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말하는 2015년의 한국해양대와 대학사회
기자들이 말하는 2015년의 한국해양대와 대학사회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5.12.0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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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신문 창간 35주년 기획

 1945년 ‘진해고등상선학교’로 출발이래 우리대학은 개교 70주년을, 1980년 해양대학보로 발행이후 한국해양대신문은 창간 35주년을 맞이했다. 흘러온 세월에 현재의 한국해양대학교와 우리의 대학사회는 어떠한 모습일까? 쌀쌀한 바람이 조도의 상륙을 넘보는 2015년 11월, 한국해양대신문사 소속 기자들이 말하는 ‘2015년 한국해양대와 대학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학생자치기구 #충실한 역할을 위해서

▲ 굳게 닫혀진 총학생회
용두사미의 2015 끝자락
 올 한해 총 학생회를 돌이켜보면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가 현재‘동행’ 총학생회의 회장, 부회장의 부재이다. 연초 총학생회는 새롭게 학생회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며 새내기를 대상으로 카페의 운영을 적극 홍보, 권장했다. 하지만 8월 31일 작성된 구인광고를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자취와 학생회 차원의 관리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또한 학내 주요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전학대회 역시 지난 1학기(4월 14일)이후 개최되지 않았고, 그 결과 총학생회 회칙 제 76조(1.중집,학자추, 동연, 총여, 단대학생회는 예산의 집행후 회계장부를 비치하고 일체의 경비를 기록하여야 하며 매학기별로 양식에 의거 결산서와 회계장부 복사본 등 관련자료를 전학대회에 제출하여야한다)에 근거한 재정의 결산과정이 학우들에게 공지되지 않았다. 취재에 의하면 회장, 부회장 모두 취업을 하게되어 부득이(?)하게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피라미드형 구조적 문제
 이렇게 회장, 부회장의 공석으로 총학생회의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공약의 지속적 이행과 추진에 있어서는 물론, 학생들에게 알려야할 의무가 있는 예산 사용내역의 공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득이한 사정에 대표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학생이 있는 한 학생들의 투표로 뽑은 학생회는 움직여야 한다. 남은 학생회 임원들에게 인수인계를 확실히 하여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 이를 위해 학생회 구조적으로 역할의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사례로 학기 중 학생회의 모든 활동은 ‘회장’에 의한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이는 회장직이 의견에 대한 대표성을 띄기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실제 부회장 혹은 학생회 임원에게 관련사항을 물어보면 “잘 알지 못한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학생회 내에서 구조적 역할의 분담이 중요한 이유는 학생회 활동이 단순히 ‘봉사’의 개념으로 인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기도하다. 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학내 학생회 사업에 있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함으로 학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생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학생회의 운영과 활동은 더욱 오랫동안 열정이 넘칠것이다.

신뢰의 기본, 투명한 예산공개
 “학생회장이 되면 차를 한 대 뽑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투명하지 못한 예산사용에 학생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학생자치기구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말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지난 2011년 해사대학 사관부 1검수사관의 공금횡령시도 의혹이 있었고, 결국 피복 단가 조작 사유로 해당 학생은 징계위원회를 통해 무기정학 처리되었다. 학생회와 학생들간의 신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를 위해 특히나 학생들의 등록금과 과비 등의 예산사용내역에 있어 투명한 공개는 필히 요구된다. 이에 지난 4월 14일 전학대회를 통해 우리대학에 과비감사위원회가 출범했다. 과비감사위원회는 각 단대별 학생회 부회장, 부회장의 추천을 받은 학부·과의 회장, 총 동아리 연합회 부회장으로 구성되며,학기마다 단대별 한 개의 학과를 무작위로 선택해 감사를 진행한다. 이마저도 얼마나 큰 발전인가? 내라는 대로 냈지만 어디에 썼는지 조차 몰랐던 학생들을 위해 감시기구가 생겼다니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운영이 더욱 중요하다. 2학기 과비감사위원회의 활동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대별 한 개의 학과를 무작위로 선택한다는 감사대상도 학생들의 모든 의문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분기별 감사횟수를 늘리고, 감사규모를 키우는 것, 그리고 결과에 따른 징계가 이루어지는 것에 있어 사항의 구체화가 필요하다.
 물론 각 단과대 학생회 및 총학생회, 총동아리 연합회의 활동도 분기별 전학대회를 통해 예산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알리는 책임있는 모습도 필히 보여져야 한다.

