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대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사회] 여대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 김현지 수습기자
  • 승인 2016.09.05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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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로 쓰이는 총여학생회실

우리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_요즘 여성 인권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다시 대두된 여성 혐오와, 여성이 받는 차별·억압에 저항하는 사회적 운동인 페미니즘이다. 여성 혐오의 정의는 정확히 결론짓기 어렵다. 여성비하 발언부터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까지, 이를 드러내는 방식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여성 인권을 되찾자는 취지의 페미니즘은 최근 발생한 여성 혐오 범죄와 사회적 논란의 메갈리아 사태까지 겹치면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_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바라보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공과대학 A군은 “페미니즘이나 여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남녀 간의 벽을 만들지는 않았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해사대학 B양은 “차별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며, 자기가 직접적으로 피해보지 않는다고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 외면하는 것은옳지 않은 태도라 생각한다”며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문제의 맹점이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여성국 진아현(해사법학부·15) 국장은 “지난 학기에 여혐이나 페미니즘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갔었다”며 “여혐과 페미니즘은 사회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분명히 있고 그 안에 문제가 있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별에 관계없이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리 학교에서는 그것이 감정싸움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여대생이 바라본 해양대

_대학 특성상 여학생 비율이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해양대의 여학생들이 바라보는 우리 대학은 어떨까? 아래는 우리 대학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인권현황의 설문조사 결과다.

 

_응답자의 과반 이상인 61.9%의 여학생이 여성차별을 목격,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구체적인 사례로는‘김치녀, 개념녀 같은 女를 붙이는 언행’을 1순위로 꼽았다. 해사대학 C 양은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없지만 디시인사이드 해양대 갤러리 같은 곳을 보면 해사대 여학생을 ‘해녀’ 라고 이야기하는 등 좋지 않은 얘기가 많이 도는 것 같다”고 말했고 국제대학 D양 역시 “김치녀나 된장녀 발언 혹은 남자가 축구하는데 여자가 응원 와야한다 같은 말이 듣기 불편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관해 해과기대 E군은 “김치녀나 된장녀 등의 표현으로 개인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찍어 그 사람이 본인을 그러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옳지 않다”라며 “낙인이란 건낙인찍힌 사람이 스스로 그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女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_ 그 이외에도 ‘여자니까 ~라도 잘해야지 같은 발언’의 항목에 대해 해사대학 F양은 “훈련을 받을 때 남녀 구분 없이 잘못한 상황에도 여학생들만 지적받거나, 여자라고 봐줘서 더 그러느냐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규정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해사대학 B양은 “직접적인 폭력 같은 건 경험한 적 없지만 승선 티오가 부족한 점이 있다”며 “배 안에 여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면 비용이 드니까 회사 입장에선 효율 적이지 못하지만 평등이라는 가치에 좀 더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여성인권대학 강의 내용

지금 우리 대학은
2013년 총여학생회를 끝으로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총여는 지난 6월 9일 전학대회에서 폐지가 결정되었다. 김영근(해운경영학부·10) 총학생회장은 “오는 9월 전학대회에서 회칙 정비가 이루어진다면 학생인권위원회 아래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여성인권위원회(가제)를 만들 계획이다”라며 “총여학생회는 없지만 우리 대학의 여성 인권의 신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여성인권위원회의 존재 자체가 또 다른 성 불평등의 징표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김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같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조직들의 대부분이 남학생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여학생들만의 회의체 하나 없다”며 “성희롱이나 성폭력 등 여성 대표가 필요한 사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성인권위원회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고 답했다.
_ 대부분의 국립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리공결제 역시 우리대학에서는 학사 운영 규정 상 실시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올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공과대학 A 남학생도 “여성차별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 과가 여학생이 적다 보니 선배들이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을 더 애살 있게 봐주기도 한다”며 “여학생들이 차별받는 데에 동의하기는 조금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여성 인권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는 만큼 진아현 여성국 국장은 “이성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서로를 공감으로 대한다면 갈등이 아닌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 내 화합을 강조했다.
_ 한편 부산여성단체연합에서는 오는 6일부터 제3회 여성인권대학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요즘, 내 주위를 한 번 씩 돌아보는 건 어떨까. 이성 간이 아닌,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동료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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