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기사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평가_ 올바른 개혁의 열쇠는 무엇인가?
[기획] 해기사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평가_ 올바른 개혁의 열쇠는 무엇인가?
  • 김수영 기자
  • 승인 2016.12.0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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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311호를 통해 우리 대학의 해기사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았다. 해기사 인력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증원된 해사 대학 정원은 해기사 처우 개선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치 못한 생뚱맞은 대책이었다. 이는 해운업계의 위기와 맞물려 해사 대학 소속 학생들의 불안을 가중할 뿐 아니라 오히려 늘어난 입학정원에 앞으로 남은 2, 3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올바른 개혁의 열쇠는 무엇인가? 해기사 확보와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마지막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다가온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

_ 교육부는 1주기 4만 명에 이어 오는 2주기(‘17~’19) 5만 명의 정원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월 교육부가 각 대학에 발송한 <2018학년도 대학 학생정원 조정계획>에 따르면 ‘구조개혁 추진에 따른 정원감축을 고려, 총 정원 동결 및 감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 속 교육부는 11월 24일,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현장 토론회’를 개최했다.
_ 이 날 회의에서 교육부의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의 연구용역을 맡은 김규원 경북대 교수는 “1단계에서 상위 40% 대학을 선정해 ‘자율개선 대학’으로 선정하고 나머지 60% 대학을 대상으로 현장방문평가 등 2단계 심층평가를 실시한다. 2단계 대상 중 상위 10%는 다시 자율개선 대학에 포함된다. 또한 정성평가에 대한 부분이 지난 1주기 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날 제시된 안이 2주기 구조개혁으로 확정될지는 미지수이다. 평가 방법에 대한 논의가 12월 초 공청회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대학, 어떻게 준비 중인가?

_ 2주기 구조개혁을 앞두고 우리 대학의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우선 교육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17학년도 우리 대학 입학정원은 1,440명으로 16년도와 같이 모집될 예정이다. 한 편 본 지 310호에서 진행된 박한일 총장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대학의 2주기 구조개혁의 방향을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조만간 TF팀을 만들어 연구하고, 대응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며 “1주기를 잘 넘긴 만큼 2, 3주기도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독단적인 지시가 아닌 구성원의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도록 방안을 만들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방향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실제 10월, 기획처를 중심으로 각 단과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대응 TF팀이 만들어진 상태이다. 이진이 기획팀장은 “2주기 평가는 18년도 하반기로 진행된다고 본다. 평가와 관련된 지표를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재표 기획평가과장은 “2주기 구조개혁 평가에 대비하여 타 대학을 벤치마킹하여 객관적 지표로 구성된 학과모형개발을 구상 중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논의를 통해 민첩하게 대응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학과모형개발’이란 구조개혁평가에 앞서 대학 내 자체적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각 학과를 평가하고 미달 및 하위학과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는 방안을 말한다. 이진이 기획팀장은 “취업률, 교수연구 등이 지표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단대, 학과의 특색에 맞춰 합의점을 통해 지표를 확정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2주기 평가, 어떻게 준비되어야 하는가?


부족한 정성적 지표 향상을 위한 노력

_ 지난 1주기 평가에 우리 대학은 ‘B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기획처는 “정량적 지표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정성적 지표는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성적 지표의 경우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 수요자 만족도 관리 등 교육의 질과 직접 관련된 영역을 중심으로 체계적 노력의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이러한 현실 속 일각에서는 2주기 평가지표 중 정성평가의 비율 확대를 예상한다. 1주기, 정성평가와 정량평가의 비율이 각각 절반이었다면, 2주기 때는 정성평가 비율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재표 기획평가과장은 “항목별로 통보받은 1주기 점수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주기 평가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진정한 소통을 위한 노력