 

#교육부와 대학 #목줄을 쥔 견주와 개

▲ 유럽학과 대자보를 바라보는 학우

피할 수 없게 만든 대학구조개혁
_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2023년 대학입학정원이 현재보다 16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교육부는 3주기로 나누어 전국 대학의 입학정원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원감축 규모에 따라 ‘지방대학 특성화사업’,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LINC 사업’과 같은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와 연계하겠다고 한다. 각 사업이 가지는 본연의 목표와 이에 대한 성과만으로 재정지원여부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한 걸까? 더욱이 지난 8월 31일 발표된 <대학 구조개혁 평가결과>를 보면 교육부는▲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 교육성과의 지표로 평가를 내린 결과의 해결책으로 등급기준에따른 정원감축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발표된 결과에 우리대학은 B등급을 받았지만 추가감축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한다.
 작년 6월 우리대학도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학과 통·폐합이 진행되었다. 학교측은 결과적으로 전체모집정원은 증가하였다며 만족해했지만, 그 이면에는 학생들의 아픔이 있다. 특히나 국제대학 유럽학과의 경우 2015학년부터 신입생 모집계획이 없어 사실상 학과폐지의 수순을 밟게 되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도 전에 교수와 대학간의 '모의' 로만 결정된 사안이였다. 여기서 대학과 교수가 생각하는 학생들의 가치는 확실해졌다. 신뢰는 사라졌고, 수단으로만 이용될 뿐이다.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어땠을까? 줄여야 할 정원만큼 대학 전체가 책임을 분담하여 학과별1-2명의 정원 감축만 하더라도 충분한 구조개혁을 이루고, 학생들의 아픔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대학 내 설치된 추모 현수막
‘불의냐 불이익이냐’의 총장직선제
 지난 9월 17일 부산대 故 고현철 교수가 대학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함으로서 전국적으로 총장직선제에 대한 바람이 불었다. 직선제를 유지한 부산대의 경우 대학특성화사업(CK사업)에 있어 2차 지원금은 지연지급되었고, 3차 지원금의 지급은 미지수로 남아있다. 실제 CK-1 사업의 경우 총장직선제 개선 여부가 평가 지표(배점 2.5점)로 포함되어 있다.
 이 같은 현실 속 우리대학 교수회는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총장 선출방식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같은 논의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로 우리대학이 부산대에 이어 두 번째로 ‘총장직선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9천명 미만의 작은 규모인 우리대학의 선택은 뻔한 모습이 될 성싶다. 얼마 전 총장임용선거방식 공청회에서 ‘불의냐 불이익이냐’는 말을 들었다. 즉 총장간선제로 대학의 명을 유지하는 것은 ‘불의’이며 총장직선제로 신의를 지키는 것은 큰 ‘불이익’ 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신의를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된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나아가 본인의 것을 주장하는 법을 가르쳐야할 교육기관에서 하나의 생각과 하나의 주장을 주입하는 것 자체가, 돈을 가지고 대학의 목을 조르는 것 자체가 시대의 퇴행이다.

 

#보여지는 대학이 아닌 #내실있는 대학으로

▲ 신축된 기숙사 아라관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해양대
 지난 70년 동안 우리대학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다를 간척했고, 방파제가 만들어졌으며, 건물이 들어섰고, 종합대학이 되었다. 최근들어 박한일 총장의 임기기간만을 두고 보더라도 신축기숙사 및 정문 건립, 공과대학 증축, 방파제의 차선이 확대 되었다. 이처럼 많은 외적변화가 있어왔다. 유독 그럴 것이 임기의 절반에서 박한일 총장을 인터뷰 했던 당시 ‘캠퍼스 환경개선에 노력을 가하고 있다’는 답변이 떠올랐다. 학교는 나날이 발전해 갔다. 하지만 내적 변화는 어떠한가?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한국해양대학교 종합감사 보고서’의 결과 우리대학은 총 41개의 항목에서 지적을 받았고 이에 전·현직 총장, 교수, 직원들까지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내 시설개선, 수업 여건개선 등의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있어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빛나는 외관은 갖춰져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내부적 개선을 위한 발전이 필요한 때이다.

