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 7대 박한일 총장, 취임식은 아니다.
[사설] 제 7대 박한일 총장, 취임식은 아니다.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6.09.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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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끝났다. 5개월의 공백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지난 8월 16일 교육부는 우리대학 제 7대 총장으로 박한일 교수를 임명했다. 총장의 부재로 각 부처는 업무 추진에, 본사는 취재에 애먹던 그간을 생각해 보면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이내 학내 곳곳에 달린 ‘경축 박한일 총장 취임’의 현수막이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현수막을 바라볼수록 썩 내키지 않는 몇 가지 사실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첫째, 돌이켜 보면 5개월의 공백이 아니다. 1월 21일, 6대 총장 임기 중 박한일 총장은 교수회와의 갈등 속에 직무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당시 기획처장이던 김윤해 교수가 총장 직무대리로 총장직을 대신한다. 자진 직무정지신청으로 부터 7개월,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대학의 총장은 부재했다. 교수회와의 갈등으로 학내·외 소란에, 스스로 자신의 직무까지 내버린 前 박총장이 막혔던 대학의 운영을 책임질 現 박총장이 되어 돌아왔다. 같은 총장의 직무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총장선출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교수회의 총장사퇴 요구까지 이어지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당시 교수회장은 “박총장이 교수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며 이유를 밝혔다. 결국 박총장은 2개월의 직무정지를 거쳐 사퇴가 아닌 자연스레 임기의 종료로 퇴임식을 맞았다. 책임을 요구했던 교수회에 박한일 총장은 무엇을 보여줬는가? 교수회는 이랬던 박한일 총장을 이제는 인정할 수 있는 걸까?
 셋째, 우리대학은 보완된 간선제로 4월 25일 총장임용후보자를 최종 선정했다. 이에 1순위에 기계공학부 방광현 교수가, 2순위에 해양공학과 박한일 교수가 선정되었고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교육부에 두 후보자를 제청했다. 보완된 간선제로 실시된 투표에서 1순위였음에도 방광현 교수는 교육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명확한 선정 이유를 밝혀 학내 이견이 없게 해야 함이 당연하지만 교육부의 입맛대로 고르기라는 간선제의 기조상 학내 잡음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작년 총장이 임명된 순천대의 경우 1순위를 제치고 선정된 2순위 박진성 교수가 총장에 임명되자 시민단체와 교수들은 ‘2순위 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박진성 총장은 기자 간담회를 가지며 이견에 대해 소명했다. 혹여나 드러날 이 갈등을 박한일 총장은 염두에 두고 있는가?
 공백의 시간만큼 우리대학 제 7대 박한일 총장은 산적해 있는 업무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것이다. 결자해지라 했던가. 오히려 잘 된 일 일지도 모르겠다. 묶여있는 매듭을 하나하나 풀며 지난 일을 돌이켜보기 바란다.
 오늘도 조도 바람에 펄럭이는 ‘경축 박한일 총장 취임’ 현수막을 바라보며 기자병이 번진다. ‘취임: [명사]새로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맡은 자리에 처음으로 나아감’ 박한일 교수에게 총장직은 새로운 직무도, 더군다나 처음으로 나아간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대학 제 7대 박한일 총장의 임명은 취임식이 아닌 이유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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