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학술] LNG 벙커링 위기의 해양산업에 돌파구 될까?
[해양학술] LNG 벙커링 위기의 해양산업에 돌파구 될까?
  • 윤종건 기자
  • 승인 2016.11.2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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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이 요동치고 있다. 석탄에너지에서 석유에너지로 전환이 이뤄진 후 오랜 기간 동안 석유에너지가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후 수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며 각국은 오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현재 기술로선 주 에너지로의 역할이 어렵다. 원자력 에너지도 대량에너지원으로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지만, 방사능에 대한 우려와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이 외에도 매탄 하이드레이트, 석탄층가스 등 석유대체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대량 에너지원이라 이야기하긴 어렵다.

_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LNG(액화천연가스)연료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LNG연료는 페리선, 해양작업지원선(PSV)등 플랜트 지원선과 예인선 등 소형 선박에만 사용되었다. 노르웨이선급협회(DNV-GL)에 따르면 2015년에 LNG연료 추진선박은 57척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에 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10%, 약 300여척 이상이 LNG연료 추진선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LNG연료 추진선박의 건조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해운산업, 조선산업, 항만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그렇다면 LNG연료 산업발전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왜 LNG연료에 주목하는가?
_LNG(Liquified Natural Gas)는 유전 혹은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약 -161℃ 상태에서 약 600배로 압축해서 액화시킨 ‘액화천연가스’이다. 주성분이 메탄이라는 점에서 LPG와 구분되며 일부의 질소, 에탄, 프로판 그리고 부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소 시엔 석탄, 원유와 같은 화석연료보다 친환경적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3에 불과하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을 통해 2005년 발트해와 2006년 북해지역을 시작으로 배기가스 배출통제구역(ECA)을 설정, 운영 중에 있다. 이는 황산화물(SOx) 함유량과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에 관한 강화된 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아래 [그림 1]은 배출통제구역을 나타낸 지도이다.

▲ [그림 1] 배출 통제 구역

_[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연안과 발틱해, 북해는 배출통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지역은 기존 선박을 포함해 선박연료에 황산화물 함유량을 2015년 1월부터 1.0%에서 0.1%로 대폭 줄여야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배출통제구역 외 지역은 2020년부터 규제가 적용돼 현재 3.5%에서 0.5%로 줄여야한다. 또한 2016년 1월부터 배출통제구역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14.4g/KWh에서 3.4g/KWh로, 그 외 지역은 14.4g/KWh로 줄여야했다. 이 외에도 CO2 배출 규제 및 미립자 배출규제 등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에서는 선박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해 2013년 1월부터 건조되는 신규 선박에는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를 적용, 그 기준에 적합한 선박만이 건조돼 운영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상 배출가스 기준과 EEDI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염 물질을 후처리 방식으로 제거하는 스크러버(scrubber) 설비보단, 선박용 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일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셰일가스*의 상용화로 인한 천연가스의 안정된 공급은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셰일가스(shale gas) : 오랜 세월동안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탄화수소가 퇴적암(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가스

선박에 어떻게 주입할 것인가?
_LNG 벙커링(Bunkering)이란 LNG연료 추진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벙커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탱크로리 충전 방식(Tank-lorry-to-Ship)’으로 육상 LNG 탱크로리에서 선박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LNG 터미널 충전 방식(Terminal-to-Ship)’으로 LNG 터미널에서 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LNG 벙커링 셔틀 방식(Ship-to-Ship)’이다. 이는 해상에서 LNG 저장선 또는 LNG 벙커링 선박으로부터 다른 선박으로 충전하는 방식이며, 대량 충전이 가능해 선사에서 가장 선호한다.

