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공부가 다가 아니다. 인생은 실전이니까
[기자가 만난 선배] 공부가 다가 아니다. 인생은 실전이니까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6.04.13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민호 동문 (유럽학과·06) - OB맥주(주) 부산지점 영업관리담당
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의 주인공은 OB맥주(주) 부산지점에서 영업관리를 담당하는 조민호 동문(유럽학과·06)이다. 대학시절 높은 학점과 토익성적은 없었지만, 조직에서 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그의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술을 좋아하는 대학생이자 감동을 주는 발표자
_ 새내기 시절 조 동문은 다른 지역 대학을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 그는 “코드가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고등학생 때 못해본 것들을 하나씩 해봤다”며 “술도 마셔보고 담배도 피워보고 며칠 돈을 모아서 서울의 무도회장(클럽)에 놀러가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원 없이 놀던 대학생활을 보내고 군에 입대한 그는 전역 후 06학번으로 한국해양대에 편입했다. 재학시절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교내에서 주관한 PT 대회에서 전체 1등 한 것을 꼽았다. 그는 “당시 정말 제대로 된 PT가 뭔지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며 “어떻게 하면 활력 있으면서도 끝날 땐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PT주제가 ‘자신의 비전과 진로’에 대한 것이니만큼 그는 ‘조 유럽’이라는 가상인물을 정하고 이 아이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일명 ‘유럽이 이야기’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내용을 좀 더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시작한 만큼 결과를 떠나 과정 자체가 재밌고 보람찼다”고 말했다.
 
 
 
‘유럽이 이야기’에 담겼던 인생철학
_ 조 동문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준 ‘유럽이 이야기’의 조 유럽은 가상인물이지만 조 동문의 가치관을 투영한 대상이기도 하다. ‘공부를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않지만 사교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간의 관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 조 동문 또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대학생 때 ‘부산은행 홍보대사’, ‘국세청 주관 PT 대회’ 등과 같은 대회활동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 중에서도 ‘OB 카스 챌린지’는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특별한 대외활동이었다. 그는 해외탐방의 기회와 함께 해외(일본)에서 OB 맥주를 홍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했는데 이 때 기수 대표를 했다. 이전에도 각종 대외활동이나 모임에서 조장이나 대표의 역할을 해온 그는 “처음엔 추천을 받아서 했는데 그 때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했더니 나중엔 점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됐다”며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알았고 이후에 내가 장차 어떤 일을 할지 조금씩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카스 챌린저를 계기로 기업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OB맥주(주)에 입사했고 “한 평생 술을 사랑하다가 진짜 주류 회사에 근무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기회를 만드는 자기 소신과 빠른 판단력
_ OB 카스챌린지가 이어준 인연으로 조 동문은 10년도에 신입사원이 된다. 신입 당시 그는 포항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포항은 전국 OB맥주 시장에서 점유율이 10% 채 안 되던 지역이었다. 따라서 주된 회의 주제도 ‘어떻게 하면 카스 맥주를 포항에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였다. 그는 비록 신입이었지만 회의 때마다 자신의 소신 있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처음 상사들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생산하고 회의 때 다시 발언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조 동문은 ‘카스보이’를 제안했다. 당시 본사에선 포항에 시음행사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면 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 정직원들이 한 번 해보자는 게 조 동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마케팅 팀에 연락해 쫄쫄이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포항의 북부해변부터 중앙동 시내 등 포항의 중심가들을 오가며 ‘카스보이 시음행사’를 진행했다. 그는 “현장에서 시음행사를 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재미있어 하고 시음도 하고 나중엔 소비자가 됐다”며 “이후 실제로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되었고 기업 내에서 알려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약간의 민망함 정도가 리스크라면 리스크였으니 손해 볼 것 없는 시도라고 판단했기에 곧바로 시행할 수 있었다”며 “다행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라는 경험으로 받아들여라
_ 물론 이러한 빠른 판단력이 항상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카스보이’가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조 동문은 본사 기획팀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제 현장에서 직접 뛰며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사업전략을 정하는 데 필요한 사업을 분석하고 주류시장을 분석하는 업무를 했다. 그는 “이 때도 회의에서 내가 믿던 부분을 믿고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회사에서 투자해야할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이었다”며 크게 혼났던 적이 있었다는 말을 이었다. 그러나 조 동문은 그것조차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라는 경험 으로 받아들였다. 조 동문은 “현장 근무 경험으로 얻은 ‘빠른 판단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기획’부분에선 정확함과 꼼꼼함이 필요하단 것을 알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며 “이것들 간의 밸런스를 유지해나가면서 보다 꼼꼼한 판단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언가 도전해보고 싶다면 그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_ 조민호 동문은 이제 입사 7년 차인 서글서글한 외모의 평범해 보이는 직장인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도전들이 있었다. 그는 ‘학내 PT 대회’, ‘카스 보이’, ‘EPL 보다 힘들다는 국제대 체육대회 축구 우승’ 등의 기회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게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얻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는 “사회에는 책에서 보지 못했던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다”며 “‘나만의 무기’를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고 조언했다.
_ 조 동문은 또한 대학생 때 연애를 꼭 해보라고 말한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운운하는 청년들에게 감히 연애를 조언할 수 있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꼭 연애를 하라고 얘기하고 싶다”며 “대학생 때의 그 풋풋한 경험이 대학 시절을 넘어 인생에 있어 다신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전해준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 없으니 도전해보라고 전했다. 다만 상대에게 진지함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는 그는 “내가 진지하게 대하면 상대방 역시 나에게 진실한 감정을 알려줄 것”이라며 “그리고 내가 모르던 나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 것이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