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3부작] 해기사 확보와 대학구조개혁평가_ 1부
[기획3부작] 해기사 확보와 대학구조개혁평가_ 1부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6.09.05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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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1분기 구조개혁

 

 

 1부 : 뿌리 없는 1분기 구조개혁

 

 _대학구조개혁평가의 잔인한 2라운드 시작이 임박하며 대학가에는 때 이른 추위가 예상된다. 지난 1분기보다 1만 명이 많은 총 5만 명의 전체 입학 정원이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1분기 우리대학은 B등급으로 4%의 인원감축이 불가피했지만 일반단과대학 정원이 해사대학으로 옮겨간 것을 감축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학과신설로 감축 아닌 감축, 증원을 한 우리대학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지난 1분기처럼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근본적 해결이 아닌 주먹구구식 학과신설을 하는 등의 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우리대학의 행보가 뿌리 없는 구조조정으로 간신히 얻은 B등급이었다는 것이다.

  이제 곧 다가올 2분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그를 기다리며 텅 빈 공갈빵과 같았던 지난 1분기의 근본적 문제와 2, 3분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예상까지 총 3부작에 걸쳐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뿌리 없는 개혁, 지난 대학구조개혁 속 우리대학의 허상을 파헤쳐 보았다.

 

 

 


 인원조정의 첫 저울질, 지난 1분기

 _대학구조개혁평가는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대학 입학 정원을 조정하고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자 하는 교육부의 대대적인 사업이다. 구조개혁과 교육환경 구축 정도에 따라 A~E등급으로 분류한 뒤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대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차등적으로 인원을 감축해야만 한다. 인원 감축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등급에 따라 국가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 사업을 비롯해 국가장학금 등 예산지원이 줄줄이 엮어 그야말로 대학의 사활이 걸려있는 셈이다. 이에 많은 대학이 갑작스런 구조개혁 진행으로 속병을 앓기도 했다. 우리대학 또한 ‘유럽학과 폐지’를 중심으로 학과통폐합에 대한 문제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22년도까지 앞으로 두 번의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남아 당분간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도 바람은 칼바람,

 학과 개편의 바람이 불다

 


 _우리대학은 지난 `14년도, 기계에너지시스템공학부와 조선기자재공학부를 기계공학부로 통합하고 전기전자공학부, 전자통신공학과, 나노반도체공학과를 전자전기정보공학부로 통합시켰다. 뿐만 아니라 유럽학과가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해 사실상 폐지되었으며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해사IT공학부와 해사글로벌학부 신설을 발표했다. 이에 두 신설학과는 현재 2년차에 접어들었다. 반면 유럽학과는 `15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으며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전과를 할 수 있는 특례 조항을 마련해 대안을 조율하고 있다. 대학 측은 “남은 학생들의 학과편재 및 커리큘럼을 보장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유럽학과 교수진이 해사대학으로 거처를 옮기는 등 남은 학생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대학 측은 학과개편의 시작부터 충분한 합의가 되지 않은 일방적 통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는데 이를 지적하며 2, 3분기 구조개혁 또한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대학가 전체 감축 분위기 속 증원, 왜?

 _우리대학의 지난 대학구조개혁 핵심은 ‘해사대 증원’에 있다. 지난 1분기에 B등급을 받아 45명의 인원감축을 필요로 했지만 오히려 정원은 40명 늘었다. 일반 단과대학에서 45명의 정원을 감축한 대신 해사대학에 2개의 과를 신설함으로써 90명의 정원을 늘렸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일반단과대학의 정원이 신설학과로 옮겨 간 것을 인원 감축으로 인정받았다”며 “사실상 정원은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물음이 생긴다.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대학은 입학정원을 증원하게 되었냐는 것이다. 대학별 특성화를 목표로 한 학과개편 및 정원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개 학과의 신설로 증원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학정책과는 “오랫동안 해양인력 수급에 대한 각 기관의 요구로 한국해양대의 경우 정원감축이 아닌 정원이동이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

 증원만이 답인가

 _`13년도 해양수산부의 ‘선원 인력 수급 기본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엔 총 2만2000명, `30년도에는 총 2만2000명의 선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한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온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 우리대학은 그 해결방안으로 ‘입학 정원 증원’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몇 년째 지속되는 해운업계의 불황속에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해운사들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으며 그동안 취업 걱정이 없었던 졸업 예정 해기사들마저 진로를 고심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먹구구식 해사대학 인원 증원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3등해기사는 이미 포화상태

 _더 큰 역풍은 이미 해기사 인력 배출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3등해기사 인력의 경우 우리대학을 비롯해 목포해양대, 부경대, 해사고, 수산고에서 배출되는 인력으로 풍족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대학 3학년 C 학생이 실습 중인 H상선의 경우 작년 12월 입사통보를 받고 아직까지 첫 승선도 못한 3등 항해사(이하 3항사)가 10명 가까이 될 정도로 포화 상태다. C 학생은 “지금 승선한 3항사 선배들도 3~4개월로 짧게 로테이션을 돌리는 등 오히려 넘칠 정도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무승선을 마친 1등 항해사, 기관사(이하 1등해기사)들이 대우가 좋지 않고 힘든 해상근무보다 육상근무로 옮기는 것을 선호해, 해상근무 1등해기사 인력이 늘 고질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해운회사에서 실습중인 D 학생 또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젊은 해기사들 대부분이 육상근무를 더 선호한다”며 “의무승선이 끝나면 모두 육상근무로 돌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 해기사들 사이에서도 1항사를 금항사, 1기사를 금기사로 부를 정도로 1등해기사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부족한 1등해기사 인력 채우려다

 머리채 잡히는 3등해기사

 _업계에서는 ▲가족·친구 사회로부터 격리된 생활 ▲12시간의 노동 시간과 노동 공간의 열악함 ▲낮은 임금 인상률 등 해상근무직에 대한 낮은 처우로 1항사, 1기사의 고급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이는 곧 3등해기사 인력이 포화상태임에도 1등해기사 인력이 고질적으로 부족한 이유이다. 의무승선 기간을 채우고 나면 굳이 대우도 나아지지 않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해상근무직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C 학생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해상근무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해기사 양성 머릿수만 늘려서는 오히려 해상인력에 대한 처우가 나빠져 다시 기피하게 될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부족한 1등해기사 인력을 채우려 해기사 양성 인원을 섣불리 늘리다가는 포화상태인 3등해기사들의 머리채를 잡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저울질 못하는 정부와 대학

_정부와 우리대학은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최선책이 아닌 ‘1차원적인 증원'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개혁은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지 않은 뿌리 없는 개혁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3등해기사들이 1등해기사로 성장한 뒤에도 해상근무직에 매력을 느낄 정도의 처우 개선이 우선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우리대학의 구조조정의 속은 텅 빈 공갈빵이다. 사회수요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과정에서의 잡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런 주먹구구식 개혁이 2분기, 3분기에도 계속된다면 우리대학의 명성과 뿌리는 차츰 썩어 말라비틀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구조조정과 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해기사 인력 현황과 혜운업계의 불황 그리고 우리대학의 구조개혁의 미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311호와 312호 신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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