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자북] 신문사의 '코기토 명제'
[진북자북] 신문사의 '코기토 명제'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6.04.1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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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기, 철학을 유독 사랑하시는 교수님 덕에 과목은 법학임에도 매주 수 백년, 길게는 수 천년 전의 철학자들을 수업시간에 만나곤 한다. 내용을 듣다 보면 기술, 환경 등에 있어 그들이 살던 시대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쳐져 있지만 당시 그들이 했던 사고(思考) 만큼은 오늘날을 능가함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중에서도 서양 근대철학의 출발점이 된 철학자, 데카르트의 저명한 ‘코기토 명제’를 노트에 끄적인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번 308호 신문 역시도 논란의 과비부터 4.13 총선까지 다양한 학내·외 소식을 담았다. 계획서를 다시금 바라보는 지금, 가장 많이 적힌 단어는 ‘의미’였다. 대학교재의 의미(20~21면), 아픔의 역사가 현재에 던지는 의미(22~23면), 청년 그 외로움의 의미(24~25면) 등. 대상과 현상의 다양한 의미를 담고자 했다.
 편집국장으로써 기사거리를 재단하는 가장 큰 기준은 단순한 현상을 넘어선 그 무언가의 존재 여부이다. 비록 말은 어렵게 했어도 보여지는 그대로가 아닌 독자 개인에게, 더불어 공동체에게, 쓰여진 기사가 어떠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에 나를 비롯한 기자들은 조금 더 생각하고 더욱 더 생각하며 펜을 잡는다. 유별난 국장의 성향에 기자들의 부담이 과할지도 모르겠다.
 한국해양대 신문은 이렇게 쓰여진다. 같은 주제라도 대학언론으로써 한국해양대 신문만이 가지는 참신함,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더욱이 이러는 이유는 생각의 필요성과 여유조차 주지 않는 사회, 그리고 보여지는 현상에 익숙한 우리들의 현실 때문이라 하겠다. 기사를 쓰면서 생각하는 우리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대가는 독자들이 신문을 통해 사고(思考)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에 만족한다. 비록 고민의 시간이 끝이 없는 나만의 싸움일지라도 끊임없는 고민을 해 나아가겠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데카르트의 코기토 명제에 308호 신문을 준비하는 오늘날 우리의 역할을 상기해 본다.

‘나는 (기사거리를) 생각한다. 고로 (신문사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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