7000명의 아치학우가 있기에
 요즘 학생들은 바쁘다. 하지만 바쁘다고 해서 대학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수라고 할지라도 이런 생각들을 할 수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들이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제도 자체가 그렇지 못하다. 재정위원회의 경우 15명의 위원 중 학생위원은 단 2명으로 3명의 외부인사보다도 학내 구성원인 학생위원의 수가 더 적다. 또한 평위원회에 참여한 학생대표자의 말을 들어보면 “위원회의 진행은 사전에 내부적으로 논의된 사항에 대한 통과로 형식적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학생들이 뭘 알겠냐’는 생각에 그렇다면 그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학생이라 할지라도 학내의 구성원으로서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두루 들으려는 노력, 특히나 7000명의 학생들 또한 대학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현재의 대학은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역할은 #관심종자

▲ 전학대회에서 학우들의 투표로 의결이 이루어지는 모습


 2014년 국제대학 한 학우에 의해 만들어진 ‘대나무숲’은 우리대학에 변화를 가져왔다. 익명성을 통해 학생들은 자유롭게 말하기 시작했다. 소소한 연애이야기부터 학생회에 대해, 학교에 있어 느꼈던 불만과 더 나아가 개선점을 요구했다. 실제 이는 많은 학생회와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게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대학의 핵심주체로서 자신의 권익뿐만이 아닌 대학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부정부패와 이어지는 악습, 타협과 자기합리화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의 그리고 다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학생회의 활동에, 대학의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진정한 대학사회 구성원의 역할이다.

#한국해양대신문사 #기자와 학생사이
 내 대학생활 로망은 잔디밭과 데모였다. 정확하게는 잔디밭 위에서 막걸리를 걸치며 연애부터 사회문제까지 논제를 가리지 않고 토의하는것, 그리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당당히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대학생 말이다. 아버지는 대학가서도 학문에 힘쓰라 하셨지만, 사실 성적은
애초에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대학의 분위기는 이런 나조차도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다. 비리와 부패에 무뎌지고 학점에는 예민해졌다. 뭐 그렇다고 학점이 4점 이상 나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다보니 속만 답답하고 긁어줄건 없고 무료했다. 신문사라면 이런 것들을 긁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웬걸? 기자로서 바라보는 학교는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유럽학과의 폐지, 청렴도는 2위라지만 41건의 비리적발, 무너지는 건물 등. 앞으로 내 목표는 그런 것들을 다 삭삭 긁어서 부스럼을 태우는 것이다. 비록 내 로망은 부서졌지만 이 뚝심만은길이 가지고 가리라.

 참 많은 생각을 한다. 어디를 취재하고, 누구를 인터뷰하며, 어떠한 글을 써야할지. 그리고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가 작다보니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소한 문제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내 대학생활의 시작과 끝은 신문사 생활이 될 것 같다. ‘힘들어 보인다’, ‘바빠서 다른 것을 할 겨를도 없어 보인다’며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 이상의 보람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생각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말을 하는 것이, 말보다는 글로, 글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지난 3년의 기자생활을 하며 느껴왔던 하나의 신조였다. 기자로써 우리의 역할은 ‘말보다는 글로’에 있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기사를 쓰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학우들에게 학내의 다양한 소식과 문제에 대해 알리고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것. 나아가 학우들의 여론을 형성하는 것을 바랄뿐이다.

 

#참여기자_ 대학부장 김수영, 해양학술부장 배수혁, 사진보도부장 김태훈, 해양학술부 정기자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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