▲ 탱크로리 충전 방식(Tank-lorry-to-Ship)

 

▲ LNG 터미널 충전 방식(Terminal-to-Ship)

▲ LNG 벙커링 셔틀 방식(Ship-to-Ship)

_또한 최근 주목받는 방식으로는 ‘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시스템’이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선사는 비용을 감소함으로써 타 선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박 대형화를 적극 활용한다. 앞서 지난 7월 현대상선은 올해 상반기 새로 건조된 10,000TEU급 이상 대형 선박 6척을 빌려 미주 노선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운영하는 대형 선박의 비율은 지난해 말 17.5%에서 25.4%로 늘어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향후 25,000~30,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점차 대형화되는 선박의 추세에 따라 대규모의 LNG 벙커링 시스템 구축은 필수적이다.

▲ 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시스템

 _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시스템이 대형선박에 적합하다. 항내구역 또는 근접한 해역에 떠 있는 상태로 계류되어 있는 구조물을 이용해 LNG 운반선으로부터 LNG연료를 공급받고 저장할 수 있다. 육상 시스템에 경우 LNG 연료 추진선박에 LNG를 주입할 수 있는 스테이션을 항만시설에 일부로 두는 것으로 중소규모 선박에 적합하다. 앞서 말했듯이 선박이 점차 대형화되는 상황에선 ‘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터미널’에 직접 접안하여야만 효율적인 벙커링이 가능하다.

LNG 벙커링, 우리 해양산업의 돌파구 될까?
_노르웨이 선급과 영국 로이드 선급은 2025년까지 약 148조원 규모의 LNG연료추진선 신·개조 시장과 약 31조원의 LNG벙커링 선박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그립쉽 및 해양플랜트 산업 중 LNG연료 추진선박과 LNG벙커링 산업은 성장성이 매우 높으며 미래 에너지 트랜드의 한 축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확보할 전망이다.

_국내 최초의 LNG연료 추진선박은 에코누리호다. 인천항만공사가 발주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운항한 에코누리호는 인천항과 아라뱃길을 왕복하는 청정선박으로 운행이 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상업화를 위한 LNG연료 추진선박은 아니지만 국내 최초 LNG를 원료로 사용되는 선박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 국내 최초의 LNG연료 추진선박 ‘에코누리호’

_특히 해양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국내 조선산업계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몇몇 조선소에서도 LNG연료추진 선박, LNG연료 해양플랜트, LNG벙커링 셔틀의 수주 건조가 미미하지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해양수산부에서도 본격적인 추진에 나서 LNG추진선박 산업을 미래의 신해양산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_우선 해운 분야에서는 LNG 추진선박 국내 도입 지원을 강화한다. 초기에는 민간 발주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엘엔지 추진선박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세제 혜택 등 유인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선박펀드, 연안여객선 현대화펀드와 같은 기존 선박건조 지원제도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조선분야에서는 LNG 추진선박 건조 역량강화를 지원한다.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기화가스 처리장치 등 LNG 추진선박 건조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며, 선박 건조기술 표준화, 관련 기자재 성능평가 기반구축, 설계 전문 인력 양성등도 추진한다.

_항만분야에서는 LNG 추진선박의 국내 항만 입항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초기에는 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LNG 급유(벙커링) 서비스를 제공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부산항, 울산항과 같이 항만 안에 LNG 터미널이 없는 곳에 별도 급유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국제기구 활동과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한다. 국내 산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만과 LNG 급유시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LNG벙커링 산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해
_전문가들은 우리 LNG 벙커링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대형조선소가 중심이 되어 LNG 추진선 및 벙커링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산업 육성이 안 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가스기술연구원 김기동 박사는 “공기업, 민간, 연구소 등의 협력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LNG벙커링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참고문헌
· LNG 연료추진선박산업 활성화방안 (2015, 산업통상자원부)
· LNG 연료 추진선과 벙커링 기술 동향 (2014, KEIT)
· LNG 벙커링과 소규모 LNG공급 모델 (2016, 오영삼)
· 해상부유식 LNG벙커링 시스템 R&D사업의 경제성 분석 (2014, 서선애,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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