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선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
[기자가 만난 선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
  • 윤종건 기자
  • 승인 2016.09.0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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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 전시1팀 안수영 동문 (해운경영학부·05)

이번 <기자가 만난 선배>에서는 벡스코 전시1팀에서 근무하는 안수영(해운경영학부·05)동문을 만났다. ‘할 수 있을 때 하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인생의 모토와 함께 지금까지 살아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수영 동문 (해운경영학부·05)

 


대학생활의 가장 큰 자산
_ 평생을 부산에서 살아온 전형적인 부산 토박이인 안 동문은 다른 지역에 대한 동경심이 강했다. 답답했던 고등학교 생활만 지나면 여행을 자주 다니겠노라는 나름의 낭만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입학하자마자 학내 여행 동아리인 유스호스텔에 가입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가 망설임 없이 꼽은 건 1학년 여름방학에 갔던 제주도 여행이다. 그는 “말 그대로 고생의 연속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때가 대학생활의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_ 고생의 연속이라고 할 정도로 10박 11일의 제주도 여행은 경비 한 푼 들지 않는 무전여행이었다. 렌트한 숙소도 차도 없었다. 밤이 되면 적절한 자리를 찾아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다. 이동을 위해선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으며, 심지어는 냉동탑차를 얻어 탄 적도 있었다. 긴 여행에 식량이 떨어져 주변을 찾아다니며 먹을거리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TV 프로그램인 1박 2일처럼 복불복도 하고 역할을 분담해 밥하고 설거지했던 그 기억들이 종종 그립다”며 “4년 내내 여행을 다니면서 그곳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조직을 배우고 했던 것들이 대학생활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고 전했다.
_ 업무 특성 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부탁해야 할 부분이 많은 그에게 동아리 활동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준 고마운 활동이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아니면 해보기 어려운 도전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요즘도 학교를 찾아가 동아리 후배들을 만나며 함께 여행도 다니는 교류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_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 온 안동문은 우연치 않은 기회로 박람회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해운경영학부를 졸업하고 당연히 해운회사를 가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던 그에게는 새로운 삶의 물꼬를 터준 기회였다. 식품전과 관광전 등 다양한 박람회에서 일하면서 그는 정말 단순하게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박람회를 준비하면 회의과정도, 기업유치도 치열하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며 “그럼에도 나의 도움으로 누군가는 수출의 판로가 열리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_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하는 와중에 회사는 그에게 부산국제관광전에서 부대행사를 하나 기획해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했다. 박람회에서 몇 번 일을 해보며 기획에 대한 생각도 많은 그였기에 매우 반가운 제안이었다. 그는 곧바로 배낭여행 카페 운영자들을 만나며 ‘배낭여행 강연회’를 준비했다. 그가 처음으로 기획한 부대행사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호응도 뜨거웠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이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자유로운 대학이여
_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지만 자신이 전시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 안 동문은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위해 나섰다. 박람회 특성 상 해외기업 및 해외바이어들이 많아 어학공부에 신경을 썼으며, 특히 영어와 스페인어 공부에 공을 들였다. 이와 동시에 대학생 때 해보고 싶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로 어학연수를 떠났으며, 사회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여러 활동들이 취업준비와 아예 연관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때 당시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며 “사회생활에 비해 비교적 정해진 틀이 없는 대학의 때에 주어진 자유를 마음껏 즐겨보라”고 말했다. 즐겁게 대학생활을 마친 그는 그렇게 2013년 2월 벡스코에 입사하게 되었다.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본다
_ 전시팀의 일은 기획에서 시작한다. 반응이 좋아 매년 열리는 박람회도 있지만 새로 기획해야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특히 서울, 대구, 광주 등 대다수 도시에 박람회장이 있는 만큼 주제도 참신하게 가져가야 한다. 이렇게 기획의 전체적인 틀이 정해지면 참가 업체들을 모집하는 일을 시작한다. 전화를 하고 직접 찾아다니면서 ‘왜 벡스코에 와서 전시를 해야 하는가’를 꼼꼼하게 설명해야 한다. 결국 영업이다. 한번은 안 동문이 실버엑스포를 준비할 때의 이야기다. 노인용 치매 게임기 업체를 유치하고자 계속 시도했지만, 기업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럼에도 그가 포기하지 않고 기업체의 요구를 반영하고 부산과 서울을 4번씩 왕복하며 참가 필요성을 설명한 끝에 기업은 참가를 결정했다. 그는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사람이나 기업에 확신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결국은 빛을 본다”며 “지금도 참가업체를 유치할 때면 항상 그런 생각을 갖고 임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아 섬을 나와라
_ 입사 4년차에 접어든 안 동문은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의 가장 큰 차이에 대해 “묶이고 묶이지 않고”의 차이로 정의했다. 학생의 때야말로 자신이 생각했던 공부, 여행, 운동, 대외활동 등 다양한 것들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때 해보고 싶은 걸 정말 다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도 많다”며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순간을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보라고”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세상엔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기회도 분명히 있다”며 “학교 안에서만 생활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이곳저곳을 다니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벡스코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이를테면 조선해양, 해양플랜트 등의 박람회가 꾸준히 개최 중이니 자원봉사나 단기 직원으로 와서 인적네트워크를 넓히는 것을 추천했다.

 


_ 우리는 언젠가 자신을 위로하며 ‘지금 아니면 나중에 하지 뭐’하고는 무언가를 유보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안 동문의 삶은 언제나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고 결단력 있게 끌고 나간 매순간이었다. 대학생활을 가득 채워준 여행, 자신의 직업을 찾게 해준 아르바이트, 그의 삶의 지경을 넓혀준 여러 대외활동들. 매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으며 자신만의 삶을 이끈 그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이야. 지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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