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의 스산한 스티커
영도의 스산한 스티커
  • 최영환 수습기자
  • 승인 2017.04.1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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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폐가 특별순찰구역

_한국해양대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면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은 온기가 넘치는 영도 주민들의 생활터전이지만, 간간이 대문이 녹슬고 유리창이 깨진 집들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주택에는 공폐가 특별순찰구역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 지역의 치안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순찰을 더 신경 써서 하는 곳이다”며 “아무래도 빈집이 범죄지역이 될 수 있어 예방 차 그 장소를 중심으로 순찰하고 있다”고 답했다.
 

_동삼동의 한 공폐가의 문을 두들겨 보았다. 대문은 굳게 잠겨있고 앞에는 ‘특별순찰구역’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었다. 집으로 들어서자 안쪽 담벼락에 쌓여있는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일층의 거실은 천장이 찢어져서 너덜거리고 바닥에는 가구들이 뜯겨져 있어 들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바깥계단을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자 이불, 의자, 벽지 등이 복도에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방에는 깨진 유리와 가구, 빈 막걸리 병이 어지럽게 쓰러져있었다. 주방에는 취사도구는 없고 녹조가 낀 싱크대와 뜯겨나간 서랍들이 있었다.

▲ 공폐가 1층 거실

▲ 공폐가 어질러진 방

_공폐가 바로 옆에 오래 살았던 주민은 “이곳에 살던 노부부가 이사를 가 현재는 빈 집이 되었다”며 “이후에는 밤에 몰래 들어온 노숙자들이 지내거나 비행청소년들이 술담배를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탈선의 장소로 이용되었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지속되자 관할 경찰서에 주민신고가 접수되었다. 이에 영도 경찰서는 이곳을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하였고 이런 피해사례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은 “그 이후에도 가정주부나 학생이 빈 집에 쓰레기를 계속해서 무단으로 투기하고 있다”며 “그 냄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쓰레기더미와 주민

_공폐가 2층을 통해, 또 다른 공폐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곳에는 주민의 말처럼 사람들이 지냈던 오래지 않은 흔적들이 보였다. 일반 가정의 물건이라고 보기 어려운 편의점용 실외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방안에는 비행청소년들이 사용하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침구류와 라이터 등이 버려져있기도 했다. 본래의 집주인이 아닌 외부인들이 머물렀던 흔적들이다. 그래도 전체적인 집의 상태와 먼지 쌓인 물건들을 보아 출입이 끊긴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았다.

▲ 편의점용 테이블과 의자


_처음에 했던 우려와 달리 공폐가 특별순찰구역의 의미는 영도 치안에 대한 적신호가 아닌 빈집에 생기는 문제에 대한 예방이었다. 경찰의 특별순찰구역 지정으로 빈 집에 생기는 불법적인 행위들이 많이 해결되었다. 그러나 쓰레기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아직도 심각해 보인다. 이에 단속을 강화하거나 폐가를 개편하는 등 공폐가 관계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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