장균

<250cfu/100ml

장구균

<100cfu/100ml

 

▲ 선박평형수 배출기준

㎛(마이크로미터)_백만 분의 일 미터
cfu (colony forming unit:집락 형성 단위)_군락을 형성할 수 있는 미생물의 수

wet weigt gram_수분을 포함한 중량

 

 

 

 

선박평형수 처리기술

 

 

▲(왼쪽) 바닷물 속의 해양생물 (오른쪽) 선박평형수 처리를 거친 후

 

 

 

 

 

 

 

 

취수단계 살균처리단계 저장 및 배출단계

 

▲선박평형수 처리 단계

 

_대게 선박평형수 처리기술은 바다로부터 해수를 탱크로 유도하는 취수단계, 미생물 종의 살균을 통한 살균처리단계, 저장 및 배출단계로 구성된다. ▲처리장치 크기의 최소화 ▲처리시간 ▲살균물질에 의한 선체 부식방지 ▲유지비용 ▲전기사용량 ▲운전의 용이성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구축 등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현재 전기분해, UV(자외선)살균, 오존살균, 필터, 원심분리, 열처리 등 다양한 처리기술·설비가 개발 되고 있다고 한다. 처리기술은 크게 물리적 처리방법과 화학적 처리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처리방법에는 필터, 플라즈마, MPUV,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전기 소비량이 낮고 지속력이 긴 장점이 있다. 또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부산물이 생성되지 않고 친환경적이다. 화학적 처리방법은 각각의 화학약품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주로 염소, 이산화염소, 오존, 과산화수소 및 기타 여러 유기 화학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살균력이 뛰어나고 처리속도도 빠르다는게 장점이며 비용적 측면에서 물리적 처리방식 보다 저렴하다.

  다음 대표적인 몇 가지 선박처리기술을 알아보자.

 

1. 전기분해
_전기분해 방법은 해수의 일부를 전기분해하여 차아염소산을 얻는 방법이다. 차아염소산은 주로 살균표백제로 쓰이는데 강한 산화작용으로 생물을 사멸시킨다. 배관의 전극에 최대 15V, 3000A의 전기를 정류기를 통해 공급하면 된다. 그리고 전극 사이로 평형수를 통과시키면 해수가 전기분해 되며 평형수가 처리된다. 전기분해 중 해수에 포함된 브롬은 차아브롬산염 또는 차아브롬산으로 변환되기도 한다.

2. UV(자외선) 살균
_UV를 이용한 살균은 배관에 자외선 등을 여러 개 달고 자외선 등 사이로 평형수를 통과시키는 원리다. 비용이 저렴하고 장치가 간단하지만 생물종의 변이가 일어나거나 다시 생존하는 등 지속성이 다소 떨어진다. 병렬 사용 시 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혼탁한 물을 UV가 통과하지 못해 효율이 낮다.

3. 오존(O₃) 살균
_오존을 2~2.5ppm 농도가 되도록 분사하면 물에 녹은 오존에 의해 생물이 사멸된다. 오존 분사 방식이나 용해도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유기물 분해가 가능하고 뛰어난 살균 효과를 자랑한다. 다만 시설비가 높은 편이다.

4. 화학 처리
_화학처리는 평형수 내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생물을 사멸시키는 방법이다. 위에서 언급한 염소, 이산화염소 등의 기존 화학약품을 사용하거나 독일의 경우 주성분이 과산화식초산인 페라크린이란 물질을 배관에 투입한다. 효과가 빠르지만 부산물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또 배에 싣고 운항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따른다.

 

 

선박평형수 처리기술의 바람과 최근동향

_선박평형수 처리기술은 조선업계 뿐 아니라 해양업계에 큰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노르웨이,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IMO의 승인과 각국 해사 주관청의 승인을 받은 제품만이 선박에 장착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선박평형수 처리기술은 가장 많은 승인을 받았고 감히 선두를 달린다 말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선박평형수를 처리하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현재 운항하는 선박에 얼마나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생태계의 교란과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과도한 살균으로 인한 생물의 사체와 화학물질로 오히려 2차 해양오염을 낳을 소도 있다는 지적이다.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처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일 것이다.

 선박평형수 처리기술에 대한 연구와 자료들은 두꺼운 책으로 내도 모자랄 만큼 방대하고 넓은 시장이다. 이번 호에 다룬 부분은 매우 대략적이고 요약한 일부분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도움주신 분_ 김인수 (한국해양대 환경공학과 교수)
사진일부 출처_ JUMO KOREA 제공자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