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체험]진짜 사나이를 만나다_럭비부
[동아리 체험]진짜 사나이를 만나다_럭비부
  • 김현지 수습기자
  • 승인 2016.09.05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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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택'을 시도하는 기자
럭비부? 뭣이 중헌디?
럭비부는 훈련이 없다. 그저 즐거운 운동만이 있을 뿐! 학기 중 금요일을 제외하고 온습시간인 7시부터 9시까지 운동을 진행한다. 또한 방학 동안 풀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한 개강 직전 실시되는 10일 간의 합숙은 럭비부의 관례이다. 현재 럭비부는 매니저를 포함하여 총 49명으로 꽤 많은 숫자의 부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 시합에 15명이 들어가야 하는 운동이니 만큼 학년마다 15명을 채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한다. 럭비는 전·후반 각각 40분, 휴식시간 5분으로 경기가 이루어진다. 보호장구 없이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상대편 야드에 공을 찍어 넣으면 ‘트라이’가 인정되어 5점을 획득할 수 있다. 거친 몸싸움 탓에 럭비가 과격한 경기라 판단한 기자의 예상과 달리 그들은 신사적이고 매너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_ 기자가 함께한 이번 하계 합숙에서 했던 운동은 패스, 태클, 컨택이었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도록 밸런스 유지가 중요했다. 럭비는 미식축구와 다르게 옆과 뒤로만 패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컨택’은 공을 들고 있는 사람이 수비를 뚫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며, ‘태클’은 공을 빼앗기 위해 공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할 수 있는 수비 기술이다. 이 두 가지는 패스보다 좀 더 공격적이지만 덩치 차이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물론 이로써 끝나지 않는다. 작전을 짜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시합도 이어졌다. 강도 높은 그들의 운동에 기자는 몇 번이나 탄성을 자아냈다.

 

 

▲ 우리가 럭비부다!

 

▲ 동방 한 켠을 가득 채운 럭비부의 역사

 우리들만의 구호 all for one, one for all
올해로 35주년을 맞이한 럭비부는 무려 1946년 진해 상선학교 시절인 해사대 1기부터 이어져왔다. 이후 격변의 시간을 거치고 해양대가 조도로 자리 잡으면서 멈칫했던 동아리 활동이 재개되었다. 올해 신입생인 해사대 72기는 90세가 다 되어가는 해사대 2기 선배님과의 만남도 가졌단다. 70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사모님과 함께 지금의 럭비부를 보러 온 선배님의 사랑이 대단하다.
_ 럭비부의 구호 ‘all for one, one for all’도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럭비라는 운동 특성상 공을 빼앗고 득점을 하는 순간까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모두는 한 명을 위해, 한 명은 모두를 위해’ 팀원 간의 호흡이 필수적이란 뜻이다. 또한 현존하는 동아리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내력에 걸맞게 럭비부의 형제애는 누구보다 남달랐다. 선배들 없이 비밀리에 이루어진 후배들의 인터뷰에서도 신승재(해양플랜트학과·16) 학생은 “선배들이 우리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퍼주시는 건 아닌가. 분명 우리도 후배들에게 본인들처럼 행동하길 바라시는 걸 꺼다”며 훈훈한 마음을 내보였다.
_ 럭비부의 유서 깊은 역사는 매해 럭비부가 함께 찍은 단체사진들이 말하고 있다. 동아리방 내 벽 한 켠을 가득 채운 액자들이 기자를 압도했다. 그 속의 굳건한 표정들이 럭비에 대한 그들의 강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 함께 있어 지치지 않는 여름방학

해치지 않아요. 우리도 즐겁습니다!

_ 럭비부 이상연(해양플랜트학과·13) 회장은 “보통 신입생이 동아리를 들어오면 얼마 되지 않아 나가기 마련인데 우리는 휴학한 1명을 제외하고 계속 함께하고 있다. 이게 다 저희들이 즐겁다는 뜻 아니겠냐” 며 은연 중 동아리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그 말에 힘찬 박수와 함성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 럭비부의 구호 ‘올 포 원, 원 포 올’ 을 따라 선후배와 동기들을 다독이는 그들의 모습은 실로 ‘멋있다’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_ 그들의 격렬하지만 진지하게 임하는 운동, 오래된 선후배 간의 정만큼이나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럭비부만의 즐거운 분위기였다. 처음부터 겁먹던 기자의 편견은 인터뷰를 진행해가며 서서히 녹아내렸다. 특히 그중 매니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올해 4학년 럭비부 회장인 이상연 학생의 외모가 출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여학생들이 매니저 지원을 했다는데, 한 명을 뽑기 위해 면접까지 봤다고 한다. 이제훈을 닮았다는 이상연 회장은 “현재는 3학년을 제외하고 한 학년마다 한 명 이상 매니저가 있는데 앞으로 매니저는 일반대도 받을 생각이다. 많이 지원해 달라” 며 웃어 보였다.

_ 유쾌한 분위기와 거침없는 입담 덕에 럭비부와의 인터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진행되었다.
앞으로 럭비 시합에 눈이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몰랐던 럭비의 매력을 알려준 그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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