_ 1주기 대학구조 개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다. 2014년 6월 12일 발행된 본지 296호를 통해 다음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293호 12면 보도·2013.12.03) 『충분한 소통이 있었나?_ 우리 대학 14학년도 입학 요강 설명에 있어 유럽학과 폐지(15학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을 제한함)에 대한 충분한 알림이 없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올해 유럽학과에 입학한 14학번의 한 학생은 “입학 후 처음 알게 된 사실에 대해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처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이 신입생에게 전달되지 못한 점을 시인했다.
_ 학과폐지와 관련하여 유럽학과의 한 학생은 “작년 여름방학 후 고 학번 사이에 폐지와 관련된 내용이 회자하였다. 예전부터 몇 번의 논의가 있던 사안으로 알지만 실현되지 않아 올해 역시 그럴 줄 알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학과 박영균 회장은 “14년도 2학기, 처음 말이 나왔을 당시 교수님들도 확답을 못 하던 사안이였다”며 “15년 5월 들어 교수님과 공식적인 간담회를 진행했기에 쉽게 행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학과의 학과개편은 애초 학생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이루어진 거로 보인다. 기획처 관계자는 “작년 학과개편에 대해 모든 단대의 학과에 공고했고 원하는 학과의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은순 학과장은 “학과 개편 및 이동이 학과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고려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아직은 교수 간의 의견 개진이 있을 뿐이고 학생들과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후 고민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294호 7면 보도·2014.2.26) 그러나 그 이후 유럽학과 정원폐지를 위한 움직임은 지속하였다. 기획평가과 이재현 팀원은 “학내위원회 회의를 걸치고 교육부 승인이 떨어져야 하므로 확실치는 않다”고 말하며 “현재 계획으로는 유럽학과를 2015년부터 해사 대학으로 이전하고 올해 신입생을 마지막으로 모집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기도 전에 교수들과 학교 측 간 논의가 우선 진행했음이 보이는 대목이다.』
_ 당시 유럽학과 13학번 학생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구조조정이 지닌 문제점과 부당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는 대자보가 붙었지만 끝내 그들의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310호(2016.9.5) 박한일 총장과의 인터뷰 중 “1주기 구조개혁의 학과 통폐합과 있어 유럽학과 학생들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의견표출이 있었는데,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한일 총장은 “학과에서 교수님들과 잘 이야기가 된 거로 이해했다”며 “급박한 상황 속 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말한다


_ 2014년 1주기 대학구조 개혁의 시행 후 2년이 흘러, 2016년 우리 대학은 2주기 구조개혁평가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어쩌면 ‘아직 어떠한 방향도 정해진 것이 없다’던 기획처 관계자의 말이 다행일지 모른다. 이제는 학생들의 관심으로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2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앞두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_ 유럽학과(1주기 폐과 결정) 소속의 A 학생은 “학과가 폐지되는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교수들이 학교 측에 폐지 입장을 낸 상황을 전제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학과 통폐합의 피해는 학생들에게 가장 크게 느끼지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필수적으로 수렴하여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_ 해사 IT 공학부(1주기 신설) 소속의 B 학생은 “학과가 신설됐지만 커리큘럼과 학과의 운영 등을 봤을 때 급하게 만들어진 상태다. 구성된 수업을 보면 ‘해기’와 ‘IT’가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2주기 구조개혁에 있어 해사 대학 소속 학과의 경우 통폐합은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취업률을 상당부분 차지하기에 학교 차원에서는 해사대 정원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_ 해양생명과학부 소속의 C 학생은 “학과 통폐합 이후 피해 학생들에 대한 커리큘럼 및 대안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안책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학과 존폐여부를 단순히 통보받는 현실은 상실감과 반감을 더욱 키울 것이다”고 내다봤다.


_ 지난 3부의 ‘해기사 확보와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우리대학의 변화와 해기사 확보라는 사회적 수요에 의해 진행된 학과신설의 문제점, 앞으로의 대학구조개혁에 있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대학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대학 정원은 감소되지 않았다’는 말로 ‘만족한다’, ‘1주기를 잘 넘겼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그러나 그 안에 있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이를 온전히 공감하지 못한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오늘날, 더 이상 대학구조개혁과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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