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해무인가 미세먼지인가
[팩트체크] 해무인가 미세먼지인가
  • 조경인 수습기자
  • 승인 2017.06.0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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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란? 통설과 사실의 경계선에 있는 애매한 이야기들을 속 시원히 탈탈 털어주는 코너입니다.

▲ 해무사진 1

▲ 해무사진 2

_4월 중순. 우리대학을 비롯한 부산 일대를 뿌연 안개가 뒤덮었다. 이 뿌연 안개의 정체는 바로 ‘해무’이다. 아니 요즘 우리의 호흡기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인가? 뿌옇게 하늘을 뒤덮은 것이 해무인지 미세먼지 판별할 수 없는 부산의 요즘, 어떻게 둘을 구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둘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해무인가 미세먼지인가?
자문: 설동일 교수(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참고문헌 「해양기상학」(설동일)
          환경부 │환경부 운영 대기오염도 공개 사이트
          환경부 │바로 알면 보인다.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


해무

해무란?
_온난한 표면상에서 한랭한 표면상으로 이류하는 습한 공기괴 내에 발생하는 안개를 해무, 이류무 라고 한다.

안개가 끼는 영도와 조도
_영도의 안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_첫 번째는 해무이다. 조도는 섬이지만 기상학적으로 설명을 할 때에는 조도의 환경을 바다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바다는 육지보다 비열이 크기 때문에 온도변화가 작아 5월에서 8월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육지보다 온도가 높은 대기가 형성된다. 영도를 기준으로 보면 남쪽에서 형성된 따뜻하고 습한 대기가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해 오는데, 육지는 바다보다 온도가 낮아 대기가 냉각되면서 응결되어 안개가 만들어진다. 이 때 만들어지는 안개가 해무이다. 따라서 조도에서 경험하는 안개는 거의 대부분이 해무 즉 이류무라고 볼 수 있다.
_두 번째는 활승무이다. 이는 봉래산이 있는 중리에서 잘 생긴다. 대기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영도의 목장원이 있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습윤한 대기가 바람을 타고 와 봉래산의 경사면을 타고 올라간다. 위로 올라갈수록 기압이 약해지기 때문에 대기가 단열 팽창하면서 냉각되어 산봉우리에 안개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성된 안개를 산무(mountain fog)라고 부른다. 산무의 대부분은 활승무이다. 하지만 이 안개는 조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미세먼지

미세먼지란?
_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먼지는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 중에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보다 약 1/5~1/7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 지름의 약 1/20~1/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다.

▲ 미세먼지와 머리카락 크기비교

중국발 미세먼지
_가속화되고 있는 중국의 산업화로 인한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한ㆍ중ㆍ일 환경과학원이 2000년대 이후부터 10년간 함께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30~50%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졌다.
_환경부가 2017년 3월 3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PM10)는 2000년대 초반에는 51~61㎍/㎥에 달했는데 수도권 대기환경관리기본계획 시행 등으로 2007년부터 감소하다 2013년부터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그 오염도가 심해지고 있다.
_중국은 199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굴뚝 산업 정책을 펴오면서 대기오염이 심해졌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근접한 동북 지역(베이징, 허베이성, 산둥 지방 등)이 중국 내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많은 곳이다.  또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70%가량(중국통계연보, 2011)으로 매우 높다. 이처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ㆍ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영도와 조도의 미세먼지
_영도와 조도가 위치한 부산의 미세먼지는 어떨까? 지형적으로 보았을 때 부산이 가장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놀랍게도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7대 도시 중 부산의 공기가 가장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심층적인 연구가 어려워 그 원인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_부산 중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곳은 영도라는 소문이 있다. 사실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영도나 조도는 미세먼지가 잘 생길만한 지형이 아닌데, 섬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서면과 같은 경우에 공기가 원활하게 순환이 되지 않아 미세먼지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영도는 부산 지역 중에서도 미세먼지의 영향이 덜한 편에 속한다.

▲ 2016년 부산지역 대기오염측정소별 초미세먼지(PM2.5) 농도

해무와 미세먼지
_그렇다면 해무와 미세먼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또 둘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_설동일 교수는 “해무와 미세먼지는 기본적으로 별개이다”라며 “그러나 해무와 같은 안개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바람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곳에 미세먼지가 더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안개의 응결된 작은 물방울에 미세먼지가 섞일 수도 있고 미세먼지가 응결핵으로써의 역할을 해 안개의 발생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개가 있는 상태에서 미세먼지가 생기면 미세먼지가 짧은 시간동안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무르기 때문에 우리의 건강에는 더 좋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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